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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나”

요즘 국민들은 너무나 혼란스럽다.
정부는 8.31 부동산 대책을 마련한 뒤 “이제는 정말로 부동산 투기가 잡히고 있다”고밝혔다. 하지만 대책발표 50여일이 지난 요즘도 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정부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정부와 시민단체가 벌이는 논쟁의 대표적인 이슈가 ‘공시지가의 시세반영률’이다.
정부는 “공시지가의 시세반영률이 91%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경실련은 “이같은 발표는 허위과장된 것이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는 최근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발표한 전국 토지의 공시지가와 실제 땅값의 시세를 비교 분석했다.
경실련은 분석 결과 정부발표 공시지가는 2천176조원에 불과한 반면 실제 전국 땅값은 5천195조원으로 공시지가의 2.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서울,경기도,지방 대도시 등 8개 지역, 총 132개 필지의 지목별, 용도별 공시지가와 시세를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며 “공시지가의 시세반영률은 42%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땅값 상승률에 대해서도 정부와 경실련은 극명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참여정부 집권이후 땅값은 9.8% 밖에 안 올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경실련은 “참여정부 집권이후에도 29%나 올랐다”고 맞서고 있다.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장은 “정부는 8.31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면서 땅값이 2000년 이후 현재까지 21%,참여정부 집권이후에는 9.8% 올랐다고 했지만 이번 분석 결과 2000년 이후 80%가, 참여정부 집권이후에도 2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민들은 땅값이 몇 배나 오른 것을 몸으로 체감하고 있는데 정부는 별로 오르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엉터리 통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본부장은 또 “정부는 8.31 대책대로 보유세를 부과하게 되면 2009년에는 5조8천억원을 걷어들인다고 했으나 이는 시가대비 0.11%, 공시지가에 대비해서도 0.27%에 불과해 정부가 밝힌 실효세율 1% 또는 0.61%에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며 “그러나 야당을 비롯 일부 언론에서 세금폭탄 운운하며 이마저 축소하려고 하는 것은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상당수 서민들도 부동산 대책에 고개를 갸우뚱 거리고 있다. 8.31 대책이후 중대형 평수의 아파트 매매가는 하락했지만 소형평수 아파트의 매매가나 전세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있다. 매매가나 전세가 모두 하락하고 안정되기를 기대한 서민들로서는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내집을 마련하거나 건전한 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은 의구심만 커질 수 밖에 없다.
해법은 뭘까?
부동산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시·도별로 총액만 발표되는 공시지가를 시·군·구 단위로 지목별, 용도별로 공개할 것 등을 골자로 하는 공시지가산정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혁이 요구된다.
경제학자들은 “부동산 정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관련 데이터들을 정확하게 관리하고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정책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충고한다.
경실련 정책위원장인 이의영 교수(군산대.경제학)는 “정부는 부동산과 관련된 각종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때 그때 처한 상황에 따라 자신들에게만 유리한 엉터리 통계만을 내놓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정부가 당연히 나서서 해야 할 발표를 시민단체가 해야 할 수 밖에 없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자괴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경실련은 부동산 거품과 그와 관련된 부패의 실체에 대해 올바른 정보와 수치를 가지고 국민들에게 알려나가는 데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누구든 어렸을 적 한 두번 쯤은 겪은 적이 있을 것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심하게 다툰 뒤 상대방에게 잘못이 있다며 ‘이혼하자’는 말까지 나오면 자식들은 가슴이 답답하고 터질 것 같았다. 이럴 때 자식들은 눈치만 보며 새우잠을 자야 했고 차라리 집을 나가고 싶었다.
부동산 정책관련통계를 놓고 ‘극과 극’을 달리는 정부와 시민단체.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서로에게 돌리며 다투는 여·야.
“골치가 지끈거려 이민가고 싶다”는 국민들이 많아질까 걱정된다.
김찬형(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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