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다 /박설희 나무들도 가슴을 칠까, 숨쉬기가 팍팍하다고 땅이 무너져 내리는 절망감에 부르르 떨까, 수십 년 살 섞은 흙과 함께 동여져 밤길 실려 갈 때 속도가 일으킨 바람과 사납게 자신을 흔들고 간 바람을 구별할까, 흙 그러모아 몸을 세우려 애쓰다가 아스팔트에 막혀 뿌리를 더듬거리며 사방이 벽이라고 탄식할까, 이 꼴 저 꼴 다 보기 싫어 칵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가지를 푹 늘어뜨릴까, 잎을 틔어내는 것도 꽃 피우는 것도 그만두고 열매 맺는 것은 더욱 그만두고 눈 감고 입 틀어막아 이번 생은 글렀다고 다음번엔, 이라고 다짐하며 스스로 봉인할까, 품고 살던 생명들 다 그만두고 -시집 ‘꽃은 바퀴다’ 이 시를 대하니 나무의 숙명과 인간의 숙명이 어쩌면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여 화자는 자신의 심상을 나무에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 혼돈의 시대에 가슴 칠 일 얼마나 많은가. 동고동락하던 기존질서를 떠나 이역에 안착해야 하는 일도, 사방이 꽉 막힌 벽이어서 절망에 몸부림치는 일도 비일비재할 것이다. 결국에는 자신에게 의탁하는 모든 친연을 버리고 다 그만두고 싶다는 이 최후의 선언을 죽어가는 나무에게서 발견하는 일이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에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다. 10일부터 새 대통령의 집무가 곧바로 시작된다. 압도적 지지는 아니지만 신성한 주권행사를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은 대통령이기에 낙선한 다른 후보들도 이젠 선거에서 서로 갈라지고 등을 돌린 국민을 어떻게 통합시켜야 할지, 나라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오늘 출범할 문재인 정부는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사상 유례 없는 상황에서 급박하게 치러졌고 또한 비선 실세들과 대통령 주변의 환관정치로 하여금 국격(國格)이 무너지고 대통령이 느낀 자괴감을 뛰어넘는 상실감이 아직도 국민들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의 온갖 잘못된 모습을 보아왔기에 선거운동과정에서 ‘적폐청산’을 최우선의 구호로 내세웠던 터라 더욱 그렇다. 사회의 구조가 점차 맑고 투명해지는 상황에서 반칙과 비리는 사라질 것이라는 국민의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안심은 금물이다. 또다른 엉뚱한 세력들이 발호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 정부는 이를 철저히 경계해야 할 막중한 책무가 있다. 곧 구성될 청와대 비서진들을 측근 비선
추운 겨울이 가고 봄이 온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여름이 온 것 같다. 미세먼지가 극성이지만 가끔은 맑은 하늘을 볼 때면 이유를 알 수 없는 행복감이 간혹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던 중 내 몸을 이곳 저곳 살펴보다가 문득 “어?” 하고 놀라며 “이거 큰병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경험을 가끔씩 하게 된다. 흉부외과 진료실에서 환자를 진료하다가 가끔씩 보게 되는 병 아닌 병에 대하여 몇 가지 정리를 해보자. 먼저 티체병(Tietze’s disease)이다. 빗장뼈로 더 잘 알려진 쇄골의 끝부분(어깨쪽이 아닌 목 쪽 끝)이 붓고 아픈 현상인데, 본인도 모르게 진행하여 어느 날 문득 발견하고는 왼쪽이나 오른쪽이 다른 쪽보다 부어있는 것을 알게 된다. 당연히 불편감이 있고, 욱신거리고, 어떤 분들은 자꾸 뼈가 자란다고 하기도 한다. 또 압통이 있을 수 있으나, 다른 화농성 관절염이나 연부조직염과 달리 그 정도가 심하지 않고, 뼈가 많이 부은 듯 한쪽이 커 보이지만 초음파 혹은 CT 촬영을 해보면 부은 두께가 1∼2㎜도 되지 않을 정도로 부은 정도가 미미하다. 다른 종양성 질환이나 연부 조
경기도는 학생들의 여가 선용과 승마 인구 저변 확대를 위해 올해 초·중·고 학생 1만3천700여 명을 대상으로 ‘승마체험 지원사업’을 한다고 8일 밝혔다. 일반 학생은 10회 강습비의 70%를 지원받아 30%만 본인이 부담하면 강습을 받을 수 있다. 장애학생이나 저소득층 학생은 전액 무료다. 도는 6개 승마장을 유소년 전문 우수 승마장으로 선정해 학생 승마체험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은 해당 시·군 축산 부서나 학교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해마다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가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시청자마다 선택의 기준은 다양하겠지만 줄거리, 연기자, 작가, 연출자 등 많은 요소들 중 어느 한가지만이 아닌 그 모든 것들이 잘 어우러졌을 때 시청자들이 감동을 받게 되고 기억에 남는 드라마로 자리매김 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선거와 드라마는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 수많은 연기자 중에서 주연으로 발탁되는 과정은 흡사 본선거에 들어가기 전에 많은 예비후보자들이 경합을 벌이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동일시간대에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경쟁력 있는 연기자를 내세우는 것은 선거에서 타 정당이 누구를 후보자로 내세우는지 등의 정세에 따라 경쟁력 있는 최고의 카드는 던져야 한다는 점과 공통점이라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도 시청자와 유권자의 응원과 지지가 있어야 시청률이나 당선이라는 최종 목표에 도달하는데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은 드라마와 선거의 가장 큰 공통점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 요소보다도 드라마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탄탄한 구성과 연기력에 있다고 본다. 이러한 기반없이 아무리 인기 있는 연기자만으로 승부수를 던진다고 해도 드라마
