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시중은행에 안전하게 넣어둔 1억 원에 대한 이자가 연 0.1%가 된다면 1년 뒤 받는 돈은 고작 10만 원, 한 달로 나누면 약 8000원, 하루로 계산하면 274원 남짓이다.
문제는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서며 통장에 가만히 둔 돈은 실질 구매력을 잃고 사실상 조용히 휘발되고 있다.
시중은행은 우리가 예치한 금액을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카드론 등으로 운용해 연 5~15% 이자 수익을 낸다. 은행이 내 돈으로 받는 이자를 내 몫으로 옮기는 구조로 바꿀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 수단이 바로 ‘파킹통장’ 활용이다.
파킹통장은 말 그대로 단기 자금, 생활비, 투자 대기 자금을 잠시 ‘세워두는’ 통장이지만, 일반 입출금 통장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해 자금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몇 10만 원에서 1억 원이 넘는 금액까지 단기 여유자금을 두기에 적합한 구조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그동안 월급이 들어오면 카드값과 공과금을 내고 남은 금액으로 생활하다 예상치 못한 비용 지출에 당황스러웠는데 여러 개의 파킹 통장에 생활비, 여행비, 경조사비 등 명목으로 분산해 두니 지출을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의 오픈뱅킹 보고서에 따르면 파킹 통장의 주요 고객은 사회 초년생과 직장인, 앱 기반 금융에 능숙한 젊은 층이 45% 이상을 차지하고 KB국민은행의 마이핏 통장은 출시 8개월 만에 가입자 28만 명을 확보하는 인기를 끌었다.
KB저축은행의 팡팡 미니통장은 30만 원까지 기본 연 6%, 요건 충족 시 8% 금리를 제공한다. 소액 자금을 굴리기에는 현재 1금융권 중 최고 수준이다. 월급 일부나 비상금 등 30만 원 이하의 자금을 예치해 두면 일반 예금 대비 몇 배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SC제일은행의 스마트박스통장은 최고 연 5% 금리를 제공한다. 1만 원부터 1억 원까지 한도 제한 없이 예치가 가능하다. 100만 원을 넣는다면 하루 약 137원, 한 달이면 4000원 이상의 이자가 붙는다. 신규 고객은 우대금리 1%를 적용받을 수 있고, 급여이체나 마케팅 동의 시 0.5% 추가 금리를 제공한다.
OK저축은행은 OK짠테크통장Ⅱ, OKx피너츠공모파킹통장, OK읏맨 서포터즈통장 등 최고 연 7% 상품 3종을 우대 조건 없이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50만 원 이상 1억 원까지 연 3%의 이자를 적용하기에 50만 원 내외 단기 자금 운용에 유리하다. 다만 OK저축은행 보통예금을 보유하지 않은 개인만 가입 가능하다.
200만 원 이상의 여유자금이라며 우리은행의 Npay 머니 우리통장이 연 4% 금리를 제공한다. 0.1% 예금과 비교하면 40배다. 네이버페이와 연동하면 결제·이체 시 포인트 적립까지 가능해 체감 수익률은 더 높아진다.
1000만 원 이상은 ‘쪼개기’와 CMA 계좌 활용이 필요하다.
에큐온저축은행의 머니통장은 계좌 당 200만 원까지 연 5% 금리를 제공하며 1인 최대 5계좌 개설이 가능하고 최대 6개월간 넣어두면 좋다. 매주 1만 원부터 200만 원 중 설정한 금액을 최대 1000만 원까지 나눠 예치하면 연 50만 원 이자를 기대할 수 있다. 0.1% 예금 대비 10배 차이다.
3000만 원부터 1억 원 이상 고액 자산은 다올저축은행의 'FI 쌈짓돈 통장'과 예가저축은행의 더프리미엄 멤버십 통장을 활용하면 연 100만 원 내외 이자를 기대할 수도 있다.
단 모든 은행 계좌는 신규 개설 후 20일 제한 규정을 적용받기 때문에 금리가 높은 통장부터 순차적으로 개설하고, 나머지 자금은 CMA에 임시 보관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렇게 자금이 멈추지 않고 이자를 만들며 통장을 늘려가는 구조를 ‘풍차 돌리기’라 한다.
파킹통장은 고수익 투자 수단은 결코 아니지만 물가가 오르는 시대에 돈의 실질 가치를 지키는 최소한의 방어선은 된다. 또, 단기 대기자금은 CMA 계좌를 활용하면 하루만 맡겨도 연 2% 안팎의 이자가 붙고 입출금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하루 200원은 작아 보이지만, 1년이면 통장의 종류에 따라 수십만 원의 차이로 돌아온다.
고물가에 녹아 가는 돈을 그냥 잠재우지 말고, 깨워 조금의 이자라도 불려 오도록 돈에게도 일을 시켜야 할 전략이 필요한 시대다.
[ 경기신문 = 성은숙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