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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게임 중독 후유증 무섭다"

취업난, 진로고민, 현실도피
사회 부적응. '폐인'. 입원. 사망에 이르러...

최근 심각한 취업난과 진로로 고민하는 대학생 등 청년층이 정신적 압박을 못 견디고 인터넷 게임 중독에 빠져 사망하거나 병원에 장기입원하는 등 '후유증'이 심각하다.
#인터넷 게임하다 사망=취업 준비중인 황모(24. 아주대 컴퓨터공학과 4년)씨는 요즘 인터넷 게임의 중독성에 몸서리치고 있다.
군 제대 후 3학년으로 복학한 동아리 선배 홍모(26)씨가 지난 달 17일 분당에 있는 단골 PC방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머리를 크게 다쳐 분당서울대 병원으로 실려간지 5일 만에 숨졌기 때문이다.
컴퓨터공학과 전자공학을 복수전공하며 평균 학점도 A로 앞날이 보장됐던 성실한 선배였기에 그 충격은 더욱 크다.
황씨는 "홍선배가 다치던 날 새벽까지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며 "홍선배가 게임을 하다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에서 화장실을 가다 발을 잘못디뎌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 것이 화근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폐인'되거나 '자해'로 입원=방학을 맞은 이모(22.한양대 컴퓨터공학과 3년)씨는 매일 눈 뜨자마자 컴퓨터 전원부터 켠다.
메신저로 친구와 대화를 나누며 최근 유행하는 농구 게임을 하기 위해서다.
지난 2일도 이씨는 집에 틀어박혀 메신저를 통해 친구와 접속 후 밥도 먹지 않고 게임을 했다.
오후에는 친구 박모(22)씨외 3명과 만나 인근 PC방으로 향한 후 밤늦게까지 게임을 하다 술을 마시고 3일 아침 9시에 귀가해 오후 1시까지 잠을 잤다.
일어나면 같은 하루를 반복한다.
이씨는 그 외에는 집 밖으로 거의 나가는 일이 없고 시력은 라식수술을 받아야 정도로 나빠졌다.
3일 오후 수원 조원동 모 PC방에서 만난 이씨는 "게임을 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며 "취업과 진로를 생각하면 답답하긴 하지만 걱정해봤자 달라질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취업 공부하라는 부모님의 눈치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아 오히려 더 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4월 전방 중부전선 사단에 입대한 이모(25)병장은 입대 전부터 리니지 게임에 중독됐다.
군대에서 좋아하는 게임을 할 수 없었던 이병장은 결국 작년 6월 우울증으로 군 병원에 입원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올해 1월은 게임중독으로 휴가복귀가 지연됐고 2월에 충동적으로 자해소동을 벌였고 결국 군병원에 재입원했다.
그는 4월부터는 군단의 심리 치료프로그램인 '비전캠프'에 입소해서 현재 적응 치료 중이다.
#전문가 의견=정보통신부 산하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관계자는 "실태조사 결과 올해 청소년 인터넷 중독은 지난해 비해 5% 낮아진 반면 20대(20대 초반 5.8년, 20대 후반 6.1년)의 인터넷 이용 기간이 높고 주중 노출 시간이 많아 문제되고 있다"며 "게임중독으로 고통받는 청년층은 가족의 관심과 상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은 물론, 사회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선입견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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