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웅 이순신의 내면 심경을 비장하게 그린 소설 '칼의 노래'를 아는가.
우륵의 생애와 전통 악기의 미학을 형상화한 장편소설 '현의 노래'는 들어봤는가.
70만 부의 판매기록을 자랑하는 '칼의 노래'를 통해 한국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등장한 김훈(57).
칼과 악기를 바라봤던 그의 냉철한 눈은 한 마리 '개'를 바라보며 따뜻함으로 채워졌다.
과거 그의 작품은 견고한 문장과 그 속에 우수가 느껴지는 독보적인 문체로 독자에게 깊이 각인됐다.
그러나 이번엔 작가 스스로 '블랙홀'이라 칭했던 문장과 문장 사이의 침묵을 찾기 어렵고, 정돈된 문장과 서정적인 표현이 눈에 띈다.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을 부제로 한 이 작품은 진돗개 '보리'가 태어나면서부터 주인 가족과 헤어지기까지의 성장과정을 개의 시선으로 풀어나간다.
이른바 '개의 성장소설'인 셈.
수컷 '보리'의 눈으로 본 인간과 세상, 삶의 이야기를 작가의 입을 통해 다시 한 번 들어본다.
<인터뷰>
* 예전 작품과 다른 느낌의 것을 출간했는데 기획 동기는.
- 나는 인간과 세계 사이에 개입하는 여러가지 차단물들, 말하자면 매체나 관념. 추상. 개념 같은 것들을 걷어내고 삶과 직접적으로 맞닥뜨리는 존재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그것이 '개'다.
* 기자로, 작가로 항상 '글'을 쓰고 있는데 독자에게 어떤 것을 남기길 바라는가.
- 작가는 아무리 더러운 세계속에서도 인간의 아름다움을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다.
삶은 전적으로 아름답지도 추하지도 않으며, 전적으로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그 총체적 뒤엉킴과 무질서가 이 세계의 모습이며 내 독자들이 그런 아름다움에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작품마다 문체의 변화가 느껴지는데 이번 작품에서의 변화와 특징은.
- 문체는 주제를 다루는 전략적 선택에 따라서 매번 바뀐다.
'칼의 노래'는 휘몰이, '현의 노래'는 중모리 문체로 써나갔다.
'개'는 청소년을 염두에 둬 다소 풀어지고 설명적이며, 긴장미를 후퇴시킨 문장이 됐다.
* 동인문학상과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는데 '상'의 의미는.
- 상을 받아서 이른바 '명성'에 많은 거품과 허상이 생겨, 위태롭고 부끄럽게 생각한다.
'상'을 받으니 궁할 때 돈을 주는 것과 작품을 독자에게 쉽게 접근시킬 수 있다는 좋은 점도 있었다.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탈락한 작품이 이른바 수상작보다 절대적으로 우수한 것도 아니며, 그 상을 심사하고 시행하는 사람들의 습관과 편견의 소산일 뿐이다.
* 직접 펜을 들어 글을 쓰는데 너무(?) '아날로그'적인 것은 아닌가.
- 나는 낙후된 인간이다.
이를 자랑으로도 수치로도 여기지 않는다.
아날로그적인 삶은 디지털의 대안이 될 수 없지만 삶의 본질적 기초다.
나는 나의 방식대로 편안하고 당당하게 낙후되어 가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