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근무여건 개선을 주장하며 장애학생들을 귀가시킨 뒤 학교를 이탈한 특수학교 생활지도원들에 대해 재단 징계위원회가 해임결정을 내리자 지도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생활지도원들은 "열악한 근무여건 때문에 발생한 문제를 지도원들에게만 책임씌우려 한다"며 법적대응까지 나서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본보 5월24.26일자 14면>
8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수원시 탑동 자혜학교(㈔자행회)는 이날 재단 징계위원회를 열고 홍모(36.여)씨 등 생활지도원 3명에 대해 근무지 이탈과 근무태만 등의 책임을 물어 해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월 생활지도원 등 6명은 열악한 근무여건 개선을 요구하며 봄방학 기간 기숙사에 있던 학생 7명을 귀가시키고 5일간 학교를 이탈했으며 이후에도 학교측과 근무조건 개선방안을 논의했으나 별다른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갈등을 빚어왔다.
이날 해임결정된 3명 외에 기숙사 사감 안모씨는 출산휴직을 내 징계대상에서 제외됐으며 한모씨 등 생활지도원 2명은 이미 지난달 22일 사표를 제출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재단 징계위가 생활지도원들에게 근무태만 등 성실의무를 위반한 책임을 물어 해임결정한 것"이라며 "조만간 징계위 결정을 재단에서 최종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현재 기숙사에 25명의 학생이 있으며 매일 6~7명의 학부모들이 생계도 포기한채 기숙사에 나와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며 "아이들을 잘 보살펴줄 수 있는 새 생활지도원들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활지도원들은 "학생들을 위해 수년간 희생하고 봉사한 지도원들의 인권은 철저히 무시됐다"며 "문제의 근본 원인은 무시된 채 모든 책임을 지도원들에게만 돌리는 것은 부당하며 법적소송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명예회복을 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생활지도원 홍씨는 "한달내내 하루 24시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중증장애학생들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을 해왔다"며 "학교측의 근무여건개선 제안에 따라
7명의 학생을 통학조치한 것인데 마치 생활지도원들이 먼저 무리한 요구를 한 것으로 비쳐져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징계위 재심은 물론 법적소송을 통해서라도 끝까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학교 교장은 학내 갈등이 빚어진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지난달 10일 사의를 표시하고 교장직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