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OTT 넷플릭스의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가 크게 흥행함에 따라 유통업계가 웃음짓고 있다.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주요 셰프와 손잡고 협업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셰프와 계약을 맺고 자사 브랜드 고문으로 위촉하는 등 '흑백요리사 모시기'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흑백요리사 신드롬'이 지속되자 10여 년 전 유행하다 서서히 자취를 감췄던 '쿡방'의 재유행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식음료업계에서 '흑백요리사 효과'에 힘입어 흥행 신제품이 쏟아질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식음료업계 뿐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채널 역시 적극적으로 흑백요리사 유행에 편승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유통업계에 활기가 돌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15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흑백요리사'는 현재 비영어권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 중으로, 총 1270만 뷰(9월 16일~10월 6일)를 넘어서며 올해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흑백요리사의 인기가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라이징 스타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던 흑백 셰프의 인기 역시 높아지면서 유통업계는 발 빠르게 이들과 함께 협업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특히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편의점업계가 가장 먼저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흑백요리사 출연진인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 셰프가 선보인 '밤 티라미수'는 편의점 판매 재료를 토대로 한 패자부활전에서 백종원·안성재 심사위원의 극찬을 받고 1위를 차지한 메뉴다.
연세우유 마롱 생크림빵, HEYROO 맛밤 득템, 오리온 초코비스킷 '다이제' 등 레시피가 세간에 공개되면서 편의점 매출도 크게 올랐다. 지난 1일 방송 직후 초코비스킷 매출은 57.5%, 맛밤 득템은 49.7%, 이디야 '토피넛라떼'는 34.0% 뛰었다. 연세 생크림빵 전체 매출도 29.7% 증가했다.
이에 따라 CU는 지난 12일 권성준 셰프의 ‘밤 티라미수 컵’을 출시했다. 앞서 CU는 밤 티라미수 사전예약을 진행했는데 예약 판매가 시작된 지 단 20분 만에 물량 2만 개가 완판됐다.
CU는 향후 권 셰프와 흑백요리사에서 소개된 주요 메뉴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CU는 나폴리 맛피아와 이탈리아 메뉴 2탄으로 상품을 확대 출시한다. 흑백요리사에 등장했던 음식을 스타 셰프와 함께 재현해 신제품으로 출시함으로써 흑백요리사의 인기를 이어받는다는 계획이다.
GS25도 '흑백요리사' 마케팅에 적극 참전한다. 이달 중순부터 출연진 '이모카세 1호' 김미령 셰프, '만찢남' 조광효 셰프, '철가방요리사' 임태훈 셰프, '일식끝판왕' 장호준 셰프과 협업해 공식 IP(지식재산권) 컬래버레이션 상품 '편수저 시리즈'를 출시한다. ‘요리하는 돌아이’ 윤남노 셰프 등 3~4명의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와도 추가 계약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종 중에서도 트렌드 캐치가 빠른 편인 편의점 업계가 앞장서 '흑백요리사' 마케팅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커머스와 식품기업도 '흑백요리사'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커머스 컬리는 흑백요리사 방송 전부터 최현석, 정지선, 오세득 등 유명 셰프들과 협업한 레스토랑 간편식(RMR) 제품을 판매했다. 방송 이후 컬리는 ‘화제의 예능, 셰프의 레시피’ 기획전을 진행했는데 이달 일평균 매출이 전월 대비 2.5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간편식 전문기업 프레시지는 지난 10일 최현석 셰프를 명예고문으로 위촉했다. 최 셰프의 노하우와 프레시지의 간편식 제조·유통 기술을 더해 고품질의 간편식 제품을 제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앞으로 최 셰프는 프레시지 제품의 기획과 개발 단계에 직접 관여할 예정이다. 또 프레시지는 최 셰프와 전략적 지적재산권(IP) 유통 계약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냉장고를 부탁해(냉부해)' 등 음식 예능이 유행하면서 '쿡방' 및 협업 간편식 등이 크게 유행했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흑백요리사'가 인기를 끌면서 현재 비슷한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면서 "흑백요리사 예능이 종영했음에도 여전히 인기가 상당한 만큼, 향후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관련 마케팅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