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고 미루던 176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최종안이 확정됐다. 큰 고기(대형 공공기관)를 낚은 시·도에서는 환성이 터져 나왔지만 잔챙이(소형 공공기관)를 선물로 받은 시·도에서는 볼멘 소리가 나왔다. 정치권에서도 야당은 내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을 겨냥한 나눠먹기라고 비난하고, 여권에서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획기적 결단이라고,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 오직 어이없다는 듯 망연자실한 곳은 수도권 시·도 들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경기도는 안방을 내준 듯 침통했다. 2012년까지 공공기관 이전 및 혁신도시 건설이 완료되면 3만2천명의 직원과 90만명의 연관산업 종사자들이 지방으로 대이동하게 된다.
이들 지방에 13만3천개의 일자리가 생기게 되고, 연간 9조3천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해 풍요의 도시로 바뀌게 된다. 이는 수도권이 전통적으로 누려왔던 기득권과 부가 부분적으로 박탈되고, 현실적으로 부를 공유하는 분배 실현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배정 결과에 불복하고 나선 시·도의 반발을 무슨 수로 진정시킬지 궁금하다. 그들 시·도가 정부 배정 공공기관의 이전을 끝내 거부한다면 정부가 내건 균형개발은 빛을 잃게 될 것이다. 또 2007년부터 시작될 이전계획이 2012년까지 원만히 진행될 것인지도 의문이다. 1973년 박정희 정권이 추진했던 행정수도이전계획이 1985년에 무산된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전 정권과 정책을 인정하지 않는 폐습이 있다. 따라서 정권이 바뀌면 정책이 바뀌고, 때론 아주 폐기된 경우도 적지 않다. 지금의 여당이 차기 정권을 장악하게 된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무슨 변고가 생길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만약 그런 사태가 벌어진다면 신행정수도는 물론 공공기관 이전도 공중 분해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이전 비용 확보도 문제다. 정부는 이전대상 공공기관의 부동산을 팔아도 3조3천억원 가량이 부족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전이 끝날 때까지 얼마를 더 쏟아부어야할지는 간단히 추측하기 어렵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번 일은 반이 아닌 것 같다. 기왕에 던진 주사위인만큼 성공하길 바라면서도 확신감을 가질 수 없는 것이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