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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내 성지 분쟁 양보가 약이다

안성시 양성면 미산리 인근 골프장 건설 반대로 촉발됐던 ‘미리내 성지’ 성역화 문제가 천주교 측과 주민의 반대, 시당국의 ‘도시계획입안서’ 반려, 골프장 개발 업체의 법적 대응 등 4자 4색의 갈등이 뒤엉키면서 난마 양상을 드러내고 있어서 주목된다.
문제의 발단은 (주)S개발이 미리내 성지 근처에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건설하기 위해 안성시에 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과정에서 생겼다. 천주교측은 골프장이 건설될 경우 한국 천주교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는 미리내 성지의 신성성이 훼손된다며 한사코 반대했다. 뿐 아니라 일부 주민들도 반대에 가세하고 나섰다.
이에 안성시는 사실상 골프장 건설을 불허하는 ‘도시계획입안서’를 반려하고 말았다. 결국 안성시는 천주교 측과 주민의 손을 들어 준 셈이지만, 이후 천주교측이 성지의 범위를 넓히려 들자 이번에는 주민들이 재산권 침해라며 천주교 측에 항의하고 나선 것이다.
미리 말해두지만 우리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가톨릭이라는 특정 종교를 떠나 미리내 성지는 종교사적으로 보호되어야 마땅한 종교 유적지라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천주교가 수난과 시련의 역사를 딛고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특히 미리내는 김대건이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가 되어 활동한 곳이기도 하여 각별한 의미가 있다.
다른 하나는 골프장 건설의 부적절성이다. 골프장이 레포츠에 기여하고, 지방경제에 도움을 주는 효자 기업이라 하더라도 미리내 성지 근처에 건설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 물론 개발업체는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대세는 이미 그들의 편이 아니다라는 것을 간파했다면 미련을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
다만 유감스러운 것이 있다면 동맹관계에 있던 천주교와 주민들이 사소한 이해 때문에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돌변한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 준 점이다. 주민들은 성지 확장이 생활권 침해라 하고, 천주교측은 내친 김에 더 넓은 공간을 차지하려 하지만 결코 욕심 낼 일은 아닌 것 같다.
골프장 건설 저지 성공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천주교측은 관용의 정신으로 문제 해결에 접근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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