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학교 만들기, 방학이라고 쉴 수 있나요.” 경기도 최북단 포천시에는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아주 특별한 방학을 보내는 학교가 있다. 바로 경기도교육청 지정 ‘혁신학교’이자 포천시 지정 ‘자랑스러운 학교’인 포천노곡초등학교(이동면 성장로 869번길 4·교장 김현철). 노곡초교의 겨울방학은 방학식 대신 ‘해피노곡연극제’와 함께 시작된다. 올해 2회를 맞는 연극제는 방학 전 1주일간 운영한 노곡 연극주간의 결실로, 각 학급별로 1~3편의 연극을 짜고 전교생이 모두 무대에 올라 공연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겨울방학 프로그램은 교사가 아닌 아이들이 스스로 선정하고 기획했다. 이렇게 계획된 ‘해피노곡 겨울캠프’는 1~2교시 해피 배움강좌와 3~4교시 해피 스터디 활동으로 운영됐다. 아이들이 직접 신청한 ‘해피배움강좌’는 교장선생님이 가르치는 컴퓨터교실을 비롯해, 미술교실, 기타교실, 방송댄스, 영어교실 등으로 진행됐다. 3~6학년 아이들이 혼합 편성돼 스스로 학습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해피 스터디 활동&rsq
오는 25일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중소기업인들의 기대가 대단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첫 정부 업무보고도 중소기업청이었다. 중소기업이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이야기다. 흔히들 중소기업을 ‘9988’로 표현한다. 대한민국 전체 기업수의 99%를, 전체 고용인원의 88%를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즉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축’이며, 국민소득 3만 달러로 가기 위한 대들보라는 말이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 중소기업의 존속률은 50% 주위를 맴돌고 있다. 이는 기업환경의 펀더멘털이 약하다는 뜻이며 동시에 기업의 체질이 견고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기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거칠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기업의 발 빠른 변화와 적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국내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자금이나 인력 측면에서 이러한 환경 변화에 쉽게 대응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러한 여건을 감안할 때, 중소기업의 대외경쟁력 강화가 요구되는 것은 명약관화하며, 중소기업의 자체 여력이 부족하고 도의 기업지원 재원이 한정되어 있음을 고려하면 정부에서 추진 중인 다양한 중소기업지원사업의 혜택을 보다 많
봉숭아 꽃물 /박해성 아홉 살 돌팔매가 잔별로 뜬 새벽 두 시 모닥불 약쑥 연기 진양조로 흔들리면 제풀에 불콰해졌지, 꽃잎파리 싸맨 손톱 손톱이며 가슴까지 으깬 꽃잎 동여매고 초경보다 더 붉게, 붉게 젖어 타던 속내 어머니 혼불 지피셨지, 손가락 끝 끝마다 -박해성 시집 <비빔밥에 관한 미시적 계보> 중에서 사춘기의 여름은 봉숭아꽃물로 절정에 이른다. 대개는 어머니 손에 의해 물들이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어머니는 모깃불 피워놓은 마루에 앉아 짓이긴 봉숭아꽃잎을 성장한 딸의 손톱에 정성들여 싸매준다. 하룻밤 자고나면 이튿날 아침 손톱에는 무어라 표현하기 어려운 신비롭고 아름다운 빛깔이 물들어 있게 된다. 어떤 이는 발톱에까지 곱게 물들인다. 누이의 손톱에 물들여진 봉숭아꽃물을 훔쳐보며 알 수 없는 설렘으로 사춘기를 보내지 않은 대한민국의 남성은 없을 것이다. 그 속에서 우리의 사춘기는 건강하게 자랐으며, 에너지 넘치는 청년기로 들어설 수 있었다. 봉숭아꽃물의 어떤 속성이 우리를 설레게 만들었을까. 붉은 봉숭아꽃물은 강렬한 젊음의 징표이고 상징이며 전유물이다. 건강한 생명의 미래를 열어가는 성에너지의 무한 표출이다.
