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 발동은 검찰권 독립을 훼손한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법치주의에 입각한 법정신을 일탈한 사건이다.
김종빈 검찰총장이 고민 끝에 일단 법에 규정(검찰청법 제8조)된 지휘권 명령을 수용하면서, 총장직을 사퇴한 것은 30여년 재직한 검사로서 최선의 길을 택했다고 할 수 있다. 단순 실정법 행사를 수용하되, 조직의 집단행동을 자제하면서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다 했다고 여겨진다.
김 총장은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법무부 장관의 지휘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장관의 조치가 정당한지 여부는 국민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천 장관의 지휘권 발동이 부적절한 이유는 첫째, 검찰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검찰청법 제8조의 입법취지를 왜곡, 행사했다는 점이다.
둘째는 경찰-검찰-법원의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구속수사의 가부 영역을 침해한 것이며, 셋째는 강 교수의 수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상반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민감한 사건에 대해 장관의 편향된 정치적 압력이 가해졌다는 점이다.
천 장관이 지휘권 발동의 명분으로 내세운 헌법에 규정된 국민의 신체적 자유와 인권보장을 위해 상대적으로 약한 피의자의 불구속 수사를 지시한 것이 아니라, 청와대와 집권 여당, 그리고 일부 학계-시민단체가 이미 강 교수의 불구속 수사를 주장하고 있는 사건에 대해 법무장관까지 가세한 것은 주무장관의 직분을 망각한 처사로 보지 않을 수 없다.
과거 권위시대에서 벗어나 민주화시대에 살고 있다는 표상이라고 할 수 있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시련을 당하고 있다.
강정구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혐의 사건은 한 사람의 학문적 견해를 넘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로 국론분열의 현상을 나타내고 있으며,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 남북관계의 민감한 안보사항과 연결된 사안이다.
정부는 자칫 정권 차원에서 남북간의 정치적 이벤트 추진에 발맞추어 공정한 사법절차를 좌우하려 한다는 의문를 갖지 않도록 이번 지휘권 발동 파문을 상식적으로 정리,수습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