가끔 드는 생각이지만, 낯선 남자들이 낯선 여자들을 열렬하게 비판하고 손가락질 할 때만큼 본인들의 본성에 대해 솔직한 순간은 없는 것 같다.
요즘 SNS에서는 20대 30대 여성들이 비혼주의, 싱글로서의 삶을 기록하고 콘텐츠화 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댓글들을 읽어보면 상당수의 악플러들이 남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혼자 늙어 죽을 거라는 둥, 자식 안 낳고 결혼을 안 하는 그들의 선택이 이기적인 선택인 마냥 비판하고, 그렇게 살아서 뭐하냐는 둥. 그리고 마치 그들의 선택이 자의적인 것이 아닌 타의적인 것으로 간추리고 (연애운이 안 좋다거나 혹은 주변에서 ‘골라주는’ 남자들이 없어서) 남자 없이 독신으로 사는 거에 대한 선택의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많이 품는데, 아마도 이건 그들이야말로 선택할 수 만 있다면 절대 독신을 선택하지 않을 거여서가 아닐까? 본인들의 정서적, 육체적, 심리적 욕구들을 충족해줄 수 있는 여성 파트너가 없는 거에 대해 같은 입장의 여자들보다 훨씬 삶이 비참하기에 그런 거 아닐까? 그래서 그들의 사고와 논리로 우리도 똑같이 이성 파트너를 갈망할 거라고 당연히 여기는 것이 아닐까? 그들 사고 방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선택이기에 독신으로 사는 거에 대한 여자들의 선택을 단순한 순진함이나 아예 ‘관종’ 행위로 일축하는 것 같다.
또 다른 사례는 많은 남성들이 성 노동자 또는 본인의 몸을 상품화하는 모든 여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태도다. 남성은 일명 ‘섹스워커’들의 가장 큰 소비자층이지만, 동시에 가장 열렬한 비평가이기도 하다. 마치 여성의 신체에 향해 끝없이 느끼는 본인의 갈망과 욕구, 그리고 그걸 이용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에 대해 여성의 주체성에 대한 수용보다는 오히려 분노를 느끼고 내면에서 발생하는 폭발적인 이성적 모순과 씨름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바로 이런 부류의 남자들이 가부장제의 존재를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여자들은 그저 그들의 성적 욕망의 대상이고 바로 이 사실이 우리를 사회에서 그들보다 더 우위에 있는 위치에 서 있게 만든다고 믿는 것 같다. 그들에게 우리는 단순한 성적 객체가 아닌 그들과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을 해주지 않아서일까?
여자들은 남자의 시선 밖에서도 존재한다라는 걸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고 싶다.
이성의 관심 말고도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는 것들이 있고, 그들의 관심이 없어도 삶이 풍족할 수 있다라는 걸 언젠간 진정으로 존중하고 이해해주길. 알아서 살게 좀 내버려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