오늘은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일이다. 당연히 온 국민의 관심은 여기에 집중돼 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마다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이며 후보별 득표율은 얼마나 될 것인가’가 화제의 중심이다. 간혹 이야기가 과열되어 다툼으로 번지기도 한다. 하지만 대선후보들의 유세가 절정을 이룬 연휴기간인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묵묵히 이웃을 위한 봉사를 멈추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송죽프라자 1층에서 홀몸노인들에게 무료 급식봉사를 하고 있는 참다솜봉사회(회장 정운자) 회원들이다. 수원시가 발행하는 인터넷 뉴스매체인 ‘e수원뉴스’에는 이대규 시민기자가 취재한 정운자 회장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정운자 회장은 올해 76세로서 그 자신도 노인이다. 어릴 때 방앗간을 하던 부모가 항상 남을 거둬 먹이고 재워주는 모습을 보면서 자란 때문인지 그 자신도 타인에게 베푸는 삶을 살게 됐다고 한다. 무료 급식봉사는 1989년 음식점을 운영하면서부터 시작했다는데 대상은 보따리 행상들이었다고 한다. 이들에게 밥값을 받지 않자 자신들이 팔던 물건을 슬그머니 내려놓고 가는가 하면 주방의 칼을 갈아주고 가기도 했단다. 따듯한 사람들이 사는 아름
선택의 날이 밝았다. 대한민국의 희망을 이끌어갈 제19대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다섯 명의 후보들도 치열했던 선거전을 오늘 자정까지 끝내고 투표상황을 지켜보며 겸허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릴 것이다. 이번 대선은 특히 과거 선거와는 차원이 다르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상 유례 없는 상황에서 새 지도자를 서둘러 뽑아야 했다. 그러기에 후보자들이 제대로 된 공약집 하나 만들지 못 했다. 여러 차례의 합동토론회에서도 상대 후보를 비방하기에 바빴다. 그래도 우리는 소중한 한표를 행사해야 한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 하더라도 기권하지 않고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오늘 대선은 새로운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다. 더욱이 여야의 긴밀한 협조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정치구조다. 그래서 후보마다 협치를 강조하고 있고, 이를 잘 이끌어나갈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나아가 나라가 다시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소통 능력과 도덕성, 국정 수행 능력을 갖춘 인물을 국가 지도자로 골라야 한다. 탄핵 정국에서 둘로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국민 통합의 덕목을 갖추고, 북한 도발과 미·중 갈등에서 나라를 굳건히 지킬 확실한 안보관을 지닌 후보가 누구인가도 살펴야 한다. 그래
하염없는, 분홍 /김효선 발끝까지 나를 안다고 했나요? 날마다 조금씩 어두워지는데도 분홍이라고 읽는 당신 기차는 종종 레일을 벗어난다 리본이 달린 것들이 나 여기 있어. 나야 나, 오빠들, 내 이름이 분홍이야. 코스모스가 흔들리는 건 얼굴을 알아보는 오랜 습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당신을 찾아 구름은 또 흘러간다 기차가 레일을 벗어나는 건 자주 있는 일이다 불쑥 비에 젖은 발톱에 분홍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다 -김효선 시집 ‘오늘의 연애 내일의 날씨’ 우리는 때로 타인에 의해 정의된다. 내가 가진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인식한 그 색은 내가 아니다. 하지만 당신은 극히 자의적인 그 해석을 고집한다. 나는 어두워지고, 그래도 당신은 나를 분홍이라 하고, 서로 마주 보던 기찻길 위의 당신은 레일을 벗어나 리본을 단 분홍, 분홍을 찾아 달린다. 그렇게 나의 세상 어디에도 없는 당신을 찾아 나는 구름처럼 흘러가고, 서로의 관계를 종국으로 치닫게 하는 이러한 배반의 감정은 발끝까지 나를 안다고 했던 당신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결국, 서로 이해할 수 없는 평행선에서 어느 한쪽이 먼저 비에 젖은 발톱에 상대가 원하는 색의 매니큐어를 칠해야 다
‘투표는 애국민의 의무’ ‘기권은 국민의 수치’ ‘총선거로 독립문은 열린다’ 1948년 5월 10일 첫 총선의 투표 독려 표어들이다. 구호가 영향을 미친것은 아니겠지만 선거가 처음 도입되고 제도도 지금과 달랐지만 당시 투표율은 95.5%를 기록했다. ‘현명한 선택만이 우리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중앙선관위가 19대 대선 투표를 독려하면서 국민들의 투표 참여를 호소한 표어다. 선거 때마다 낮아지고 있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이처럼 독려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국민 투표 참여는 별반 늘지 않고 있다. 대통령 선거만 보더라도 김대중 후보가 당선된 지난 1997년 15대 대선 투표율은 80.7%였다. 하지만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 2002년 16대 대선의 투표율은 70.8%로 낮아졌고 이명박 후보 당선된 2007년 17대 대선 득표율은 63.0%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렇다면 오늘(9일) 치러질 19대 대선 투표율은 어느 정도일까. 26.0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 투표율을 감안 하면 20년 만에 80%대 투표율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으나 역시 결과는 알 수 없다. 다만 선관위 여론조사에서 ‘이번 대선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86.9%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