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서 가장 흔한 돌, 그러나 그 안에는 수백만 년의 시간과 자연의 비밀이 숨어 있다. 바람과 파도, 불과 압력 속에서 만들어진 돌은 자연이 빚어낸 오래된 예술 작품이다.
2025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기획전 ‘아이돌’은 이 돌을 어린이의 눈으로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아이와 돌, 두 가지 의미를 담은 이번 전시는 친숙한 대상을 감각과 놀이로 탐구하며 돌의 색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어린이가 주인공인 박물관’이라는 정체성을 반영해 기획됐다. 돌이라는 다소 흔하고 어려운 소재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풀어내고자 지식으로만 접하던 돌을 직접 보고, 만지고, 꾸미며 경험하도록 해 어린이들이 박물관에서 재미와 배움을 함께 얻도록 표현했다.
아울러 김성문·장유정·진귀원·하석홍 등 4명의 작가가 참여해 레진·펄프·광물·도자기·악기 등 다양한 매개로 돌의 의미를 확장했다.

전시는 ‘돌을 느껴보기’와 ‘돌과 함께 생각하기’ 두 영역으로 나뉜다. 먼저 ‘돌을 느껴보기’는 자연이 만든 돌의 다양한 모습을 오감으로 체험하는 공간이다.
주상절리를 형상화한 설치물과 함께 진흙, 모래, 조개껍데기 등에서 비롯된 퇴적암과 화강암 표본이 전시돼 돌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여준다. 또 손끝으로 질감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돼 있어 돌의 단단함, 거침, 매끄러움 같은 특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전통 악기 편경은 돌이 내는 청아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고, 제주 현무암을 종이 펄프로 재현한 작품은 돌이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자연의 과정을 보여주는 존재임을 드러낸다.

이어지는 ‘돌과 함께 생각하기’는 돌에 담긴 추억과 인간의 마음을 전한다.
세계적으로도 많은 고인돌이 우리나라에 분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고인돌을 단순한 무덤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를 추억하고 기리기 위한 기념물로 소개한다. 관람객은 블록 형태로 재현된 고인돌을 직접 쌓으며 무거운 돌에 담긴 의미를 체험할 수 있다.
또 돌이 흙으로 부서지고, 다시 불을 만나 단단한 도자기로 태어나는 과정을 소개하며 돌의 순환과 변화를 보여준다. 이와 연결된 반려 도자기 꾸미기 체험은 어린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돌 속에 담아낼 수 있도록 한다.

전시 후반부에는 ‘우리의 마음을 품은 돌’이라는 주제로 돌탑이 마련됐다. 레진으로 제작된 작은 돌들은 반짝이는 보석처럼 빛나며, 관람객은 돌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며 소망을 담을 수 있다.
진귀원 작가는 옛날부터 사람들이 특별한 마음이나 소원을 담아 돌로 탑을 쌓아온 데 주목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소원탑은 어린이들이 전시를 감상한 뒤 자기만의 소원 돌을 쌓으며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현하고 균형과 조화를 탐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처럼 ‘아이돌’은 돌을 교과서적 지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어린이들은 돌을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하며 자연의 긴 시간을 배우고 동시에 자신의 상상과 마음을 담는 방법을 익힌다. 흔히 발에 차이던 돌이 이번 전시에서는 특별한 존재로 다가온다.
‘아이돌’ 전시는 2026년 7월 19일까지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며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