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중국 음반사들이 한국 곡을 도둑질해 등록한 사건이 벌어져 한국인들의 지탄을 받은 일이 있었다. 중국인이 도용한 한국의 저작권은 아이유의 ‘아침 눈물’, 지오디(god)의 ‘길’, 브라운아이드의 ‘벌써 일년’, 토이의 ‘좋은 사람’, 다비치의 ‘난 너에게’, 이승철의 ‘서쪽하늘’, 윤하의 ‘기다리다’ 등이다. 이로 인해 한국의 업체와 가수들이 저작권 침해 피해를 당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같은 일이 발생했다. ‘다나카’로 유명한 코미디언 김경욱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중국 음원 업체들이 유명 음원들을 편곡해 인스타그램(메타)에 신규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원곡 소유권이 강제로 이전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관련기사: 경기신문 21일자 7면, ‘중국에 뺏긴 ‘잘자요 아가씨’…정부 대응 필요’) ‘잘자요 아가씨’는 지난해 2월 출시돼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 여러 나라에서 인기를 끈 노래다. 그런데 공동 작곡자인 유튜버 겸 프로듀서 과나는 “제가 작곡한 ‘잘자요 아가씨’ 음원이 인스타그램에서 없어졌다”고 분노했다. 중국에서 편곡한 다음 신규 등록함으로써 원곡 소유권이 중국 업체에 강제로 이전됐다는 얘기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의 음원 검색 창에 ‘잘자요 아가씨’를 입력하면 ‘완안따샤오제(晚安大小姐)’라는 중국어 제목과 함께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우예자오멍스(午夜造夢師)’라는 인물이 나온다. 과나는 “싸울 힘도 없고 방법도 몰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은 소리쳐본다. 슬프다”라는 토로에 공분을 느낀다. 김경욱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최근 중국 음원 업체에서 유명 음원들을 편곡해 인스타그램(메타)에 신규등록, 원곡 소유권이 강제로 이전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아티스트들도 비슷한 일을 겪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이와 관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K팝이 전 세계에 더 널리 알려지려면 이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 정부 부처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의 말에 적극 동의 한다. 중국인들의 ‘대한민국 베끼기’가 음원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 ‘K푸드’ 붐이 일자 짝퉁 K푸드도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불닭볶음면은 물론이고 다시다·조미김·맛소금·미역·액젓 등에 이르기 까지 전 품목으로 확대됐다. 포장지까지 그대로 베낀 불닭볶음면의 경우 중국 온·오프라인 플랫폼에서 버젓이 판매됐다. 이에 해당 식품사들은 ‘K푸드 모조품 근절을 위한 공동협의체’를 구성, 중국 법원에 상표권 침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농림축산식품부 산하)은 K푸드 모조품에 대처하기 위해 식품 산업 지식재산권(IP) 보호를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전기한 것처럼 중국인의 저작권 도용 방식은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 한국 저작물을 자기이름으로 등록을 하는 것이다. 한국 곡을 중국어로 번안해 글로벌 플랫폼에 자기명의로 등록한 다음 저작권료를 가로채고 있다. 앞에서 열거한 음원들이 중국 음반사로 저작권이 올라가 있다. 정당한 권한이 없는 중국어 번안곡의 음반 제작사가 유튜브에 콘텐츠 아이디를 먼저 등록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피해 구제는 쉽지 않다. 해외 소송의 어려움에 더해 유튜브의 저작권 관리에도 허점이 있다. 그래서 “유튜브로 듣지 말자. 중국인들이 지금 표절곡으로 저작권 강탈했다” “우리 노래를 유튜브로 들으면 중국인이 돈을 번다”는 네티즌의 말이 공감을 얻고 있다.
중국인들의 저작권 강탈은 한·중 간 저작권 등록 방식 차이를 악용한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음원 등록 시 ISRC(녹음 코드)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편곡만 해도 다른 작품으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내 가수들의 음원이 차단됐고, 음원의 수익이 중국 업체로 갔다. 서 교수의 말처럼 우리 정부 부처의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하지만 중국정부도 남의 일처럼 여겨서는 안 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