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초.중.고등학생들이 낡고 작은 책걸상 때문에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중.고등학생들은 체형에 맞지않는 책걸상에 하루 8시간에서 14시간동안 웅크리고 쪼그린 자세로 공부를 하느라 척추가 'S'자로 휘는 '척추측만증'에 시달리다 수술까지 받고 있으나 도교육청과 일선 교육청은 예산타령만하고 있다.
#체격은 어른인데,책걸상은 구식=7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초.중.고교 학생들의 키와 몸무게가 10년전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책상과 걸상은 아직까지 상당수가 10년전 그대로다.
교육인적자원부 조사결과 지난해 초.중.고교 학생들의 평균 키는 10년전에 비해 남학생 2.74㎝, 여학생 1.96㎝ 각각 커졌으며 평균 몸무게도 남학생의 경우 4.35㎏, 여학생은 1.99㎏ 늘었다.
앉은 키도 10년전에 비해 초등학교 남학생은 평균 0.86㎝, 여학생은 0.67㎝, 중학교 남학생은 1.58㎝, 여학생은 0.56㎝ 증가했다.
이같은 학생들의 체형 변화에 따라 학교 책상의 KS규격도 지난 2001년부터 최장신 학생 키 기준을 176㎝에서 180㎝로 상향 조정한 뒤 책상 높이를 다소 높이는 쪽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신설학교를 제외한 많은 학교의 책상과 의자 상당수는 아직도 10년전 그대로여서 학생들이 사용에 적지 않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척추휘어져 수술까지=특히 일부 학생은 맞지않는 책걸상 때문에 척추측만증에 시달리고 있다.
수원 A고등학교 1학년 조모(17)군은 "좁은 책걸상 때문에 척추뼈가 휘어 S정형외과에서 3주간 물리치료를 받았다"며 "요즘엔 척추뼈를 펴기위해 방과후 검도관을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졸업후까지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대학생 이모(20)씨는 "고등학교때 심하게 휜 척추가 신경을 건드려 고통에 시달리다 최근 척추교정수술을 받았다"며 "몸에 맞지 않는 책걸상 때문에 아직도 물리치료를 받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신경통증클리닉 손승협 원장은 "몸에 맞지 않는 책걸상 때문에 척추가 S자로 휘는 척추측만증에 걸리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며 "허리에 부담을 줘 고질적인 요통에 시달리고 청소년의 성장발육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책걸상을 제대 교체해주지 못하고 있다.
#책걸상 교체에 8년걸려=도교육청은 지난 2001년부터 향후 8년동안 관내 초.중.고교의 책걸상 180여만조를 모두 규격이 강화된 책걸상으로 교체할 방침이지만 교체율은 매우 낮다.
실제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교체된 책걸상은 교체대상의 20%인 30여만조에 불과하다.
올해도 도내 고교들이 5만조를 교체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예산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만조에 드는 7억8천만원만 편성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책걸상을 빠른 시일에 교체해주고 싶지만 예산부족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성장기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국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