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24보궐선거에서 가평군 수장이 된 김성기 군수가 첫 시험무대인 314명의 가평군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30여 년간 공직에 몸담아 왔던 그가 과연 공직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군정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졌던 터라 인사스타일에 설왕설래했던 게 사실이다. 특히 서기관급인 기획감사실장과 사무관에 오르는 지름길이라는 비서실장 자리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또한 조직개편과 더불어 보직경로나 서열, 근무연수 등을 무시하고 일할 수 있는 체제로 진용을 구축하겠다는 김성기 군수의 의지도 돋보였다는 후문이다. 사무관 자리가 하나여서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도 있었고 ‘누가 발탁될 것 같다’, ‘행정직보다 기술직이다’라는 루머까지 속출했다. 취임과 더불어 70여일이 지나면서 간부들의 성향과 능력이 모두 파악됐고, 공무원들로서는 이 기간이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그동안 실책을 하거나 무소신·안일무사 또는 업무장악력이 떨어지는 간부들에 대해 좌천성 인사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점과 업무능력이 돋보이는 간부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인사혜택이 돌아갈 수
가뜩이나 무덥고 끈적거리는 장마철, 게다가 들리는 소식마다 답답한 정치판… 이 와중에 간만에 좋은 소식을 듣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 과목은 (학력) 평가기준에 넣어 어떻게 해서든지 (성적에) 반영시켜야 한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일부 청소년들의 역사인식 부족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한 말이다. 언론사 논설실장·해설위원 초청 오찬에서다. 박 대통령은 “자기 뿌리를 모르고 산다는 것은 아주 상상하기 어려운 일… 국민 통합을 이야기하지만 이런 가치와 자기 뿌리에 대한 어떤 공감대가 있지 않으면 통합이 안 된다. 그런 면에서도 이 역사교육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힌 것이다. 박 대통령은 “(역사 교육이) ‘평가기준’이 돼야 (학생들이) 공부를 한다” “이렇게 중요한 과목은 평가기준에 넣어야 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 한다”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박 대통령의 생각은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반영해 청소년들의 역사인식을 높여야 한다는 교육계 일각의 주장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사가 학생들의 성적평가에 지금보다 더 비중 있게 반영될 것이다. 다행이다. 이와 관련 교육부가 후속조치로 고민 중이란 소식도 들
인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성공사례가 눈길을 끈다. 서울 경기 인천에서 배출되는 온갖 쓰레기를 자원의 보고(寶庫)로 인식하는 역발상부터가 놀랍다. 단순히 환경처리 기술 분야에서 선구적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에서 발생되는 슬러지와 가스를 상용화하는 첨단 기술을 개발해내는 절묘한 발상을 성공시키고 있는 것이다. 2007년 창립 이래 획득한 지식재산권만 해도 35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는 중국에 등록한 특허도 3건이나 된다. 거대 도시에서 쏟아져 나오는 모든 쓰레기를 자원화 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도시생활 최대의 고민거리에 도전하는 자세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만하다. 이 같은 관리공사의 성공 비결은 세계로 수출되는 중이다. 지난해엔 페루 환경부의 국립생태공원 추진단장 등이 견학을 다녀갔다. 이들은 한국의 폐기물관리 및 자원화 시설을 페루에 도입할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생태공원의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멀리 남아메리카에서부터 찾아올 정도로 자리매김했다는 얘기다. 폐기물처리장 설치와 운영 면에서는 이미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터다. 파키스탄 캄보디아 러시아 등 15곳에 기술을 수출한 바 있다. 중국 쓰촨성 청두시의 매립가스를 이용한 발전 사업에 민관합동 투자
