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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일 없도록

오세창 민주평통자문회의 동두천시협의회장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미림팀장 공운영의 X-파일 도청테이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라 온 세상의 호떡집에 불이 났다. 이번 도청사건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려면 온 지혜를 모아야 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나라 전체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 휘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도청이란 상대(相對)의 허락도 없이 몰래 도둑질하듯 귀로 듣듯이 녹음기(錄音器)에 녹음테이프로 재생할 수 있도록 기계적 녹음을 말한다. 과학문명이 발달되면서 공상과학(空想科學)에 있음직한 도청장치가 난무(亂舞)하는 현시대에 도청 노이로제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법무부가 지난 6일 입법 예고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은 전기사업자의 협조 의무규정은 새로 두고 있다. 이번 도청사건의 노파심으로 국가정보원과 법무부 관계자들은 합법적인 감청의 길은 열어 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마저 제한한다면 국가 안보에 구멍이 뚫릴 수 있고 유괴(誘拐)와 같은 범죄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취 주사약은 수술환자에게 투여(投與)할 때 한 생명을 살리지만 범죄용으로 사용할 때는 한 생명을 죽이게 되는 것이다. 전 국가안전기획부의 도청 X-파일 유출(流出) 사건은 김영삼 정권 시절인 1993년부터 1998년 2월까지 5년간 국가안전기획부의 비밀도청특수조직인 미림을 통해 정계 재계 법조계 언론계 인사들을 불법적으로 도청한 것이 드러난 것이다. 당시 미림팀장이던 공운영은 지난달 ‘대통령을 빼고 최고위층 인사들이 모두 도청대상에 포함됐다’는 기막힌 사실을 폭로했다. 도청으로부터 오는 사회적 병폐와 권력과 재벌의 병리(病理)는 외부로부터 위험 못지 않게 체제 전체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자해(自害)를 기도한 공운영은 자술서에서 MBC측이 보도한 삼성 관련 도청테이프는 자신이 안기부에서 도태(淘汰)될 것에 대비해 밀반출(密搬出)해 보관해 오던 것인데 재미교포 윌리암 박을 통하여 MBC에 유출된 것이라 했다. 지난 1998년 같이 퇴직한 안기부 동료로부터 소개받은 재미교포 윌리암 박의 정체(正體)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 정보기관이나 수사기관에 근무한 사람들은 보안(保安)을 우선적으로 지켜야 한다. 그 직무(職務)에서 떠나도 공적(公的) 중요한 일들은 무덤까지 가져가야 한다. 자기 뜻대로 이루지 못한다 하여 상사 동료들을 배신하고 한때는 앞장서서 일을 저질러 놓고 이제 와서 홧김에 불을 질렀는지 몰라도 어떻게 이런 자질(資質)의 사람을 믿고 국가정보일을 맡길 수 있겠는가. 이번 도청사건은 국가기관의 필요한 감청도 있을 수 있으므로 심사숙고(深思熟考)해야한다. 지금도 국정원에서는 합법적인 감청이 3년간 4배에 가까이 급증했다는 것은 그만큼 범법자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도 안보 범죄 수사 테러 인질예방을 미리 차단(遮斷)시키기 위해서도 도청 및 감청을 하고 있다. 일본은 총기 밀매 조직범죄의 살인집단 밀항 마약으로 인한 감청이 있으며 독일에서는 수사기관의 감청 뿐 아니라 일부 도청까지도 허용하고 있다. 범죄 수사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형사소송법에 의한 도청 및 감청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선진국의 경우(境遇)이다.
우리나라는 다른나라와 달리 남과 북이 대치(對峙)하고 있는 상황(狀況)에서 국가안보에 의한 정보수집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切實)한 시점에 와 있다. 과거 잘못된 관행(慣行) 때문에 국가 최고 정보기관인 국정원을 해체(解體)해야 한다는 일부 정치인의 잘못된 생각은 위험천만(危險千萬)의 일이다. 정치권 X-파일 정국(政局)에 따른 공개여부가 사안인 본질인양 전략적 다툼만 벌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테이프 공개를 원한다면 법적인 안전성을 위한 법리까지 외면하면서 여론을 쫓는 것은 예외(例外)시켜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올바르고 냉정하게 정치지도자들이 중심을 잡고 국민을 올바른 방향으로 설득하면서 이번 기회에 진정한 국민화합으로 다시는 이 땅에 개인 도청 X-파일이라는 것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다짐을 하고 국론(國論) 결집에 앞장서야 할 책무(責務)는 정치인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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