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은 미래의 주인공으로, 청소년을 지원하는 것은 도시와 정책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투자'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필요한 지원을 파악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갖추며, 그 방법을 찾아가도록 길을 열어두는 것도 그렇다. 수원시는 청소년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시정에 반영하려는 노력으로 적극 투자하고 있다.

◇청소년이 제안하는 조례 개정 및 정책 반영 '성공적'
지난달 10일 시는 '수원시 청소년의 건전한 사회환경 조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를 공포했다. 제393회 수원시의회 제1차 정례회에서 의결된 사항을 반영한 것이다.
해당 조례 개정의 출발점은 시 청소년의 아이디어였다. 시 청소년의회 청소년인권위원회가 제안한 '실효성 있는 청소년 도박 예방 교육 혁신화'가 그 연결고리다. 지난해 시 청소년의회 청소년인권위원회 소속 7인의 청소년의원들은 청소년 사이 도박 문제에 주목했다.
일상생활에서 주변을 관찰한 결과 도박 문제를 겪는 친구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해결 방안을 찾고자 머리를 맞댔다. 청소년의원들은 다양한 데이터를 찾아 실태를 조사하고 학교 내 도박 교육이 미비하다는 점을 들어 예방교육의 의무화를 제안했다.
해당 제안은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두고 활동하던 정종윤 수원시의원을 만나 구체화됐다. 기존 시 조례에 청소년유해환경 등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예방교육에는 마약, 도박, 디지털 성범죄 등 특정 유해환경에 관한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는 규정을 담았다. 청소년의회 의견이 실제 조례에 반영된 첫 사례다.
도박 예방 교육 강화를 대표 발의한 조활언 군(18)은 "청소년의회에서 발의한 내용이 실제로 조례에 반영돼 청소년의 목소리를 흘려듣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했다"며 "더 많은 청소년의 참여를 이끌 방안을 찾고자 더 적극적으로 청소년의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소년의회 제안 중 일부는 실제 시의 정책에 반영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지난해 송해원 등 9인의 체육환경위원회 청소년의원들이 공동 발의한 ‘초등생이 성인이 되어도 계속 살고 싶은 깨끗한 수원을 위한 환경정책’의 일부가 올해 실행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관내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한 끝에 투명페트병 무인회수기를 증설을 제안했다.
그 결과 시 관련 부서인 청소자원과에 전달됐고, 올해 추가 설치 장소 중 한 곳으로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권선청소년청년센터를 최종 선정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청소년 참여 활동을 이끈다…'수원시 청소년의회'
청소년의회는 시가 청소년들에게 열어둔 시정 참여의 장이다. 시는 청소년이 정책 수립의 주체가 되고 청소년 자치권을 확대하기 위해 청소년기본법에 근거, '수원시 청소년의회 구성 및 운영 조례'를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지난 2018년부터 시 청소년의회가 시작돼 매년 50명 이내의 관내 청소년에게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시는 매년 초 공개모집을 거쳐 청소년의원을 선발한다. 참여 활동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이나 기관의 추천을 받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서류와 면접 심사를 진행하고 위촉장을 수여한다.
현재 구성된 2025 청소년의회는 총 44명의 청소년의원이 활동 중이다. 특히 올해는 시의회와 동일하게 5개 위원회를 구성해 보다 현실성을 높였다. 또 장애가 있는 청소년과 이주 배경 청소년 등의 참여를 확대해 보다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려는 노력을 더했다. 방학 중에는 의회 및 청소년 시설 견학 활동과 워크숍, 청소년 체험 활동을 추진해 이해도를 높였다.

◇아이디어 뱅크 청소년의회, 정책 제안 '활발'
청소년의회는 시에 다양한 제안을 하는 아이디어 뱅크다. 청소년의원들은 일상에서 어른들의 시각과 다른 자신만의 시각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청소년 맞춤형 정책 개발의 씨앗을 뿌렸다.
지난 2일 2025년 제1차 임시회가 열린 가운데 총 13건의 안건을 두고 청소년의원들이 치열한 토론과 질의 응답을 거쳐 표결로 8건을 가결했다. 위원회별로 제안을 발전시키고 논의하는 과정에는 활동자문단 멘토가 한명씩 배치돼 건강한 논의를 이끌었다.
청소년의회 기획경제위원회는 학교별 100만 원 이내 예산을 학생들이 심의하는 '학생 참여 예산제'를, 도시미래위원회는 버스 차량 음성 출력 시스템 도입을,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어린이보호차량 창문에 현수막 부착을 금지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청소년의회는 7년간 30건의 제안을 내놨다. 2018~2019년 지역경제와 함께하는 청소년 활동 등 6건, 2021년 청소년 투표인식 개선 및 참여율 증진 등 11건, 2022년 우리는 수원페이로 버스탄다 등 6건, 2023년 모두가 함께 즐기는 수원화성 여행 등 3건, 2024년 수원시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체육 활성화 정책 등이다.

◇수원시에서 활짝 열린 청소년 정책 참여 기회
청소년의회 외에도 각 기관별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참여기구가 운영되고 있다.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이 운영하는 청소년참여위원회, 수원교육지원청이 운영하는 청소년교육의회 등이다.
참여기구에 소속되지 않아도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정책 제안대회도 매년 개최한다. ‘수원특례시 청소년 정책 제안대회’다. 지난 2022년 1회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4년 연속 이어진 대회는 청소년의 정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청소년이 변화의 출발점을 만드는 기회다.
올해 대회는 지난 7월 19일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은하수홀에서 열려 8팀이 각축전을 벌였다. 그중 수원시청소년참여위원회에 소속된 청소년 2인이 제안한 ‘똑!똑한 수원형 청소년 등교 지원 정책’이 대상을 받았다.
시 관계자는 “수원시 청소년의회는 청소년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발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청소년들이 함께 모여 토론하고 보완하는 활동을 하며 민주적 의사결정 사고와 공동체 의식을 갖춘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