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5 (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교육특집] 학생 참여로 재탄생한 공간…책과 흙이 만나는 한국도예고

국내 유일 도예 특성화고, 변화를 겪다
학생이 설계한 학교로 ‘주인의식’ 채워
독서복합문화공간부터 ‘다온카페’까지
전시장은 교실로, 교실은 박물관으로
“공간 변화로 교육의 변화를 이끌다”

전국 학생 약 3분의 1이 교육을 받고 있는 경기도는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지라고 부를 만하다. 경기도교육청은 ‘자율·균형·미래’라는 기조 아래 체계적 공교육 체계 구축과 맞춤형 교육 확대를 목표로 학생들에게 부족함 없는 교육을 펼치고 있다. 경기신문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을 실현해나가고 있는 도교육청만의 특별한 교육 정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책의 향기와 흙의 온기가 어우러진 공간. 이천 한국도예고등학교 도서관은 더 이상 단순한 열람실이 아니다. 학생들의 손길이 스민 설계 과정을 거쳐, 학습과 휴식, 전시와 토론이 공존하는 ‘도서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했다.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전국 학교들이 공간 혁신을 모색하는 가운데, 경기도교육청과 한국도예고의 실험은 교육 방식의 변화를 끌어내며 주목받고 있다.

 


◇ 국내 유일 도예 특성화고, 변화를 겪다

 

2002년 개교한 한국도예고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도예 특성화고다. ‘긍정, 창의, 용기’를 교육 비전으로 삼아 물레 성형, 조형, 소성 등 도예 전반의 실무를 가르친다. 졸업 후 학생들은 도예가·디자이너로 진출하거나 대학에 진학하며, 글로벌 교류를 통해 국제적 역량을 키우기도 한다.

 

이 학교의 도예 중심 교육은 고교학점제와 맞닿아 있다. 실습실을 다목적 공간으로 개편해 학생이 선택한 과목과 프로젝트형 학습을 가능하게 했고, 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도자 수업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병기 한국도예고 교감은 “공간이 달라지니 수업도 달라지고 학생도 달라진다”며 “공간 변화로 교육 방법까지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학생이 설계한 학교로 ‘주인의식’ 채워

 

한국도예고의 공간 혁신은 ‘참여 설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공간 조성을 위해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인사이트 투어, 디자인 워크숍이 진행됐고 학생 자치회가 직접 공간 스케치를 제출했다. 교육 수요자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것이다. 

 

결과물은 단순한 의견 수렴을 넘어섰다. 교육 주체인 학생들이 그린 아이디어가 실제 공간으로 구현되면서, 구성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게 됐다. 이경윤 한국도예고 교사는 “학교가 작은 문화도시로 변모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고교학점제에 필요한 학교공간조성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사용자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 독서복합문화공간부터 ‘다온카페’까지

 

대표적인 변화는 독서복합문화공간이다. 긴 데크형 좌석, 원형·사각형 책상, 계단형 다락방까지 갖춰 학생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옥상은 야외 활동 공간으로 확장돼 자유로운 교류와 휴식이 가능하다.

 

3학년 송채은 학생은 “도서관이 제 두 번째 아지트”라며 “책과 예술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꿈꾸는 미래가 더 선명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공간은 도서관과 도자기박물관이 결합되며 단순히 책을 읽는 장소를 넘어, 문화와 예술을 몸소 체험하는 배움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학생들은 책 속에서 배운 도자기의 역사와 예술적 맥락을 곧바로 옆 전시관에서 실물 작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책으로 얻은 지식이 현장의 경험과 맞닿으며 학습은 보다 입체적으로 확장된다.

 

이점구 한국도예고 교사는 “복합문화 도서관은 배움과 쉼, 예술이 함께하는 열린 학습의 장”이라고 평가했다.

 

이경윤 교사 역시 “학생들이 도서관을 단순히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삶 속에서 책과 예술을 만나는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보람 있다”고 전했다.

 

 

한국도예고는 기존 매점 옆 휴게 공간을 ‘다온카페’로 재구성했다. 학생들에겐 학습·휴식이 가능한 다목적 공간이 됐고, 교사들에겐 협업의 거점이 됐다. 이곳에서 교사들은 공동 수업을 준비하고 학생 평가를 논의하며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나눈다.

 

2학년 김예은 학생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며 “토론도 하고, 쉴 수도 있어 학교가 훨씬 다채로워졌다”고 말했다.

 

 

◇ 전시장은 교실로, 교실은 박물관으로

 

교장실 일부를 확장해 만든 도자박물관형 전시장은 학생들의 실습 현장이자 학습 무대다. 학생들에게는 성장의 기회를, 외부 방문객에게는 학교의 정체성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곳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작품을 직접 전시하고 홍보하며, 피드백을 받는다. 기획부터 성찰까지 전 과정을 자기 주도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도예고는 도서관, 전시장, 카페 외에도 제토야적장, 물레성형실, 조각실습실 등 전문 교과와 융복합 학습이 가능한 공간을 확충했다. 학생들은 프로젝트형 학습에서 서로의 작업을 공유하고, 다양한 학습 방법을 시도하며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 “공간 변화로 교육의 변화를 이끌다”

 

한국도예고 사례는 고교학점제 시대에 필요한 학교 공간 혁신의 방향을 보여준다. 학생 참여 설계를 통해 수요자 맞춤형 공간을 구현했고, 이는 수업 방식과 학습 태도의 변화를 불러왔다.

 

“공간이 변하면 교육도 달라질 수 있는가?”

 

한국도예고에서 시작된 변화가, 고교학점제 시대 학교 공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 교육계 관심이 주목된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진행됐습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