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지식기반사회요, 지식정보화시대이다.
우리의 생존은 지식강국·숭문(崇文)국가로 가는 길 뿐인데, 책을 읽지 않고는 통하지 않는 얘기다. 최근에 다국적 여론조사기관인 NOP월드가 전세계 30개국을 대상으로 주당 독서시간을 조사한 바로는 한국인이 불명예스럽게도 꼴찌였다. 한국인이 책, 신문, 잡지 등 활자매체를 읽는데 할애한 시간이 고작 주당 3.1시간으로 1위를 차지한 인도국민 10.7시간의 3분의 1에 불과하였다. 30개국 평균치인 주당 6.5시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니 정말로 책 읽지 않는 국민으로 낙인찍힌 셈이다.
반면에 우리 국민은 TV시청에 주당 15.4시간을 쓰고, 컴퓨터 사용에 주당 9.6시간을 쓰고 있어 책은 TV는 물론 컴퓨터에 마저 자리를 빼앗긴지 오래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는 책이든 신문이든 간에 읽고 쓰고 이해하고, 판단·평가하는 습관은 없고 오직 쏟아지는 영상매체를 통한 지식이 전부인양 통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책과 거리가 멀다보니 사회의 품격(品格)이 떨어지고 깊이가 없음은 물론, 상식까지 통하지 않는 삭막한 사회로 치닫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영상매체와 오락문화의 발달은 이제 조금의 여가시간조차도 편안히 독서할 수 없도록 조장하고 있는 형상이다.
제대로 가는 사회라면 결코 손에서 책을 놓아서는 안 된다. 지식과 정보의 시대를 강조하는 오늘날, 책은 ‘지식의 보고’라고 흔히 말한다. '구슬이 서 말 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격언은 이러한 책에 아주 적절한 말이다. 한자어로 쓴 책(冊)은 바로 목간(木簡)을 묶어놓은 모습이 아니던가. 그런데 과연 꿰어진 구슬이 지식이나 정보뿐인가? '육체는 슬프다. 모든 책은 다 읽었다. 떠나자!'라고 프랑스의 시인 말라르메가 외쳤을 때, 그 책은 인간의 모든 지적 노력의 총체를 담고 있는 그릇임을 뜻한다.
책은 역사적으로 지식을 전파하는 가장 강력한 매체일 뿐만 아니라 그것을 보존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고, 인간을 계몽하며 문화적 전통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이해와 관용, 대화에 의한 행동을 이끈다. 따라서, 책이란 인류사회의 역사는 물론 지식과 지혜가 담겨있고 새로운 온갖 정보가 가득 차 있는 최고의 보물창고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는 까닭은 독자의 개인적인 욕구와 능력, 수용태도 및 관심도 등에 따라 각기 다를 수 있으나 대개는 다음의 4가지 중에 어느 하나로 귀착된다고 볼 수 있다. 첫째는 교양·수양을 위한 것으로서 정신적인 양식을 구하는 인스피레이션(inspiration)의 독서이며, 둘째는 지식을 쌓기 위한 것으로 학문을 연구하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의 독서이고, 셋째는 위안·오락을 위한 것으로 정서를 배양하는 레크리에이션(recreation)의 독서요, 넷째는 직업상 전문성 함양을 위한 프로페셔널(professional)한 독서를 말할 수 있다.
철학자 모티아 제롬 아들러 교수는 책읽기를 '버젓한 삶, 즉 자유로운 인간, 자유로운 시민의 삶을 영위하는 수단'이라고 하였다. 이처럼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자유시민의 지향적 목적이요, 변증법적 자기표현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책읽기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상대방의 생각을 헤아려보고,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는 스스로의 생각을 읽어보며 비판하고 자각하는 동적행위이며 사색인 것이다. 때문에 책을 읽지 않고서는 정보와 지식, 사고력과 비판의식 그리고 간접경험을 얻을 수가 없으며 개인뿐만 아니라 민족과 인류의 발전도 이룩할 수가 없는 것이다.
책을 읽지 않는 사회는 결코 창조적인 문화를 생산할 수 없다. 그러하기에 책을 펴면 앞길이 보이고, 나라의 미래까지 보인다. 책은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할 뿐만 아니라, 사회를 정화시키는 힘이며, 공동체문화를 구축하는 벽돌이다. 책은 사회의 보이지 않는 뿌리요, 정신의 기둥이며 문화의 열매를 맺게 하는 꽃이기도 하다.
우리들 독서의 들판엔 자투리 독서도 훌륭한 자양(滋養)이 된다. 책이 있어 책을 사랑하고, 책과 같이 사는 인생이 어찌 행복하지 않겠는가(人生有書 不亦悅乎).
인생이여 - 책이 있으니 또한 기쁘지 아니하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