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 재보궐 선거는 결과가 어떻든 간에 여야가 겸허히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 승패의 결과를 놓고 좌절 또는 자만하는 일은 더더욱이 경계해야 한다.
4.30 재.보궐 선거가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참패와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끝남에 따라 향후 정국의 시계가 흐려진 가운데 선거이전과는 상당히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 44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이번 재.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원 재선거 6곳과 기초단체장 재.보선 7곳 가운데 단 한 곳도 승리하지 못하는 충격적인 완패를 당한 반면, 한나라당은 국회의원 재선거 5곳과 기초단체장 5곳을 얻은 이번 선거결과가 정국유동성을 증폭시키에 충분하다.
작년 4.15 총선이후 1년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편중없이 전국에 걸쳐 실시됨으로써 그간 정국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를 엿볼 수 있는 ‘미니총선’ 성격을 갖고 있다.
이번 선거로 국회내 의석분포는 재적의원 299석 가운데 열린우리당 146석, 한나라당 125석, 민주노동당 10석, 민주당 9석, 자민련 3석, 무소속 6석으로 재편됨으로써, 우리당은 민노당 또는 무소속 등 `우군'의 협조없이는 각종 법안의 단독처리가 불가능하게 됐다.
특히 상임위 차원에서 여당이 절대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곳곳에서 우리당의 고전이 예상된다.
일단 오는 10월 국회의원 재.보선 때까지는 이같은 여당의 과반미달 상황이 계속되면서 여야간 정책연합이 분주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당별로는 이번 성적표로 인해 내부갈등이 증폭되거나 잠복하는 등 큰 변화를 거치게 될 전망이다.
우리당은 원내과반 의석 복귀에 실패한 것은 물론 이번 재.보선을 통해 전국적인 지지기반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냄으로써 정국 주도권 행사에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됐으며, 선거 패배의 원인을 둘러싼 당내 갈등의 심화도 불가피하게 될 전망이다.
우리당은 행정도시 건설을 앞세워 `텃밭'으로 간주해왔던 충남의 아산과 공주.연기에서 한나라당과 무소속 후보에게 상당한 표 차이로 일격을 당했고, 경북 영천에서의 석패로 대구.경북(TK) 교두보 확보에 실패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갑도 한나라당에 고배를 마셨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당이 패한 이유는 돈봉투 살포 논란과 당선 우선주의에 따른 원칙없는 후보교체, 무리한 선거공약 남발 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과 반감을 들수있다. 크게 보면 개혁의 깃발을 내세웠지만 이렇다할 성과없이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지지율 상승아래 안주해온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온 우리당에 국민이 채찍을 든 것이라 하겠다.
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도가 50%를 넘는 상황에서 선거를 치렀지만,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집권여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지 않은 현상도 우리당이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
앞으로 우리당은 국회내에서 `3대 입법'을 비롯한 각종 개혁입법을 처리하기 위해 민노, 민주당과의 공조를 적극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됐을뿐만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한 민주당 및 중부권 신당 추진세력과의 통합 또는 전략적 연대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번 재.보선이 향후 정계개편을 촉발하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재.보선에서 압승을 거둬 여당의 과반의석 복귀를 좌절시킨 것은 물론, 특히 여당의 `올인' 전략으로 함락 직전까지 갔던 경북 영천에서 박근혜 대표를 앞세워 뒤집기 수성에 성공함으로써 재보선 불패신화를 이어갔다.
박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서 대중적 인기와 흡인력 등 막강한 위력을 보여줌으로써 리더십을 한층 강화했고, 대권주자로서의 위상도 업그레이드 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충남 아산 승리는 지난 2월 행정도시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 이후 불거졌던 한나라당 내부의 갈등을 해소하는 촉매제가 되는 동시에 충청권에 대한 자신감 회복의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당분간 한나라당은 박 대표 중심체제로 안정기조를 유지, 향후 대권구도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은다.
그러나 한나라당내에서는 이번 재.보선 압승이 당내 개혁의 속도를 늦추게 하는 결과를 가져와 `재보선에서는 연전연승하고 큰 선거에서 지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는 타산지석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로 열린우리당은 민심의 심판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과 자기반성으로 새출발의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국민들이 주문하는 목소리를 겸허하게 새겨들어야할 것이며, 작은 승리에 도취해서 큰 일을 그릇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김인창<정치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