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차량에 치어 숨진 동두천 50대 여인의 사망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미군측이 취한 신속한 대응은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사고 다음날인 11일 라포트 주한미군사령관이 동두천 강변성모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조문한테 이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도 “깊은 유감과 조의를 표한다.”는 애도의 말을 전해 왔다. 또 찰스 캠벨 미8군사령관과 민튼 주한미국 대사대리도“유가족에 사과드리며 한국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과 ‘모든 훈련 중지’를 약속하는 성의를 보였다. 사고의 잘 잘못은 조사결과가 가려 줄 것이므로 두고 볼 수밖에 없다. 유가족들도 사고는 불행한 일이지만 사회문제화하는 것은 원치 않고 있다니까 공연스레 떠들거나 부추기는 일은 없어야할 것이다.
공교롭게도 12일은 효순·미선 양 3주기였다. 3년 전 두 소녀가 희생되었을 때 이번과 같이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군관계자들이 사과와 조문을 하고, 사건 수습에 열의를 보였더라면 반미 감정을 촉발하는 불행한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 사건으로 인해 양국 관계가 냉각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은 한국 뿐 아니라 미군이 주둔하는 모든 지역에서 주둔지 국민의 생명과 지위를 존중하는 기본 예의를 갖출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보다 선결되어야할 것은 불평등 논란을 빚고 있는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SOFA)의 합리적 개정이다. 미국 측은 이 문제에 관한한 늘 고압적이고, 미온적이다. 2002년 SOFA가 일부 개정되었다고는 하지만 미군 범죄에 대한 수사와 재판 때 미국 측이 협력하지 않으면 우리 사법당국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미국은 세계경찰국가임을 자처한다. 그래서 마치 미국만이 세계 평화를 책임질 수 있는 것처럼 판단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시대는 이미 변했고, 평화는 미국만의 것도 아니다. 따라서 미국은 상대의 입장에서 문제의 본질을 관조하는 시각 교정을 할 때가 됐다. 김여인 사망사건이 예상 밖으로 조용히 수습된 것도 미국이 한국인의 장례문화와 한국인의 정서를 이해하고, 보다 인도적으로 접근한 결과였다는 것도 새겨 둘 필요가 있다. 우리 역시 한국인이 가해자가 되고, 미군인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미국과 미국인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가야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