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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사각지대에 놓인 경계선 지능인 (상) “긴 업무시간은 어려워요”…자립은 평생 숙제

취업해도 장시간 근무에는 막막할 뿐
또래 비해 떨어지는 의사소통 능력도
직업훈련 비롯한 취업 연계 과정 필요

 

장애 인정을 받지 못하는 인천 성인 경계선 지능인은 여전히 외톨이다. 틀에 박힌 평생교육 내에서 자립의 길은 멀기만 한 실정이다. 올해 인천시는 경계선 지능인의 평생교육 기본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인천시는 이들을 위한 평생교육 안에 자립을 끼워 넣었다. 하지만 자립을 위한 직업훈련 등 취업과 연계된 공적 지원체계는 구체적이지 않다. 인천 성인 경계선 지능인의 사회 참여를 위한 근본적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경기신문은 세 차례에 걸쳐 인천 성인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지원·자립 등 인천시 정책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개선점을 고민해 본다. [편집자 주]

 

곧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야 하는 김명훈 씨(가명·20)는 아직 세상이 두렵다.

 

경계선 지능인인 김 씨는 요일별로 나눠 학교 안 카페와 학교 인근 행복나눔터에서 일하고 있다.

 

행복나눔터는 학교보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인 만큼 여전히 어색하다. 옆에서 일자리 도우미 교사인 A씨가 틈틈이 제조 순서를 크게 외치면서 확인해도 실수할 때가 있다. 게다가 같은 제조과정을 익히기까지 경계선 지능인은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A씨는 “손님이 많이 몰리면 아이들이 힘들어한다. 계속 옆에서 주지시켜 주고 말을 해줘야 편안하게 생각한다”며 “말을 안 해주면 학생들은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한참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료를 제조하면 바로 나가야 하는데 동작이 바로 이어지지 않고 멈칫한다”면서 “1년을 해도 2년을 해도 힘들어한다. 오랫동안 습관적으로 반복해서 해야 한다”고 했다.

 

한 주문에 음료 종류가 여러 가지면 재확인은 필수다. 중간에 놓치거나 헷갈릴 때도 있어서다. 그나마 학교 안 카페는 음료 가격이 1000원으로 같아 계산하기 수월한 편이지만 학교 밖이 걱정이다.

 

김 씨의 설명은 엉킨 실타래를 닮아있다. 자세히 알려주고 싶은 마음과 달리 정돈되지 않은 채 입 밖으로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긴 문장의 질문은 이해하기 버거워 엉뚱한 답을 내놓을 때도 있다.

 

그런데도 지금은 일자리 사업에 참여 중이라 근무시간이 짧다. 본격적으로 사회에 나가면 대부분 8시간 업무시간을 버텨야 한다.

 

긴 업무시간을 생각하면 막막할 뿐이다. 김 씨는 “솔직히 길게 일하면 어려울 거 같다”고 털어놓았다.

 

취업에 성공해도 경계선 지능인에게 장시간 근무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어려움 중 하나다. 또래와 근무하며,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업무능력에 자괴감을 느끼기도 한다.

 

학교에서 모범생으로 꼽히는 그에게도 자립은 여전히 숙제다.

 

현재 김 씨는 인천연일학교 전공과 2학년으로, 대인서비스·제과제빵·바리스타 등 실습 위주의 수업을 듣고 있다. 장애인 일자리 사업 일환으로 학교 안 카페에서 일하면서 준비 단계를 밟고 있다.

 

그는 바리스타를 꿈꾸고 있다. 학교에서 배운 수업이 희망 직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처럼 성인 경계선 지능인의 자립을 위해선 직업훈련을 비롯해 취업 연계 과정이 필요하다.

 

다른 경계선 지능인에 비해 김 씨는 나은 실정이다. 장애등급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 특수학급 교사가 김 씨의 부모에게 복지카드를 만들기를 권했다. 취업 등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문제는 김 씨는 지적장애를 인정받을 만한 낮은 평균 점수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능지수(IQ)가 71~84 수준으로 장애 인정을 받기 어렵다. 일상생활에는 무리가 없으나 의사소통과 대인관계 등에 어려움을 겪는다.

 

실제로 두 차례 검사를 받았는데, 사회성·언어력·이해력 점수는 낮은 반면 공간지각능력이 매번 높게 나왔다.

 

지난해 지적이 아닌 자폐 장애로 간신히 인정을 받았다. 복지카드가 생긴 덕분에 일자리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그나마 숨통이 트인 셈이다.

 

아들이 성인이 되고 김 씨의 어머니는 복지카드의 필요성을 더 크게 느꼈다.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고 이제 취업이라는 문턱을 넘어야 했기 때문이다.

 

김 씨의 어머니는 “사회성과 언어 이해도가 떨어지다 보니 학교 생활할 때도 되게 힘들어했다”며 “‘사회생활을 익숙한 곳에서 한 뒤, 다른 데 가면 좀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복지카드를 받으려고 노력했던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이 걱정이다. 일하면서 혼자 상처를 받을까 봐 걱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인천에는 성인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지원책이 없다.

 

그나마 지난해 ‘인천시 경계선 지능인 평생교육 지원 조례’가 제정됐다. 인천시는 이달부터 6개월간 진행되는 연구용역을 토대로 기본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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