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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예술교육의 현실을 돌아보며

최창의 경기도교육위원

우리 교육의 문제점으로 누구나 입시경쟁의 병폐를 꼽는다. 지금 대학입시 중심의 교육은 초,중등 교육을 그릇되게 종속시켜 시험 점수를 따기 위한 수단으로 굴러 떨어뜨리고 있다. 더구나 아이들의 심리를 마음껏 표현하고 다양한 감수성을 기르는 창조적 원천인 문화 예술교육도 근본이 망가져 걱정을 더해 준다.
교육의 모든 과정이 문화예술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우리 학교교육에서는 그 구분이 뚜렷하게 나뉘어 있는 편이다. 우리의 예술 교육은 주로 교과교육 중심으로 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교과가 미술, 음악 정도이겠다. 또다른 교과에 편성된 연극이나 무용도 부분적으로 포함할 수 있겠지. 그래서 교과 교육의 상황을 살펴보는 게 문제를 접근하는데 정확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먼저 우리 미술 교육의 실상은 어떤가? 미술 교육 분야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먼저 그림 그리기를 살펴보자. 아이들은 대체로 유아 교육 과정에서 그림을 많이 그리지만 그 근본을 이해하거나 과정을 즐기고 느끼는 교육이 아니다. 더욱이 예술교육에서 중시하는 자신의 마음을 담는 것도 소홀히 다뤄진다. 틀에 박힌 모양과 선을 잘 그리고 만드는 평가 결과에 치우친다. 그래서 아이들 그림에 다양한 개성이 사라지고 자유로운 상상력이 엿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유아 시기에는 그림 그리기를 즐거워하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아이들은 그림에 흥미와 자신감을 잃어간다. 그림은 생활 속에서 떠나가고 미술교과 시간이나 미술학원에서 하는 걸로 치부된다. 그리고 차츰 미술 특기로 상급학교에 진학할 특기생들과 교과 점수 때문에 수동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로 나눠진다. 아이들의 삶 속에서 그리기는 없는데 입시미술을 준비하는 아이들은 서양의 석고상을 죽자살자 그려대고 있기도 하다.
만들기는 차라리 옛 시절이 더 나았다. 의도적인 교육은 아닐지언정 아이들의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이뤄졌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때때로 흙장난을 하면서 진흙을 주물럭거려 이것저것을 만들며 놀았다. 또 동네 산에서 대나무를 쪼개 연을 만들고, 나무를 잘라 팽이도 깎고 썰매를 만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마저 요즘 아이들 세계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런 놀이를 할 기회도 없어졌을 뿐 만 아니라 흙은 옷이 더러워져서 못 만지게 하고, 칼은 위험해서 못 쓰게 한다. 그 대신 미술공부 시간에 책상에 앉아 찰흙을 주무르거나 색종이를 오리고 있다.
음악교육도 그다지 다를 바 없다. 아이들의 노래인 동요는 아이들 생활 속에 없다. 그저 학교 음악 시간에나 부르는 게 동요일 뿐 아이들은 텔레비전 속의 대중가요에 푹 빠져 있다. 그래서 아이들 모임이나 행사에서는 동요를 부르면 시시해하고, 학교 운동회나 학예회에서도 대중가요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아이들이 이렇게 일상에서 자기 노래를 잃어버리고 사는데도 사교육기관에서 피아노나 악기 한 가지쯤 배우는 것은 필수 과정이다. 학교에서 가장 많이 다루고 일상 생활에서 손쉽게 불 수 있는 리코더는 가볍게 취급된다. 그러고도 비싼 돈을 들여 학원에서 피아노를 두들기며 서양의 고전음악 음계를 반복하여 익힌다. 아이들은 음악 속에 살거나 즐기지 못하고 오직 음악 점수따기와 기능 훈련에만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무용이나 연극은 학교에서 가르칠만한 여건이나 환경도 안되는데다 이를 체계적으로 지도할 전문성도 부족하다. 그래서 특정한 행사가 열리면 아이들끼리 고작 대중 예술인들의 국적없는 댄스를 내보이거나 개그맨 흉내로 그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오직 점수따기 입시경쟁의 살벌한 싸움터에서 참된 문화예술 교육은 제 자리를 찾을 수 없다. 진정한 문화예술 교육은 아이들의 심성을 아름답게 가꿔주고 영혼을 성숙하게 한다. 표현의 즐거움과 감상의 기쁨을 일깨워 주는 창조적 동력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부터 교육부와 문화부가 공동으로 시작한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종합계획’은 학교의 문화예술 교육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적절하고 의미있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학교와 지역사회 연계를 통해 사업이 알차게 진행되어 우리 학교현장에 문화예술교육이 활짝 꽃피워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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