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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壇法席 (야단법석)

김인범 한의원장

떠들썩하고 시끄러운 모습을 설명할 때 우리는 야단법석이라는 말을 종종 하곤 한다. 이 말의 원래 의미는 불교대사전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야단’이란 ‘야외에 세운 단’이고, ‘법석’이란 ‘불법을 펴는 자리’라는 뜻이다. 즉 야외에 단상을 마련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자리라는 뜻이 된다.
그런데 이 고귀한 말이 어째서 일상생활에서 흔히 경황이 없고 시끌벅적한 상태를 가리켜 쓰는 말이 되었을까?
석가가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했을 때 무려 300만명이나 모여들어 법당이 좁아 모인 사람들을 다 수용할 수 없게 되자 야외에 단을 세워 설법을 했다는 것에 유래를 한 것인데, 사람들이 많이 모이다 보니 질서가 없고 시끌벅적하고 어수선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고 있으면 야단법석이 따로 없는 것 같다. 경기침체와 부동산 시장의 과열로 인해 정부나 국민 모두가 정신이 없는 판에 대통령은 대연정이나 임기단축 등과 같은 폭탄발언을 수시로 뱉어내고 있다.
우리 헌정사에서 대통령직을 오래 하고 싶어 한 대통령은 여럿 있었지만 스스로 그만 두고 싶어 하는 대통령은 아마도 처음일 것이다.
물론 자신의 정치철학과 정책을 제대로 펼치기 어려운 정치상황을 어떻게든 타개하려는 노력으로 우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꼭 대통령과 여당만이 이러한 정국에 책임이 있다고 말할 수도 없다.
그러나 여야의 극한적인 대립과 지역주의 정치구도가 어제오늘의 일만이 아니고 현 정부 들어서 더 심화되었다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걱정하는 많은 현안들을 제쳐두고 국정의 최고 지도자가 지극히 정치적인 희망사항에 집착하고 있다면 어느 누구도 동의를 하지 못할 것이다.
선거에 의해 직무를 수행하는 대통령은 하기 싫은 사람을 억지로 끌어다 앉혀놓은 것도 아니고 국민들이 제발 맡아달라고 읍소를 해서 맡긴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 밖에 대통령의 적임자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여서 당선된 자리이다.
국민들은 우리나라의 최고 지도자로서 의연한 모습을 항상 기대한다. 어떤 어려운 상황과 여건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자신의 주장보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넓은 도량을 가지고 국정에 임하는 모습을 보기 원한다.
부처님이 야외에 단을 세우고 세상과 중생을 향한 고귀한 말씀을 들려주고 있을 때에도 그 주변은 말씀에 집중하지 않고 시끌벅적하고 어수선한데 하물며 앞에 선 사람이 모인 사람을 향해 위로와 희망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넋두리나 희망사항만 늘어놓고 있다면 청중들은 더 큰 혼란에 빠져 야단법석이 아니라 아비규환(불교에서 말하는 8번째 지옥인 아비지옥과 4번째인 규환지옥)이 되고 말 것이다.
경제침체와 북핵을 포함한 남북문제, 부동산 투기 과열 등을 시원하게 다 해결하는 대통령까지 바라지는 않는다. 단지 새로운 정치적인 문제를 제기해 국민들을 더 혼란스럽게 하지 말고 국민들을 위로하고 국민과 더불어 희망과 미래를 이야기하는 우리의 지도자이며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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