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에 대선자금 지원을 놓고 모 재벌기업 인사와 모 언론사 사장의 대화 내용을 도청한 이른바 X-파일이 방송에 공개되면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불법도청 행위에 대한 진상과 도청 속에 담겨진 대화내용의 진위 여부이다.
사태 해결을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은 불법도청(盜聽) 행위에 대한 진상규명이다. 불법도청 내용의 사실 여부를 조사하기에 앞서, 어떠한 목적으로 도청이 이루어졌는지, 도청자료는 어떻게 이용되었는지, 자료는 어떠한 경로를 통해 입수되었는지, 도청 조직이 어떻게 활동했으며 조직 해체과정은 어떠했는지, 또한 현재시점에서 불법도청의 의혹은 없는지 등이 확실히 점검돼야 한다.
도청의 불법성과 관련하여 통신비밀보호법은 14조에서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도청 행위는 내용여부를 불문하고 그 자체로 불법이며 어떠한 이유로도 불법도청에 의한 정보습득 행위는 정당화 될 수 없다. 따라서, 이번사태를 계기로 불법도청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은 반드시 해소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고려되어야 할 것은, 도청에 담겨진 대화내용의 진위 여부이다. 비록 대화내용이 불법적인 방법에 의해서 습득된 정보이기는 하지만, 도청 녹취내용이 매우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대화속 내용들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도청에 의해 습득된 내용의 사실 여부를 파악 하는데 있어서 분명한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내용상 불법 여부가 의심된다고 해서 무차별적인 조사가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이는, 당사자간에 법적인 책임소재 공방만 가중시킬 것이다. 김종빈 검찰총장이 "불법적으로 수집한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고 그것을 토대로 수사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다만 그 경위가 국민적인 큰 관심사가 되고 있어 사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사태 수습에 있어 수사 당국의 딜레마가 상당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법치에 의거하되 국민들의 진상규명에 대한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사태해결의 지혜를 모으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모든 것을 고려에 넣는다 하더라도, 도청 내용속에 담겨진 대화의 진위여부나 대선자금에 대한 실체는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 대화 내용속의 사실여부 뿐만 아니라 대선과정 중에 정치권, 기업, 언론 간에 있었던 불법 거래 진상과 전반적인 유착관계를 규명하는 작업도 반드시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위한 시민회의 www.cubs-kore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