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기 대선이 6월 3일로 확정되면서, 인천에서 잠룡들이 본격적으로 꿈틀대기 시작했다.
인천은 수도권 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기회의 땅이자, 각 정당 정치인들에게는 치열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지역 기반을 다져온 인물들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핵심축으로 부상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인천에서 세 불리기에 나선 모습이다.
‘인천 민심을 잡는 자가 대권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자연스럽게 누가 먼저 공식 출마를 선언하며 포문을 열지에 관심이 쏠린다.
예상치 못한 인물이 인천에서 첫 포탄을 쏘아 올렸다.
호남에 기반을 둔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는 8일 오전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곧바로 인천을 찾았다. 국민의힘 인사 가운데 첫 공식 대권 도전이다.
이날 그는 인천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첫 번째 일정으로 인천을 찾았다”며 “수도권에 인구가 많다 보니 우선되고, 지방이 소외되는 점이 있다”고 밝혔다.
인천에 기반을 둔 인물들도 하나둘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먼저 국힘에선 유정복 인천시장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오는 9일 중구 자유공원 맥아더장군 동상 앞에서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그는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 자격으로 분권형 개헌을 제안하며 초석을 다져왔고, 지난 7일에도 개헌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견제구를 날렸다.
여기에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에 선임되면서, 유 시장 측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인천 출신인 황 위원장은 15대 총선에서 비례로 당선된 이후, 16~19대까지 인천 연수구에서 내리 국회의원을 지냈다. 현재는 인천시민원로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조용히 채비에 나섰다.
인천 계양구을을 지역구로 둔 이재명 대표는 오는 9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인천은 친명(친 이재명)계 의원들이 대거 포진한 곳이기도 하다.
박찬대(연수구갑) 원내대표는 대표적인 친명계 인물로 꼽힌다. 노종면(부평구갑), 이훈기(남동구을), 박선원(부평구을), 이용우(서구을) 의원 등은 이 대표 지도부 시절 영입된 인사들이다.
여기에 비명(비 이재명)계 대권주자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인천을 출마 선언의 무대로 점찍었다. 오는 9일 오전 9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에서 ‘미국 출국 보고 및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