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논개 바위- /천융희 저 홀로 모로 누운 당신의 침묵은 적멸의 길에 던져진 한 권의 책이다 여백 가득한 어록들 바람에 제 몸을 적신 유등이 수면 아래 직방, 흘림체로 필사한다 더 이상 각주는 달지 않는다 다만, 허공의 낱장마다 댓글처럼 번져가는 정신(精神) 사물에게 정신을 불어넣는 일은 쉽지 않다. 사물에다가 생명을 불어넣고 의미를 붙인다는 것도 쉽지 않다. 우연히 사물과 만남으로 사물이 던져주는 직감으로 시를 쓰기도 한다. 직관에 의한 직감으로 시에 이르기도 한다. 시를 사물에서 길어올리는 작업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므로 그러한 작업 과정으로 태어난 시이므로 아름답고 귀할 수밖에 없다. 논개바위를 책으로 하여 책은 모든 정신의, 그리움의, 사랑의, 역사의, 꿈의 집산체이므로 책은 눈앞의 책에서 바람의 책으로, 꽃의 책으로, 허공의 책으로, 하늘의 책으로, 우주의 책으로, 우주의 의미로 확장되어 나간다. 그것이 시인의 정신이자 논개의 정신이고 세상의 정신이자 우주의 정신이다. 논개바위란 책을 읽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고 강물이고 이슬이고 새소리고 세월이고 봄이다. 바위에서 책으로 우주로 풀어가는 시인의 알뜰한 손길이 느껴지는 시다. 먼 남쪽에서 시인으로 단
수필가 이양하는 ‘신록예찬’에서 “신록에는 묘한 힘이 있다”고 했다. 이유는 인간에게 위안과 기쁨을 주며, 세속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온전히 하나가 되는 상태를 선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난해도 모든 것을 다 가진 듯하고 기대하는 바가 없어도 모든 것을 가져올 듯한 때’, 자신은 모든 초록을 다 좋아하지만 그 시기가 가장 짧은 이때의 담록(淡綠)을 가장 좋아한다고도 했다. 굳이 이 같은 표현을 빌리지 않아도 5월 하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초록빛 서정으로 물든다. 시인들이 앞 다투어 5월에 대한 상념을 노래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바람은 넘실 천(千)이랑 만(萬)이랑/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꾀꼬리는 여태 혼자 날아볼 줄 모르나니/암컷이라 쫓길 뿐/수놈이라 쫓을 뿐/황금빛 난 길이 어지럴 뿐/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산봉우리야, 오늘밤 너 어디로 가버리련?” 읽을 때마다 자연 속을 거닐게 하는 김영랑의 시 ‘오월’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5월이 담록의 봄날처럼 마냥 새뜻한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떨어져 누운 꽃잎이 생각나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 딸 내보낸다.”는 말이 있다. 봄 햇볕은 자외선이 강해서 딸을 아끼려는 의미라고 한다. 그런데 며느리는 또 사돈의 딸이 아닌가? 사돈이 “왜 봄볕에 내 딸을 내보내는가?”라고 항의하면 뭐라고 설명할까? 명절에 며느리가 친정 간다고 눈치를 주면서, 딸은 왜 아직 안 오나 기다리는 시어머니 이야기도 같다. 요즘은 고부간의 갈등뿐 아니라 친가보다 처가와 가까이 지내다 보니 장모와 사위간의 갈등도 심해졌다고 한다. 이러한 가족 간의 갈등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층간 소음이나 층간 흡연 문제 등 이웃 간의 갈등은 살인사건도 만들어 낸다. 혐오시설의 설치를 둘러싼 지자체 간의 갈등, 청년실업과 조기퇴직 문제 등 세대 간의 갈등, 노동유연성을 주장하는 사용자측과 최소한의 생존권을 주장하는 노동자 간의 노사갈등, 정치권의 사사건건 대립 등 도처에 갈등이 만연해 있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처럼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갈등을 피할 수 없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 하나만 실천한다면 다 해결될 수 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라는 말인데, 그렇지
