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 각자의 사연을 담은 유물 392점이 인천시립박물관 품에 안겼다.
20일 인천시립박물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 16명과 기업 1곳으로부터 모두 125건 392점의 유물을 기증 받았다.
이들 유물은 생활사 자료와 다양한 시대·분야를 아우르는 가치 있는 기록들로 구성됐다.
주요 유물로는 ▲석모도 거주 순천 박씨 집안과 백령도 거주 영암 최씨 집안의 고문서 일괄 ▲정휘량 묘 유물 ▲인천 문학계 인사인 장현기 시인 관련 자료 등이다.
특히 주목 받는 유물은 최영석 씨가 기증한 백령도 거주 영암 최씨 집안에서 나온 고문서다.

18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까지의 호적 관련 문서, 교지, 매매 문서 100여 점이 포함돼 있다.
이 중 60점이 넘는 호적 문서는 조선 후기부터 일제강점기 초까지의 호적 문서 변화 양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한 집안의 역사를 통해 당시 사회 구조와 가족 관계 등을 연구할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다.
박송우 씨가 기증한 석모도 거주 순천 박씨 집안의 고문서는 기증자의 할머니가 장롱 속에 보관해오던 문서들이다.
여기에는 19세기 후반 교지·족보·혼례 문서인 납폐서 등 석모도에 거주했던 일가의 삶을 살필 수 있는 자료들이 포함돼 있다.
예술가들의 그림과 글씨를 병풍 하나에 모아놓고 볼 수 있는 유물도 기증됐다. 공무원이자 시인이었던 고 장현기 씨 관련 유물에는 서예가 유희강, 부달선, 장인식, 박세림 등 인천 문예계 원로들의 작품이 함께 들어가 있다.
1970년대~2000년대까지 박세림, 우문국 등 예술가들이 보낸 연하장을 병풍으로 만든 유물은 장현기 선생의 교유 관계가 엿보인다.

또 유성룡 간찰, 인천의 노포 경동 월남상회 자료, 한국상업은행 인천지점 이전 기념사진(1955년), 린나이코리아에서 기증한 1980년대 가스레인지, 1990년대 인천 입시 학원 수강증 등이 이번 상반기 기증품에 포함됐다.
김태익 관장은 “유물 기증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들께 감사드린다”며 “기증된 유물은 각자의 사연을 담고 있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녔다”며 “유물의 가치를 높이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립박물관은 지역의 역사, 문화, 생활과 관련된 전시 및 보존 가치가 있는 유물 기증을 상시 신청받고 있다.
기증 신청한 유물은 심의를 거쳐 기증 여부가 결정되며, 이들 유물은 박물관에 영구 보존된다.
이 중 일부는 이듬해 ‘기증자 명예의 전당’에 1년간 전시된다. 관련 문의는 전화(032-440-6743) 또는 전자 우편(youmool@korea.kr)으로 하면 된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지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