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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보약] 화가 나면 왜 허리가 더 아플까

 

최근에 장시간 운전과 오래앉아있는 시간이 늘고 활동은 줄었더니 허리와 다리방사통이 생겼다.근처의 한방병원에서 들러서 MRI를 찍으니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다. 약침과 매선, 한약치료와 최대한 침상안정 4일째, 점점 호전중에 식사 후 가볍게 걷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카카오톡을 확인하는데 감정을 자극하는 톡이 와 있었다. 무척 화가나고. 서운하고 실망스러운 내용이었다. 화를 애써 누르며 한 글자씩 톡을 하는 몇 분 남짓한 시간에 그 순간 허리와 엉치의 뻐근함이 증가되며 발까지 내려가고 있는게 느껴졌다. 기존의 통증이 1-10사이에서 3이었다면 7정도 까지 올라갔다.

 

스트레스와 분노 등이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고 치료도 하지만 심해지는 통증이 실시간으로 경험하니 또 놀라웠다. 고통의 비밀 (원제 Painful Truth)의 저자 몬티라이먼이 떠올랐다. 그가 통증연구에 흥미를 가지게 된 계기가 해변에서 낚시 바늘에 찔렸는데 주변상황과 생각과 감정에 따라서 통증의 강도가 시시각각변하는 경험에서 시작했다. 그는 통증의 본질을 연구하여 검사상 이상없는 만성요통과 같이 매우 고통스럽고 삶이 제한되는데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왜 아픈지 설명도 듣지 못하는 이들, 진통제로 통증을 달래며 부작용에 시달리고 삶이 위축되는 환자들을 위해 책을 썼다.

 

통증이란 무엇인가. 몬티라이먼은 증거기반 연구를 통해 설명한다. 통증은 통각과 다른 현상이며 통증은 감각뉴런의 활동만으로는 추론할 수 없다. 생물학적 심리학적 사회적 요인에 따라 다양한 정도로 영향을 받는 개인의 경험이다. 통증은 대부분 의식통제 밖에 있는 뇌가 우리가 위험에 처해있다는 것을 의식적 마음에 알리기 위해 내리는 결정이다. 뇌가 어떻게 해석하고 판단하느냐에 따라 통증이 달라질 수 있다.

 

생물사회심리적인 병이므로 만성요통은 감정과 많은 연관을 가진다. 실제로 관련 연구들은 우울하고 불안할때 요통이 더 강하게 느껴지고 스트레스가 많을때 요통이 증가한다고 보고한다.. 감정을 표현하는데 심한 갈등을 느끼는 환자가 더 강한 통증과 분노를 경험한다. 어떤 마음상태냐에 따라서 치료경과도 달라진다.심리기법 중에는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마인드풀니스 프로그램과 인지행동치료가 좀 더 효과적이다.

 

한편 동의보감의 요통편에서 요통을 원인에 따라서 10종의 패턴으로 진단한다. 그 중에 기요통(氣腰痛)은 감정이 원인이 된 요통으로 현대의 연구들과 맥락을 같이 한다.

 

“대체로 자기의 욕망대로 되지 않으면 심혈(心血)이 왕성하지 못하여 근맥(筋脈)을 잘 영양하지 못하며 기가 막힌 탓으로 허리가 아파서 오랫동안 서있지 못하고 멀리 걷지도 못하게 된다. ” 고 하며 한약처방을 한다.

 

욕망대로 되지 않으면 발생하는 부정적 감정은 심장의 기능에 영향을 주고 기혈,에너지의 소통의 장애로 요통이 발생한다..

 

아무튼 분노 등의 감정이 기혈소통을 저해하고 통증역치가 낮아져 더 아플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진짜 꽤 아팠기에 열심히 아는 바를 적용했다. 심장의 기능을 돕고 혈행을 좋게 해주고 허리을 보해주는 한약을 쭉 들이켰다. 감정이 이해받고 배려받고 싶은 마음에서 일어난 것이었구나 알아차리며 경혈을 지압하면서 감정을 토닥였다. 나의 감정과 욕망을 수용하며 에너지를 소통시키는 과정이었다. 10여분 지나니 통증이 다시 3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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