朴槿惠(박근혜) 대통령은 얼마 전 중국을 방문하여 큰 외교적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다. 그 바탕에는 한자 능력과 중국어 능력이 중요한 구실을 하였다. 새삼 한자의 중요성이 부각된 일이었다. 朴槿惠 대통령은 중국 국빈방문의 슬로건을 ‘心信之旅(심신지려)’로 정했다. 그런데 한국 국민 중에 몇 명이나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 공교육에서 한자를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한자를 배워서 알고 있어야만 그런 말도 지을 수 있고, 이해할 수도 있다. 또 朴槿惠 대통령은 방중에 앞서 중국 국영 중앙TV(CCTV)의 芮成鋼(예성강) 앵커와 인터뷰하면서 “人生在世, 只求心安理得就好了”라는 한문을 직접 써서 주었다. 그런데 그런 일도 박 대통령이 한자와 한문을 배워서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박 대통령은 芮成鋼 앵커에게 상대방의 이름을 한자로 ‘芮成鋼’으로 써 주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름은 한글로 ‘박근혜’라고 적었다. 이는 모순이다. 두 사람의 이름은 똑같이 한자를 조합하여 만든 한자어 이름이다. 따라서 한 사람을 한자로 ‘芮成鋼’으로 적었
쉽지 않았다. 일선 기자 때 일이다. 성실하고 발전 가능성이 많은 중소기업들을 지면에 소개해 자랑하고 싶었다. 중소기업에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고생 끝에 성공 궤도에 오른, 스스로의 삶을 본받아 누군가도 그 뒤를 따라 걷는다면 자신이 곧 모범이 되는 것이니까. 그런데 생각처럼 섭외가 쉽지 않았다. 기획 의도를 아무리 설명해도 흔쾌히 받아들이는 곳이 없었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거나 머뭇거리는 모양이 전화선을 타고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 중소기업에도 좋은 기회인데, 왜 그럴까. 답답하기까지 했다. 그런 실패가 계속되자 은근히 화가 치밀기도 했다. 스스로를 홍보하는데 인색하니까, 중기업이나 소기업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다소 심한 생각까지 들었다. 그땐 그랬다. 생각의 깜냥이 거기까지였다. 그래서 기껏 생각해낸 게 유관기관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지방 신문 경제부 기자보다는 스킨십도 많고 또 오래됐기 때문에 접근이 쉬울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당시에는 스스로가 기특했다. 역시 두드리면 열렸다. 뚫기 어려웠던 중소기업의 문이 조금씩 열렸다. 취재에 협조하는 기업이 하나씩 생기기 시작했다. 마음이 좋았다. 그래서 취재
196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의외로 가와바타 야스나리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금각사>로 유명한 미시마 유키오로 예상하였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이렇게 말한다. “작품 속에서 죽음을 미화하고 인간과 자연과 허무 사이의 조화를 추구하고자 하였다.” 왜 죽음을 미화해야 할까! 작품 속에서 요오코라는 처녀는 별다른 이유도 없이 불 속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하였다. 이것이 일본의 정서이다. 가와바타는 이 말을 몸소 실천했다. 1972년 4월 미시마 유키오처럼 할복한 것이다. 미시마 유키오는 젊은 학생들과 ‘방패회’라는 극우단체를 조직하였다. 헌법 개정과 자위대의 황군화를 위한 궐기에 앞장서기 위한 단체였다. 미시마는 이를 행동으로 드러내려 하였다. 1970년 11월 25일 도쿄의 육상자위대 동부지부 건물에 대원들과 난입하였다. 사령관을 인질로 잡아 1천여 명의 자위대원들에게 천황의 신격화를 위한 쿠데타를 호소하였다. 자위대원들이 피식피식 웃으면서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준비한 칼로 모리타 마사카쓰라는 와세다대학 학생과 할복하였다. 남산 리라초등학교 교정 부근에는 1934년
그네와 나그네/주종환 비록 그것이 즐겁고 아름답다 해도 누가 군대 연병장에 그네를 매달겠는가 또 누가 그네를 타겠는가 모두에게 그네를 태우고 싶은 마음으로…… 피는 꽃들이여 바람에 흔들리는 꽃들, 나그네 마음으로 타는 하늘 그네들 주종환 시집 <계곡의 발견>에서 어릴 적 애 당산나무 커다란 가지에 매달아놓은 그네는 한여름 동네 아이들의 가장 신명나는 놀이터였다. 사내와 계집애가 따로 없었다. 어른과 아이도 따로 없었다. 그네는 땅에서 하늘로 힘차게 날아오르도록 도와주는 존재이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강력하고 신비로운 몸의 율동에너지를 쏟아부어준 존재이다. 우리는 그 그네를 타면서 생명의 신비로운 세계로 몰입해 들어갈 수가 있었다. 드디어 꽃이 그네가 되어주고 있다. 우리는 황홀하게 피는 꽃을 통해 땅과 하늘을 오가며 육체의 왕성한 생명 리듬을 얻는다. 꽃은 단지 피는 것만으로도 바라보는 사람을 신명이 나게 만든다. 황홀하게 만든다. 꽃은 경직된 질서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 속에서는 꽃의 의미를 깨달을 수도 없다. 자유로운 나그네가 되어야 비로소 완전한 감동의 세계로 진입하는 온전한 생명체가 되는 것이다. /장종권 시인
