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셋방살이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전전하는 서민들에게 전셋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연리 3%의 전세자금 1조 5천 700억원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서민들로서는 귀가 솔깃해지는 낭보임에 틀림없고, 정부 계획대로 전세자금 융자가 이루어진다면 서민의 주거 안정에 크게 보탬이 된다는 것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전세자금을 대출받기까지의 절차와 자격 규정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말 뿐인 ‘그림의 떡’이 되고만 데 있다. 현재 시?군지역의 전세보증금 대출 기준은 3천만원의 90%인 2천 700만원, 이 돈이면 방 한 두 칸짜리 전세방은 얻을 수 있다. 그래서 기회를 놓칠세라 도전해보는 서민들이 꽤 많다. 하나 10명 가운데 일곱 여덟 명은 공연한 짓했다며 신세타령으로 끝나고 만다는 것이다.
그들을 좌절하게 만든 것은 뭔가. 다름 아닌 구비서류 탓이다. 워낙 없이 사는 처지라 부동산, 1500cc 이상의 중형차 따위는 문제가 안되겠지만 주택공사가 발급하는 주택금융신용보증은 간단치 않은 모양이다. 보증서를 발급 받지 못하면 본인의 연간 소득이 1000만 이상 또는, 5만원 이상의 재산세를 납부한 보증인의 연대보증서나, 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확약서를 내야 은행 대출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전세자금 2천 700만원을 빌리기 위해 체면 불구하고, 대어들 때의 심정은 셋방살이를 해 본 사람이 아니면 짐작하기 어려울 것이다. 행정관서나 은행 측은 하기 쉬운 말로 신용보증서, 연대보증서, 임차보증금 반환확약서를 내라하지만 법적으로 책임져야할 문서에 순순히 도장 찍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정부가 이런 사회 실정을 알면서 이 제도를 시행했다면 서민을 돕는 것이 아니라 골탕 먹이는 것이고, 공연히 되지도 않을 일을 하면서 생색만 냈다 비난 해도 할말이 없을 것이다. 시?군의 실적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수원시 장안구(71명), 팔달구(52명), 권선구(33명) 등에서 156가구가 대출신청을 했지만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것은 10%인 14가구에 불과하다. 다른 시.군의 경우도 10%대를 넘지 못한다. 이제 정부는 보완책을 내놓을 때가 됐다. 구비서류의 정도와 범위는 크게 낮추되 대출자격은 도려 확대시켜 보다 많은 서민들이 전세자금의 융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