태권도(跆拳道)를 모르는 대한민국 국민은 없다. 어려서 검은띠를 목표로 태권도장을 들락거린 경험이 없는 사람도 드물다. 남성들은 군에 입대하면 필수적으로 태권도를 연마해야 한다. 태권도 전용경기장인 국기원(國技院)은 전 세계 8천만명을 헤아리는 태권도인에게는 성지(聖地)다. 하지만 태권도 경기장을 찾는 인구는 극소수다. 프로야구를 보기 위해서는 암표를 구매하지만 태권도 경기장은 무료입장이어도 관중석은 텅 비어있다. 기껏해야 선수와 그 가족들만이 자리를 지키며 뜬금없는 파이팅을 외친다. 이렇듯 무관심하지만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경기에서 금메달을 못 따면 선수와 태권도 관계자들은 역적이 된다. 종주국의 체면을 구겼다는 비난은 들을 만하다. 일부 네티즌은 육두문자를 섞은 욕설과 함께 선수와 협회를 매국노로 몰아붙이기까지 한다. 태권도가 올림픽 퇴출이라는 극단적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12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가 태권도를 올림픽 핵심 종목(Core Sports)으로 선정했다. 당초 레슬링 등과 함께 퇴출 유력종목으로 꼽혔던 위기에서 벗어나 올림픽 영구종목이 됐다는 의미다. 태권도는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시범종목으로 채
지난주 설 명절을 앞두고 제주도에 다녀왔다.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여성동지(?)들이 바쁜 짬을 내어 힐링의 시간을 갖기 위한 여행이었는데, 나는 친정부모님을 뵐 요량으로 앞장서서 나선 일정이었다. 우리 삼총사 일행은 친정부모님의 관심과 배려를 받으며 저지곶자왈도 걷고, 다랑쉬 오름도 오르고, 해수탕에도 다녀왔다. 일행 중 한 사람은 선천적으로 한쪽 눈에 장애가 있어서 항상 안대를 하고 다니는 친구이다. 그 친구는 준비하는 데 항상 시간을 지체했다. 외출 준비를 할 때에도, 목욕탕에 들어가서도, 화장실에 가서도… 아마 짐작하건대 안대를 갈아 끼우느라 시간이 지체된 듯했다. 그 친구가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싫은 것은 주민등록증을 분실하는 것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주민등록증을 갱신하기 위해 사진을 찍으려면 안대를 벗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평소에는 “눈에 다래끼 나셨나 봐요” 하면 “네” 하고 그냥 넘겨서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의 마음에는 항상 불편함과 불안감을 안고 오십 평생을 살아온 것이다. 함께 3일 동안 생활하면서 한 번도 안대를 벗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목욕탕에서조차
고향을 떠나 수원에서 산 지 25년이 된 필자에게는 소중한 친구들이 있다. 기쁨은 함께 나누면 커지고 슬픔은 함께 나누면 줄어든다 했던가.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일들을 겪게 마련인데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 실로 막막하기만 할 터이다. 문·사·모 친구들은 그런 막막함을 말끔히 없애주는 이들이다. 수원에 살면서 문화예술계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은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모임’, 일명 ‘문·사·모’를 만들게 되었고, 그렇게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문·사·모 친구 중에는 김영호가 있다. 김영호는 정조대왕의 정신이 깃든 도시인 수원에 무예24기의 기초를 심어준 사람이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연구에 힘쓴 그는 여름에는 에어컨도 없이 보냈고, 겨울에는 난방시설도 없이 연구실에서 한 해를 보냈다. 그러던 친구가 화성행궁 주변에 한국병학연구소를 마련했다. 후배인 김준혁 교수와 함께 마련한 연구소는 홍재연구소로 명칭하고 자리를 잡았다. 어느 날, 한동안 전화가 뜸했던 친구는 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문·사·모 친구들 중에서 가장 바쁘게 지내고
소년 프란츠는 헐레벌떡 학교로 뛰어간다. 하지만 여느 때와 달리 교실 분위기는 차분하고 엄숙했다. 정장으로 차려입은 아멜 선생님은 지각한 프란츠를 자상하게 대했다. 심지어 교실 뒤편에는 마을사람들이 슬픈 표정으로 수업을 참관하고 있었다. 그 지역을 점령한 프러시아(독일)가 프랑스어 수업을 금지했기 때문에 이날이 프랑스어 마지막 수업이었던 것이다. 나라 잃은 애잔한 슬픔이 가슴에 와 닿은 프란츠는 그날처럼 열심히 공부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프랑스어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데 대해 후회하고 또 후회하였다.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리자 아멜 선생님은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칠판에 “VIVE LA FRANCE!(프랑스 만세)”라는 글을 남기고 수업을 마쳤다. 알퐁소 도데(Alphonse Daudet·1840∼1897)의 단편소설 ‘마지막 수업’이다. 알자스로렌(Alsace-Lorraine) 지방은 AD 1세기경 로마제국의 일부로 편입된 후 독일과 프랑스가 10여 차례나 번갈아 가며 통치하였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독일은 알자스로렌 지방을 프랑스에 깨끗이 양도했다. 하지만 당시 알자스로렌 지방의 주민