석양도 훌륭한 관광 상품이다. 아름다운 석양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석양이 아름다운 세계 3대 명소는 그리스 ‘산토리니’, 남태평양 ‘피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를 꼽는다. 그중에서도 산토리니를 최고로 친다. 그리스의 사상가이며 <희랍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s)는 그리스 남부 에게(Aege) 해의 아름다움을 다음과 같이 예찬했다. “죽기 전에 에게 해를 항해하는 행운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산토리니는 이런 에게 해를 대표하는 섬이다. 푸른 바다 위를 눈부신 백색으로 장식하고 있어 그리스 섬의 대명사처럼 불리며 수많은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섬과 바다를 적시는 황혼의 붉은색인 석양은 압권이다. 때문에 이곳은 석양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로 일년 내내 붐빈다. 석양에 물든 로맨틱한 분위기는 은밀함을 자아내 우리나라 신혼부부들의 손꼽히는 ‘사랑의 여행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석양은 볼거리도 제공하지만 보는 사람들에게 묘한 감정도 선사한다. 오렌지색의 붉은 해가 노을 속에 지는 모습을 보면 감탄, 추억, 낭만 그리고
전세는 집값의 일정부분을 계약기간 동안 집주인인 임대인에게 예치해 두고 임대한 집에 대한 거주권리를 가지는 제도로,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아주 좋은 주거제도이다. 외국에는 1년치 월세를 미리 내는 소위 깔세라 불리는 제도가 있는데, 이런 시스템에 익숙해진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전세제도를 보고 두 번 놀란다고 한다. 집값의 절반 정도의 거액의 보증금을 전혀 모르는 임대인에게 계약기간 맡긴다는 것 자체에 한번 놀라고, 임대차보호법 등으로 대부분 큰 사고 없이 안전하게 계약기간 동안 잘 사는 것을 보고 두 번 놀란다고 한다. 전세제도는 빠른 경제성장을 위한 건설경기 부양이 필수였고, 급격하게 늘어나는 주택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집값을 먼저 내고 집을 짓는 선 분양제도와 집값의 절반 정도 전세금을 끼고 구입함으로써 주택구입자금 부담을 줄여 보다 많은 주택구입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 도입됐다. 여기에 집 구입능력이 부족한 서민들이 집값의 절반 정도만 내고 거주를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서민주거안정에도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은 것이다. 이런 전세제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전세제도가 유지되려면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투자수요층과 집을 살 수 있는 능력이 부족
부산은 여행 목적지로서 보면 마법 같은 도시다. 여름날이면 후끈 달아오르는 해운대를 비롯해 자갈치시장으로 대표되는 항도와 1950년대 초 피란시절 달동네 삶을 간직한 감천문화마을 그리고 하늘을 찌를 듯 솟구친 마천루의 야경 등 마법 같은 볼거리가 넘쳐난다. 어디 그뿐인가. 달빛이 운치 있는 달맞이 고개와 철썩이는 파도소리와 함께 걷는 명품 해안길인 갈맷길, 서민들의 살아있는 소리가 묻어나는 시장통과 맛집들…. 말로 다 엮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여행지가 곳곳에 산재하니 이것이 마법이 아니고 무엇일까. 풍경1-달동네 추억이 서린 부산의 산토리니 감천문화마을 부산의 여행지 중 가장 마법 같은 곳이 감천문화마을이다. 1950년대 초 피란민들의 팍팍한 삶의 보금자리였던 곳이 지금은 한 해에만 9만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으니 말이다. ‘주말에 가면 사람에 밀려다닌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울긋불긋 단장한 마을은 무척 이국적이다. 산비탈면을 따라 파랑, 노랑, 하늘, 분홍 등 원색의 페인트를 곱게 칠한 직사각형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하나같이 지붕 낮은 집들이다. 집집마다 옥상에 파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