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직후에는 우리 산들도 지금 북한의 산처럼 헐벗은 민둥산이었다.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산 가꾸기에 총력을 기울여 지금은 숲 가꾸기에 성공한 나라로 손꼽힌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숲 가꾸기엔 성공하였으나 숲을 활용하는 데까지는 미치지 못하였다. 근년 들어 산림청과 농림부에서 산림을 활용하는 데에 정성을 쏟고 있는 모습을 본다. 나는 젊은이들에게 확신을 가지고 일러준다. “숲 속에 길이 있다. 도시에서 얼쩡거리지 말고 산으로 가라. 산 속에 젊은이들이 평생의 보람을 거둘 자원들이 숨겨져 있다.” 한국 산에는 약초들이 풍성하게 자라고 있다. 두레마을이 있는 동두천 왕방산에도 마찬가지이다. 두레마을이 관리하는 10여 만 평의 산에는 머루, 다래로부터 도토리, 돼지감자, 머위나물, 곰보배추, 엉겅퀴, 도라지, 개똥쑥 등의 약초가 지천에 자라고 있다. 도토리를 발효하여 효소와 식초를 만들고 돼지감자는 당뇨에 특효약이다. 머위나물은 치매 예방에 탁월하고 엉겅퀴는 간을 보호하는 약재이다. 도라지는 미세먼지를 방어하는 유일한 약초이고, 개똥쑥은 2015년 중국의 여성학자 투유유 박사가 연구하여 노벨의학상을 받은 약초이다. 두레자연
북천 /유홍준 구름 같은 까마귀떼 저 하늘을 쪼았다 뱉는다 하늘밖에 더 뜯어먹을 게 없는 눈뜨지 마라 파먹을라 동안거에 들어간 하늘의 얼굴이 산비탈처럼 말랐다 두 볼에 골짜기가 패었다 하늘 눈(目)에서 피가 흐른다 서산마루를 타고 흘러내린다 주둥이마다 피를 묻힌 까마귀들이 앞산 넘어간다 금방, 캄캄해진다 - 유홍준 시집 ‘나는, 웃는다’ / 창비·2006년 북천, 어둠과 추위, 죽음이 연상되는 북쪽, ‘북천’이라는 이름은 저승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얼어붙은 뗏장 같은 논바닥 위에 새까맣게 앉아있던 까마귀 떼, 한꺼번에 날아오르며 하늘을 시커멓게 뒤덮던 그 하늘 그 들판이 떠오른다. 시인의 소월시문학상 수상작 ‘북천-까마귀’는 바로 이 ‘북천‘의 연장선으로도 보이는데, 그것이 北川이든 北天이든, 북천은 늘 시인의 모티브이자 추동력이며 시의 궁극이라고 한다. 시인이 바라본 하늘은 우리가 언젠가는 가야만 될 하늘이다. 이 시집 제목 ‘나는, 웃는다’와 반어법 선상에 있다고도 보인다. /김은옥 시인
지난 금요일 법원은 2012년에 개통된 이래 누적적자가 3천676억 원에 이른 의정부 경전철에 대하여 파산을 선고했다. 이는 전임 김문원 시장(2002~2010)이 추진했던 사업인데 안병용 현 시장(2010~)은 후보시절부터 경전철은 시의 재정을 축내고, 시민을 위한 설계가 잘못되어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비판하였다. 하지만 복잡한 투자구조와 이해관계로 이를 중단시키지 못했고, 개통 5년도 안 되어 결국 파국을 맞게 되었다. 1조 원대 빚을 남긴 용인 경전철과 2천124억 원의 적자를 낸 부산 김해 경전철 모두 선심성 공약과 뻥튀기 수요예측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의정부의 경우 이용객이 하루 7만9천여 명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하루 최대 1만5천여 명에 불과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능력이 턱없이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면 정치적 의도로 그렇게 왜곡된 결론을 내놓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실천 못할 공약은 국민을 속이는 일 공교롭게도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 무산과 함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대국민 사과가 보도되었다. 임 실장은 “선거캠페인과 국정운영이라는 현실의 무게가 기계적으로 같을
우리나라는 2015년 한 해 1만3천513명, 즉 인구 10만명당 26.5명이 자살로 사망했다. 또한 2003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나타내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보다 자살률이 높았던 핀란드와 일본의 경우 국가적인 대책 프로그램을 시행한 뒤 자살률이 감소했다. 국가적인 관심과 예산 투입이 실제 자살률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필자는 이번 칼럼을 통해 자살시도자 관리의 중요성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한다. 2013년 우리나라 자살실태조사 결과 자살시도자의 자살 사망률은 일반인의 20~30배로 나타나 가장 위험한 자살 위험군이 자살시도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자살을 1번 이상 시도한 사람에게 가족 및 사회적인 관심과 예산을 집중하여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자살률을 낮추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된다. 자살시도자를 관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상당수 자살시도자들은 응급실을 통하여 병원치료를 받게 되기 때문에 응급실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 자살시도자 관리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3년부터 27개 대형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유정복 인천시장이 29일 삼산농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비와 자매 /신영배 비와 길과 우산 하나 소녀와 소녀가 붙어서 간다 우산 밖으로 미는 장난을 한다 비와 나무와 우산 하나 동생이 나무속으로 들어간다 비와 장미와 우산 하나 언니가 장미 속에 빠진다 길과 우산 하나 소녀와 소녀가 보이지 않는다 언뜻 나타나 푸른 언뜻 나타나 붉은 물송이 소녀와 소녀가 우산을 높이 드는 장난을 한다 검은 하늘 속으로 나무와 장미와 새와 시를 읽어 내려가는 리듬이 명랑하다. 