유명산의 울창한 휴양림이 지평선과 맞닿고 청평호의 청명함이 반사되는 가평의 하늘은 유독 푸르다. 그런데 가평의 하늘이 오늘날 이처럼 푸르를 수 있는 것은 비단 가평의 강산 때문만은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65년 전 영연방(Commonwealth)의 푸른 눈을 가진 용사들이 아니었다면 오늘날 가평의 하늘은 지금과 같이 푸르지 못했을 것이다. 이에 가평의 푸른 하늘을 지켜낸 이들의 분투를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 2014년 기준 영국연방에는 54개국이 포함되나 후술할 가평전투에 참가한 영연방 27여단은 뉴질랜드, 영국, 캐나다, 호주의 4개국 장병으로 구성되었다. 더 구체적으로는 뉴질랜드의 16포평연대, 영국의 미들섹스대대, 캐나다의 프린세스 페트리샤 제2대대, 왕립호주연대 제3대대로 구성된 연합 여단이 춘천에 주둔하고 있었다. 이들은 국군 6사단 및 미 5기병대대와 함께 1951년 4월23일~4월25일의 3일간 이어진 가평전투에서 제5차 공세의 일환으로 진행된 중공 118사단의 압도적인 전력을 격퇴했다. 사실 지평리 전투로 중공군의 제4차 공세는 무위에 그쳤지만 4월22일 개시된 제5차 공세 초기, 사창리 전투에서 국군 6사단이 큰 피해를 입고 퇴각하는 등 아군의
국가화재정보센터의 2015년도 전국 화재현황을 살펴보면, 주거(단독주택 등)지역의 화재가 1만1천587건으로 약 26%를 차지했고 전체 사망자 중 약 66%가 주택화재로 인한 사망으로 나타났다. 소방관서에서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기에 매년 주택화재 발생 빈도를 줄이기 위해 각종 점검 및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취약지역·계층에 대한 맞춤형 소방안전복지 서비스 제공을 통한 주택화재 인명피해 저감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저감대책 일환으로 기초생활수급자와 홀몸노인, 장애인 주거시설 등 취약계층 대해 우선적으로 단독경보형감지 및 소화기 등 기초 소방시설을 지속적으로 보급하여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 저감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8조에서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예방하고자 소방시설(소화기 및 단독경보형감지기)을 기존 주택에도 2017년 2월 4일까지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설치기준을 살펴보면 소화기는 세대별, 층별 1대 이상 설치하고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침실, 거실, 주방 등 구획된 실마다 1개 이상 천정에 부착하면 된다. 다만 공동주택(아파트 및 기숙사)는 이미 법
최근 ‘응답하라 1988’이라는 고전 드라마가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며 인기리에 방영, 종영이 된 지금도 복고열풍이 불고 있다. 그 시절 경찰 또는 소방에 범죄나 화재신고를 장난으로 별 죄책감 없이 하던 시절이 있었다. 2016년 현재 경찰의 112신고 체계는 매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다. 1990년에 112신고 접수체계 컴퓨터시스템을 도입하였고 1995년에 112지령실을‘112신고센터’로 명칭을 변경했다. 2004년에는 전국 최초로 인천지방경찰청에 GPS(위성항법장치)를 기반으로 하는 112순찰차신속배치시스템(IDS)을 설치 실시간으로 112순찰차의 위치를 확인, 관할불문 최 근접 순찰차를 출동시키고 도주로를 차단, 범인을 검거하는 획기적인 시스템을 가동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허위신고의 경우 IDS시스템 상 신고이력이 누적 관리되어 허위신고 후 이를 발뺌을 할 수도 없게 되었으며 경찰은 사안에 따라 형법상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죄 또는 경범죄처벌법상 거짓신고로 각각 처벌하고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까지 엄격히 대처하고 있다. 112신고는 내 가족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는 생각으로, 장난삼
