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MBC 월화드라마 ‘영웅시대’가 많은 논란끝에 종영되었다. 당초 단축방영하면서 ‘정치적 외압설’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었지만 영웅시대는 현대와 삼성그룹을 중심으로 최근의 한국경제 근현대사를 실제 인물들을 중심으로 다루었던 사실 하나만으로도 주목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실제로 작년 7월 첫 방송 당시 ‘영웅시대’의 시청률은 19.6%에 이르렀고 종영당시에도 17%대의 비교적 안정적인 시청률을 올리고 있었다.
영웅시대가 나름대로 인기를 누렸던 것은 아마도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과 관련이 있으리라 추측된다. 잔뜩 부풀려진 아파트값 거품으로 서민들은 주거비 부담이 높아져 소비할 여력이 소진되었고 내집 마련의 희망도 잃어버린 지 오래됐다. 게다가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고위공직자들은 부동산투기로 수십억의 돈을 벌었다는 뉴스만 접하는 서민들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잘 살아 보세를 외치면서 개발시대를 살아왔던 아버지 세대는 맨손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박정희와 정주영에 대한 향수에 젖어 또 한명의 영웅이 탄생해 주길 고대했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의 아버지 세대가 그리워하는 박정희와 그 영웅들이 추구하던 개발성장주의 전략으로 1인당 국민소득은 1960년 79달러에서 2004년 1만4000달러로 44년동안 144배가 증가했다. 하지만 1963년 이후 서울을 비롯한 12개 주요도시 땅값은 780배, 서울 땅값은 954배로 뛰어올랐다. 서울의 평균 연간 평균가계소득(3800만원) 대비 신규주택구입가격(5억, 33평형 기준)은 13배 나 달해, 도쿄(5.6배), 뉴욕(6배)의 시민들보다 주거비 부담으로 훨씬 더 고통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월 평균 300만원 받는 도시근로자가 22년 동안이나 모아야 집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한다. 수출이 40년 동안 8000배나 증가하는 외연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은 ‘허울뿐인 풍요’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또한 잘 살아 보세를 외치면서 개발독재를 하는 동안 온 국토의 망국적 난개발로 환경은 파괴되고 백두대간은 절단 나고 있다. 박정희의 개발독재와 그 영웅들은 부동산투기를 조장해 부동산 부자들을 대거 양산하는 방식으로 양적 성장에만 매달렸다. 소위 정치민주화 이후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건설경기활성화라는 명분으로 혁신도시, 기업도시, 판교신도시, 뉴타운 개발 등을 통한 명목성장에 집착하는 걸 보면 아직도 개발독재의 악령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경제민주화는 아직도 요원한 것처럼 보인다.
개발독재와 환경파괴의 중심에는 개발만능에 사로잡혀 있던 개발독재자, 그들의 행동 대장인 경제관료와 개발공사, 정치인, 그리고 일부 언론과 학자가 있다. 그들은 하나로 똘똘 뭉쳐서 거대한 먹이사슬을 형성하고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면서 건설마피아를 형성했다. 경실련이 최근 12년간 부패사례를 조사한 결과 이들 건설오적들을 중심으로 건설개발관련 뇌물사건이 전체 부패사건의 55%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정부나 정부유관기관에서 퇴직후 관련 소속기관이나 관련 민간기업, 이익단체에 재취업한 고위공직자가 지난 10년간 67%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은 정치인, 공기업사장, 금융기관, 이익단체의 고위간부로 진출해 전에 근무하는 후배들과의 끈끈한 연을 무기로 역로비 활동을 할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
이렇게 건설과 개발이 팽창하면서 이를 둘러싼 건대한 먹이사슬이 정치권력을 형성해 국토를 파괴하는 것은 물론, 건설업자가 관료와 정치인에게 뇌물을 건네고 이들은 법과 제도를 통해서 지원하는 구조를 형성해 부패공화국을 만들어가고 있다. 개번 맥코맥은 이를 그의 저서, ‘일본, 허울뿐인 풍요’에서 토건국가라고 불렀다. 개발독재와 그 영웅들 덕에 조상들이 물려준 아름다운 국토는 개발로 신음하고 있고, 그곳에 사는 우리는 오늘 턱도 없는 집값에 고통받고 있는데 일부 고위공직자와 건설오적들은 그들만의 공화국을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토건국가를 해체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