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에게 있어서 징계는 치명적 일 수 있다. 징계 사유는 당사자가 제공했지만 일단 징계를 받으면 진급·감봉 뿐 아니라 정직 또는 파면돼 공직을 아주 떠나든지, 남아있더라도 두고두고 수모감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직자로서의 윤리, 공직사회의 청렴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징계 규정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조직의 이름으로, 혹은 부정과 비리를 척결한다는 정의를 내세워 결정한 추상같은 징계가 지방소청심사위원회에 회부되기만 하면 징계위원회 결정과 다르게 경감 결정이 자주 발생하는데 있다.
한 예를 들어보자. 경기도 A국장은 P시에 근무할 당시 1천만 원의 뇌물을 받았다. 이 사실은 경기도 감사관실 조사와 검찰 수사에서도 확인됐다. 도 징계위원회는 해임을 결정했다. 그러나 지방소청심사위원회는 징계경감 소청을 낸 A씨에게 정직 3개월의 경감 결정을 내렸다. A씨는 지금 당당히 공직 복귀 준비 중이라고 한다. 미리 말해두지만 우리는 A씨가 경감 결정을 받은데 대해 유감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도 감사관실과 검찰 조사를 토대로 내린 징계위원회의 징계 잣대와 소청위원회의 경감 잣대가 달라도 너무 크게 다른 점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지방소청위는 현직 공무원 3명, 교수·변호사 등 전문직 4명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A씨의 경우 공직(공무원)위원 3명은 경감에 전원 반대했지만 전문직(민간인)위원 4명은 감경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잣대는 여기서도 상반된 것을 알 수 있다. 속된 말로 가재는 게 편이라고 했다. 고락을 같이 한터라 감경을 찬성할 사람은 공직 위원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반대했다면 죄질에 관한한 되묻는 것이 잘못이다. 이런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결국 아무리 무거운 징계를 받았더라도 소청위에 가기만 하면 ‘없던 일’이 되고 마는 것이 문제다.
거듭 말해두지만 소청위 심사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동시에 징계위 심사권도 경시되어서는 안된다. 같은 사안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칼질하는데 한쪽은 쇠망치 같고 한쪽은 솜방망이 같다면 법통은 설 수 없다. 특히 하위직에 엄격하고 고위직에 관대하다면 신뢰 받기 어려울 것이다. 소청위의 공개 운영을 포함해 제도 개선을 검토할 때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