과천시가 큰일이다. 정부청사의 세종시 이전 영향 때문이다. 과천 정부청사의 입주기관들이 세종시로 이전하면 이곳은 도시 공동화 위기에 처하게 된다. 실업률 증가, 아파트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한 지역경제 공동화 심화 등 문제가 속출할 것이 뻔하다. 이에 따른 시민들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과천시는 참 살기 좋은 도시다. 도시계획이 잘 되어 있고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산림지대와 전원이 펼쳐져 있으며 도시에는 자전거 도로가 잘 이어져 부러움을 사고 있다. 서울 출퇴근도 용이해 직장인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큰 난관이 닥친 것이다. 과천시에 닥친 위기의 해법은 없을까? 과천시의 중앙부처 및 공공기관 이전 규모가 인구대비 7.4%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지역에 비해 클 수밖에 없다. 이는 경기개발연구원 김태경 연구위원의 ‘과천청사 이전, 과천시와 경기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 발표 내용이다. 김 연구위원에 의하면 지난해 과천시에 있던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 6개 기관의 총 3천308명이 세종시로 이전했다. 올 하반기 지식경제부 등 8개 기관이 이전을 끝내면 인구 4천714명이 줄어들게 된다
북한의 기습적인 3차 핵실험 후 국민들이 보여준 침착한 태도는 높이 평가되어 마땅하다. 일각에서는 안보 불감증을 염려하지만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핵실험 소식이 알려지자 대부분이 즉각 뉴스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주식시장도 잠시 출렁거렸다. 그러나 곧 평온을 회복했다. 2006년과 2009년에 이미 충격을 경험한 학습효과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민들은 북한의 국제사회 규범 무시와 위험한 도박을 한 목소리로 강도 높게 규탄했다. 그 후 국민들은 유사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대상이자, 가장 앞장 서 안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던질 주체이지만 일단 냉정하게 사태를 지켜보자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주었다. 북한의 무모한 3차 핵실험으로 한반도는 정전 60년 만에 가장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엔은 즉각 최고 강도의 제재 논의에 착수했다. 미국도 핵실험 자체를 도발로 간주하고 추가 도발 예상지점 선제타격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또한 강도 높게 북한을 비판하고 나섰다. 북한은 이에 맞서 추가 제재가 이뤄질 경우 제2, 제3의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적반하장 으름장을 놓고 있
북한이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반도 정세가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으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구상해 왔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새 정부 출범 후 개선이 기대되던 남북관계도 당분간 경색국면을 면치 못하게 됐다. ■ “지하 핵실험 성공” 발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제3차 지하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이번 핵실험은 이전보다 폭발력은 크면서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하여 높은 수준에서 안전하고 완벽하게 진행됐다”고 핵실험 사실을 발표했다. 특히 북한은 “다종화된 우리 핵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됐다”고 언급, 기존의 플루토늄이 아닌 고농축우라늄(HEU)을 이용한 핵실험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의 핵실험 발표는 인공지진이 감지된지 2시간40여분 만에 나왔다. 이에 앞서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57분50초 북한의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규모 4.9의 인공지진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실험에 앞서 전날 미국, 중국, 러시아에 “핵실험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