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수도권발전종합대책’은 한마디로 실망스럽다. 수도권 지자체와 경제계는 백화점식 나열에 더해 재탕 삼탕이라며 폄훼했고, 여야 정치권도 알맹이가 없다고 깎아 내렸다.
종합대책의 개요는 서울은 국제 비즈니스와 금융 산업 거점도시로, 경기도는 첨단·지식기반산업단지로, 인천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등을 중심으로 한 물류 비즈니스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종합대책에 담긴 밑그림이 절망에 빠진 수도권 발전에 날개를 달아 주고, 잔뜩 성난 수도권 민심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수도권의 반응은 전혀 다르다.
수도권 지자체들은 이미 자체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것들에 새로운 용어를 덧붙혀 모양새를 달리하는 일종의 모조품을 내놓은데 지나지 않는다며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행정수도 건설과 공공기관 이전으로 공동화 위기를 맞고 있는 경기도의 경우 더욱 그렇다. 경기도는 외국 투자기업에 허용한 25개 첨단업종의 공장 신·증설을 국내 대기업에도 허용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 빠지고 말았다. 이유인즉 공공기관의 이전이 실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장 신·증설을 허용할 경우 공공기관 이전에 장애가 생길뿐더러 국토균형발전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이다. 속된 말을 빌린다면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겠다는 격이다. 또 언제 어떻게 한다는 기약도 없이 형편 봐가며 대책을 세우겠다면 경기도는 앓으니 죽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결국 수도권은 발전되기는 커녕 몰락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왜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가. 기왕에 행정수도 건설과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옮기기로 했으면 앞을 향해 밀고 나갈 대담성이 있어야하고, 수도권 공동화를 두고 볼 일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 주는 결단이 필요하다. 또 정부가 정책 입안 뿐 아니라 국토균형개발이라는 대역사를 기획함에 있어서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은 너무 안타깝다. 지금 우리나라는 기사회생의 기로에 서 있다. 큰 것을 얻기 위해서는 작은 것을 희생시키는 용기가 필요하다. 동시에 표를 지나치게 의식해서도 안된다. 표는 정권을 좌우하지만 국운은 나라의 흥망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