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연극계의 거장 신구와 박근형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로 인천을 뜨겁게 달군다.
9일 인천예술회관 등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신구·박근형의 고도를 기다리며 THE FINAL'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5월부터 전국 투어가 진행되고 있다.
인천에서 열리는 공연은 리모델링을 마친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재개관을 기념해 마련된 특별 무대이기도 하다.
단순한 투어의 일환을 넘어 시민들과 함께 축하하고 감동을 나누는 뜻 깊은 자리가 될 예정이다.
특히 1936년생 신구, 1940년생 박근형 두 배우가 함께하는 마지막 공연이기에 한국 연극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장면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에스트라공 역을 맡은 신구와 블라디미르 역을 맡은 박근형은 단순한 배역을 넘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물처럼 섬세하게 연기하며 ‘고도를 기다리며’가 어렵다는 편견을 깨뜨렸다.
두 배우는 오랜 세월 쌓아온 무대 경험과 깊은 내면 연기로 희극성을 뛰어넘어 삶과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울림을 전한다.
지난 시즌부터 함께한 포조 역의 김학철, 럭키 역의 조달환, 소년 역의 이시목까지 기존 멤버가 그대로 출연해 오랜 세월 다져온 호흡을 바탕으로 최고의 연기 앙상블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오는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다.
R석은 6만 원, S석은 5만 원이다. 소공연장의 새출발을 축하하는 마음을 나누기 위해 인천시민 20% 특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중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며, 인천문화예술회관 누리집, 엔티켓 및 NOL티켓에서 예약할 수 있다.
인천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전국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연극에 최적화된 소공연장에서 재개관을 맞아 명작을 감상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신구·박근형 두 배우의 깊이 있는 연기와 무대 위 존재감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적이다.
실체가 없는 고도를 기다리는 두 방랑자의 모습을 통해 인간 존재의 부조리성을 탐구한다.
프랑스 파리에서 1953년 초연된 이후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해석으로 공연돼 왔다.
한국에서는 1969년 극단 산울림을 통해 초연된 이래 50년 넘게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이번 공연에는 세련된 미장센과 흡입력 있는 연출로 정평이 난 오경택 연출이 참여해 희극과 비극, 웃음과 감동이 공존하는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