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가까이 지켜온 균형재정이 깨진 것은 지난 외환위기 직후였다.
이때 국민 모두는 적자재정에 따른 추경예산 편성문제가 몰고 올 후유증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았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후 무려 28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적자 국채를 찍어내는 나라 살림살이가 계속돼 왔다.
기획예산처는 적자재정 편성이 습관성으로 빠져들지 않을까 고민을 거듭해 오다가 현 정부가 들어서는 2003년부터는 균형재정을 달성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 해에도 3조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해야 했고, 이듬해도 전해와 다름없는 적자재정이 되풀이 됐다. 그러다가 결국 2004년에는 1조280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부채를 추경예산을 통해 늘려놓고 말았다.
추경예산은 천재지변, 전시 등 비상사태에 한해서만 편성하는 것이 상례이다.
평시에는 상황이 아무리 나쁘더라도 추경예산 편성은 하지 않는 것이 경제원리이다. 재정지출 확대가 근본적으로 경기회복에 효과가 없음은 학계에서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예컨대 일본 정부는 1992년부터 2000년까지 9차례에 걸쳐 123조엔을 퍼부었지만 장기 불황에서 탈출하지 못한채 재정은 결딴났으며, 엄청난 빛더미를 후대에 물려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추경이 경제체질을 망가뜨리고 국고를 소진시켜 정작 추경이 절실한 위기상황에 부딪쳤을 때는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당국자들이 아는지 모르는지 참으로 딱하기 이를데 없다.
정부의 발표대로 올해도 5조원 안팎의 추경을 책정한다면 지난 8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8년 내내 추경으로만 36조원을 쓰는 꼴이 된다.
가불과 외상이 일상화된 살림살이가 그렇듯, 한번 가불경제에 익숙해지면 보다 심각한 위기에 처했을 때 대체할 방법이 없게 된다. 현재와 같은 국가재정 운영으로는 돈이 생기더라도 좀처럼 빚을 갚아 나갈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재정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사라지고 만다.
가불경제가 끝내는 남미형 지불 불능사태를 유발해 왔음을 위정자와 관계당국은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