1919년 3월에 우리 남양주시에서도 3·1만세운동이 일어났습니다. 3·1독립만세를 부른지 97년이 흘렀고 1919년 그 해에 승하(昇遐)하신 고종황제는 사후에 대한민국 백성들이 독립만세를 외치는 3·1운동을 이끌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고종황제(1852~1919)와 명성황후(1851~1895)를 홍유릉(洪裕陵·사적207호)에 모셨습니다. 홍릉(洪陵)에 고종황제와 명성황후를 모셨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왕릉에 등을 기댄 듯 위치한 유릉(裕陵)에는 순종황제와 순명황후, 순정황후가 영면하십니다. 명성황후(明成皇后)는 고종과 국정을 논의하는 파트너였으며 당시 외국의 세력들이 고종보다 예의주시했던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배경이 없는 분이라서 황후(왕비) 자리에 올랐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홍유릉을 지나 뒷산으로 가면 영친왕을 모신 영원(英園), 이구 황세손을 모신 회인원(懷仁園)이 자리합니다. 의친왕묘가 같은 자락에서 마주하며 특히 고종황제의 외동딸 덕혜옹주 묘가 참으로 단아하게 우리를 맞아줍니다. 고명딸 덕혜옹주(1912~1989)의 교육을 위해 고종황제께서는 덕수궁에 우리나라 최초의 유치
지난달 27일 오전에 열린 수원시 광역행정시민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염태영 수원시장의 안색은 어두웠다. 이날 주제는 ‘신 분권형 지방자치실현을 위한 미래행정체제와 구조’였는데 이 자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 행자부의 이른바 ‘지방재정개혁 추진방안’ 발표내용을 설명하는 염시장은 목소리는 낮았지만 분노에 차 있었다. 정부가 발표한 개혁안은 정부에서 자치단체에 배분되는 조정교부금을 조정하고 시·군 몫의 법인지방소득세 50%를 도세로 전환한다는 내용이다. 염 시장은 이날 행사가 끝난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정부에 강하게 항의했다. ‘정부의 지방세 제도개편에 대해 개혁을 내세우지만 개악이었고, 재정균형을 말했지만 지방재정만 축냈다’는 것이다. 또 정부의 지방세 개혁은 지방정부와 시민들에게는 늘 ‘마이너스의 손’이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수원시가 이처럼 반발하는 이유는 행자부가 2018년부터 시군세인 법인지방소득세의 50% 내외를 도세로 전환, 시군에 재분배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기업이 많은 시군의 세입을 재정이 열악한 곳에 나눠주겠다는 의도지만 대도시인 수원, 화성, 용인, 성남, 고양 등으로서는 세수가 크게 줄어들어 재정운영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국세청이 또다시 면세유 불법유통에 칼을 빼 들었다. 최근 전국 농협 주유소를 전면 조사한다는 것이다. 면세유는 농민의 영농 비용경감을 목적으로 지난 1986년부터 도입된 세금이 공제되는 유종으로 농기계에 사용되는 석유류의 부가세, 개별소비세가 면제된다. 이에따라 휘발윳값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ℓ당 약 900원 정도로 업계가 추산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면세유는 ℓ당 최대 600원 정도여서 최소 700원 이상이 싸다. 국세청은 지난 한 해 동안 농협이 유통한 면세유가 153억 3천100만ℓ임을 고려할 때 이중 일부만 불법적으로 유통됐어도 세금 추징금액이 상당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농협 면세유 문제는 매년 국정감사에서도 단골 메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최규성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농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면세유제도가 농민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농협과 일부 주유소사업자가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을 했다. 농민에게 공급하면서도 유류세를 뺀 금액보다도 비싼 가격에 공급했다. 게다가 똑같은 면세혜택을 받는 어업용 면세유와 동일한 가격에 공급해야 함에도 농업용 면세유는 어업용 면세유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의 주장대로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