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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칼럼] 텔레그램의 두로프, 그는 누구인가?

 

텔레그램의 피해가 일파만파다. 카카오톡이 개인정보 유출로 소란스러울 때 많은 사람은 텔레그램이 안전하다며 갈아탔다. 같은 이유 때문일까? 텔레그램은 전 세계 10억 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을 기만이라도 하듯 지금 가장 위험한 메신저로 주목받고 있다. 딥페이크 성 착취물이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되기 때문이다.

 

사실 텔레그램은 태생부터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는지 모른다.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이 앱은 권위주의 국가가 주요 시장으로 이란, 러시아, 우크라이나 및 구소련 국가들에서 큰 영향력을 떨쳤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주요 정보는 이 앱을 통해 퍼져 나갔다. 따라서 일부 분석가는 텔레그램을 ‘가상의 전쟁터’라 불렀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최근에는 또 다른 전쟁터가 되고 있다. 특정 인물의 얼굴 등을 영상에 합성한 딥페이크의 온상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CEO 파벨 두로프(Pavel Durov)는 지난달 24일 프랑스 부르제 공항에서 체포됐다. 사기, 마약 밀매, 조직범죄, 돈세탁, 테러 조장, 아동 성범죄 등을 텔레그램에서 방치한 혐의다.

 

그동안 인터뷰를 꺼리고 베일에 가려 지내던 두로프는 갑자기 세상에 전면 노출됐다. 두로프, 그는 과연 누구인가? 조지 오웰의 빅 브라더를 연상시키듯 그는 ‘1984’년 러시아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그는 러시아 국적뿐만 아니라 아랍에미리트와 프랑스 국적까지 가진 다국적자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처럼 두로프 역시 억만장자다.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155억 달러를 훨씬 능가한다. 그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길 원한다. 몇 년 전 유명 저널리스트 터커 칼슨(Tucker Carlson)과의 인터뷰에서 두로프는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열망 때문에 돈이나 비트코인 ​​외에 부동산, 제트기, 요트 같은 자산은 소유하지 않습니다. 나는 돈을 위해 일하지 않습니다. 제가 관심을 갖는 것은 바로 아이디어, 프로젝트입니다”라고 말했다.

 

텔레그램의 로고 역시 그의 자유로운 영혼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언젠가 두로프는 한 술집에서 5000 루블짜리 지폐를 비행기 모양으로 접어 출입구 쪽으로 날렸다. 그리고 “돈은 소비주의이고 비행은 자유입니다. (…). 방금 우리는 소비주의를 자유로 변화시켰습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 종이비행기는 텔레그램 로고가 됐고 곧이어 텔레그램이 시작됐다.

 

매트릭스(The Matrix)의 주인공처럼 온통 검은 옷을 입은 두로프는 헤어스타일도 검은색에서 영감을 얻었다. 신중한 옆 가르마와 구레나룻으로 젊은 신부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는 근육질이며 상반신을 벗고 말을 탄 블라디미르 푸틴처럼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술, 카페인, 가공식품을 금하고 정신적 명료함과 신체 건강에 초점을 맞춘 엄격한 개인 식단을 고수하는 미니멀리스트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두 명의 전 여자친구와 5명의 자녀를 두고 있고, 최근 100명의 자녀를 낳을 수 있는 정자를 기증 했다. 39세의 젊은 두로프는 자신의 전설을 쓰는 데 능숙하다.

 

하지만 그의 삶은 왠지 미스터리하고 스산하다. 사이비 종교의 교주처럼 말이다. 그래서일까? 빅 브라더라는 의심을 지워버릴 수가 없다. 만약 여러분이 텔레그램을 애용하고 계신다면 그대로 지속해도 되는지 이 기회에 안전 점검을 한번쯤 해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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