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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플레이션” 현실화…폭염에 장바구니 물가 급등 비상

과일·채소값 두 자릿수 급등…정부, 물가 대책 논의 착수

 

전국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이 장바구니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작황 부진으로 채소와 과일 가격이 일제히 오르며 소비자 체감물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정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 전반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히트플레이션’(폭염+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초반으로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자주 구매하는 채소·과일 가격은 예년보다 두 자릿수 넘게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장보기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산지 가격은 벌써부터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계상 지표는 후행적으로 반영되지만 폭염에 따른 수확량 급감과 병해충 피해가 공급 불안으로 이어지며 가격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과거 사례에서도 폭염이 기승을 부린 해에는 채소·과일 가격이 예외 없이 올랐다. 2018년 역대 최악의 폭염이 이어졌을 당시 상추·시금치·무·당근 등 채소류는 9~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과일도 수박(38.1%), 복숭아(28.8%), 참외(25.8%) 등 가격이 크게 뛰었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평균 최고기온이 30.4도에 이르면서 배추(9월 53.6%), 무(12월 98.4%), 열무(10월 49.4%), 당근(12월 65.5%) 등 김장 재료 가격이 폭등했고, 과일 가격도 배(7월 154.6%), 감(8월 56.4%), 귤(6월 57.5%) 등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체 물가상승률은 목표치에 근접하지만, 소비자들이 자주 사는 품목의 가격이 오르면 체감 물가는 훨씬 더 높게 느껴진다”며 “폭염 등 공급 측 충격은 지표보다 훨씬 빠르게 소비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는 채소·과일류 산지가격을 집중 모니터링하는 한편, 병충해 방제와 냉방시설 지원, 정부 비축물량 확대, 할당관세 유지 등 대응책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배추나 무 같은 주요 채소류는 비축이나 수입이 사실상 어려워 물가 방어가 쉽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가격이 급등하는 품목은 정부 개입이 제한적”이라며 “앞으로 폭염 강도에 따라 장바구니 물가는 더 요동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14일 열리는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채소·과일류를 중심으로 한 물가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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