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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뉴스 생활] 언론 편향성이 위험한 이유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지역에 야간 공습을 감행했다. 라파는 구호물자를 들여보낼 수 있는 유일한 통로 지역이면서 약 140만 명의 피란민이 밀집한 곳이다. 지상전이 벌어진다면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피할 수 없다. 이스라엘은 전쟁의 완벽한 승리를 위해 라파에 대한 공격을 예고해 왔다. 4월 초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했는데 미국은 이란에게 보복 공격을 하지 말라는 빌미로 라파 공격을 묵인할 것이 전망되고 있다. 이스라엘을 억제할 미국의 명분이 약해졌다는 우울한 분석이다.

 

이스라엘 안에서 반정부, 반전쟁 구호가 커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나흘 연속 이어졌다. 시위 참가자가 10만 명으로 집계되는데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 시위라는 점에 주목된다. 시위대는 네타냐후 전시 내각이 하마스를 섬멸하지 못하고 인질을 전원 구출하는 데에도 성공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미국 하원은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뿐 아니라 안보 지원을 하기로 법안을 가결했다. 대선을 앞둔 바이든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오르면서 동맹국에 대한 전폭적 지원으로 태도를 굳힐 필요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확전을 막기 위한 결정이라고 하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은 분명히 있다.

 

미국 내 여론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뉴욕타임스가 지난 몇 달간 친이스라엘적인 관점의 보도를 꾸준히 냈다는 폭로가 이어지는 것을 포함한다.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전쟁 상황을 미국 언론이 공정하게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비난이 점화할 것인가를 지켜볼 부분이다.

 

탐사보도 전문매체 ‘더 인터셉트’는 뉴욕타임스가 내부 보도지침을 통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을 보도할 때 학살과 같은 용어를 자제하라고 주문한 사실을 폭로했다. 뉴욕타임스는 ‘제노사이드(대량 학살)’, ‘인종 청소’ 등 용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했고, 심지어 ‘팔레스타인’이라는 단어 자체조차 전쟁보도에서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 1월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이스라엘에 의해 숨진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해선 거의 쓰지 않던 표현이 반대의 경우에는 자주 등장하는 식으로 편향성을 드러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가 이스라엘 민간인 공격에서 하마스의 조직적인 성폭력이 자행됐다고 폭로했던 기사는 ‘조작’이었다고 정면으로 지적에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해당 보도를 정정하진 않았는데 기사를 쓴 프리랜서와 계약을 해지했다. 뉴욕타임스는 민감한 주제에 대해 내부 보도지침을 두는 것은 있던 일이고 이러한 내부의 사정을 외부에 알린 사실에 대해서는 내부자를 색출하겠다고 밝혔다.

 

‘전쟁을 부추기는 언론’이라는 프레임은 뉴욕타임스에 치명적이다. 언론이 전쟁을 부채질하거나 편향된 보도를 내보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반면교사를 삼을 일이 실제로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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