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설 `광마잡담`을 내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마광수 교수가 `즐거운 사라` 사건 이후 13년만에 처음으로 TV프로그램에 출연, 자신의 작품을 둘러싼 성(性) 논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오는 17일 방송되는 CBS TV `정범구의 시사토크[누군가?!]`(오전과 오후 10시 15분)에 출연하는 마광수 교수는 이 프로그램과의 사전 인터뷰에서 "`즐거운 사라`는 한국 현대 소설 가운데 최초로 여성의 능동적인 성을 그려낸 페미니스트 소설"이라며 "그런 점에서 나야말로 진정한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보수 진영은 물론 페미니스트들까지도 주인공 사라가 성에 탐닉했다는 이유로 맹비난했다"며 보수적 페미니즘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포르노는 강간`이라는 여성계의 주장에 대해서는 "`즐거운 사라`를 포함해 최근 들어 나타난 여성이 주체가 된 성애물들은 `페미니즘 포르노`라고 불러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변태적 성도착자`라는 주변의 평가에 "작품에 등장하는 관음증, 새디즘, 페티시즘, 나르시시즘 등은 특이한 성적취향이라고 불러야 하며 변태, 성도착 등의 비난은 정상섹스의 신화에 사로잡힌 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동양의 음양이론에 기초에 대해서 "남성들은 가학(새디스트)적 성본능을 갖고 있는 반면, 여성들에게는 영화 `드라큐라`의 여인들처럼 피학(마조히스트)적인 성적판타지인 `강간 콤플렉스`가 있다"고 주장해 여성계로부터 반발이 예상된다.
그는 또 `즐거운 사라` 필화사건을 `모럴 테러리즘`이라고 규정하면서 "표현의 자유가 헌법에 명시돼 있으며 검찰이 공소장에 나열한 문제의 부분은 책 전체의 3% 분량에 불과하다. 게다가 학기 중에 연행, 전격 구속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라며 "이는 명백한 테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사건으로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으며 "글을 쓰는데 누군가 팔을 툭툭 치는 것처럼 검열 공포로 문학적 상상력이 위축됐었다"고 술회했다.
마교수는 최근 출간한 에세이집 `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의 타이틀 페러디와 관련, "진리가 잘못 고정되면 폭력과 도그마, 편견이 된다"며 "자유로워야 진리를 발견할 수 있으며 야한 것이 바로 그런 자유정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의 자유로운 지성인들은 요절하거나 변절한다. 권련을 쥐고 제도권에서만 들어서면 권위주의자가 되거나 수구주의자가 된다"고 현 정치권을 질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