풍경이 눈에 잡힐 듯 사랑스럽다. 피아노의 건반을 두드리듯 비의 리듬을 타고 소녀와 소녀는 음악이 된다. 하나의 우산 속에서 다정하게 붙어서 가고 있다. 자매인 이들은 비를 놀이터 삼아 마냥 즐겁게 장난치고 있다. 비에 젖은 소녀의 모습이 칸나의 붉은 입술을 상기시키며 서로 떠밀어 비를 맞게도 하다가 다시 붙어가다가 이들의 깔깔 거리는 웃음소리가 빗줄기를 타고 들리는 듯 경쾌하다. 비와 나무와 우산이었으므로 언니는 장미 속으로 빠진다. 드디어 둘 다 우산을 버리고 더불어 빗줄기가 된다. 마치 언뜻 나타나 푸른 이었다가 붉은 물송이로 옮겨가는 장면 장면이 마냥 사랑스럽다. 비는 이들에게 즐거운 놀이터다 비 내리는 날 나도 소녀의 푸른과 붉은 사이에 있고 싶다. /
비가 하늘의 뜻으로 내려지는 것이라 여긴 옛사람들은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냈다. 조선의 임금 중 기우제를 가장 많이 지낸 이는 태종이다. 재위 18년 동안 한 해를 빼고는 매년 기우제를 지냈다. 그는 죽음직전에도 비를 내려달라고 기원했다고 한다.‘임하일기’엔 태종의 이 같은 절박함을 표현한 글이 기록돼 있다. “날씨가 이와 같이 가무니 백성들이 장차 어떻게 산단 말인가. 내가 마땅히 하늘에 올라가서 이를 고하여 즉시 단비를 내리게 하겠다.” 태종의 지성이 하늘을 움직였는지 이튿날 승하하자 큰 비가 왔다고 하는데, 이후로 매년 태종 기일인 음력 5월10일 비가 내렸으므로 사람들이 이를 ‘태종우(太宗雨)’라고 불렀다고 한다. 가뭄에 선조들은 이처럼 종교 문화적으로 접근, 반응했다. 비를 기다리는 일 외에는 당장 뾰족한 방법이 없는 현실을 하늘에 의지해 타개하려는 눈물겨운 고육지책이 아닐 수 없다. 역사도 근 2천년이나 됐다. 규장각에는 인조부터 고종까지 253년간 행한 1천811건의 기후의례를 담은 ‘기우제등록’이 전해진다. 기우제 풍습은 우리나라 뿐 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공통이다. 중세 영국에서는 대기를 흔들어 비를 만들려고 마을 교회의 종이나 큰 북을
내심 기대도 했다. 환경부의 떠밀기 덕분에 우려했던 폭탄을 맞은 수원시에 장관께서 직접 방문한다니. 국가직들의 변함없는 뻣뻣하고도 무책임한 행태로 촉발된 민·민·관 간 사상 초유의 갈등을 겪고 있는 지방정부를 찾는 장관이라면 그냥 오지는 않겠지 하는 막연한 희망이 없었다면 거짓말일게다. 더구나 국민과의 소통을 최우선 한다는 대통령이 취임한 지금, 김진표 국회의원 등 수원 출신 정치인들의 약진 속에 지역의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는 마당에, 대선에 앞서 “지방 일은 지방에서”라며 면피에 급급하던 환경부와 장관은 아닐꺼라는 믿음은 여지없이 박살났다. 가뭄의 직격탄을 맞은 곳들이나 수질오염의 대명사들은 젖혀둔채 한강청과 경기도 등의 공직자들을 대동해 수원을 찾은 장관의 행선지가 ‘광교상수원’이 아닌 일왕저수지 비점오염저감시설이라니. 누가 봐도 ‘방문기념용’이 분명한 사진 속 수원시 제1부시장의 각 잡힌 브리핑과 환하게 웃는 직원 모습은 ‘수부도시란 자위 속에 새삼 느껴지는 변방의 역차별’이라는 주변의 탄식에 고개를 끄덕이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조심스럽고 어렵
우리나라는 타 국가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발전한 경제·문화를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만큼 초고속으로 성장·변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우리 소방조직 역시 급변하는 변화 흐름에 맞추어 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하여 그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소방조직이 생긴 이래로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오히려 더욱더 가속화 되는 문제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소방출동로 확보에 관한 사항이 되겠다. 화재의 경우 골든타임 5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하여 초기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재발생 후 5분 이상 경과하면 화세가 급격히 커지고 연소범위가 급격하게 넓어져 그만큼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되는 것이며, 초기에 적은 소방력으로 대처할 수 있는 화재를 많은 소방력을 투입하여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소방이 때로는 신호를 위반하며 신속히 출동을 하는 것으로 소방통로가 확보되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소방차 전용도로가 별도로 지정되어 있다면 소방통로 확보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기에 도로의 차들이 출동하는 소방차에 양보를 하지 않는다면 소방통로 확보는 딴 나
본보 5월 19일자 등에 보도된 ‘레지던시 회비는 어디로?’ 제하 기사에서 ‘당시 레지던시가 아닌 한 갤러리 계좌로 회비를 입금 받았다’는 내용과 관련해 행궁동레지던시운영위원회 계좌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고, 회비는 본래 간사의 인건비 성격으로 받기 시작했으며 운영위원회 측은 당시 정기 회의 등을 통해 회비 사용 내역 공개 등을 실시한 사실을 알려와 이를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