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7월 당시 나모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언론사 기자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고 한동안 국민들 사이에서 ‘우리는 개·돼지’란 자조어가 퍼졌다. 당시 인사혁신처는 나 전 기획관의 파면을 결정했다.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실추시켰다는 것이다. 나 전 기획관은 이에 불복, 소송을 냈고 1심, 2심 재판부는 “공무원 지위에서 해서는 안 될 발언을 했다”면서도 발언 경위 등을 고려하면 파면이란 징계는 지나치게 무겁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는 나 전 기획관에 대한 징계를 강등으로 결정, 5월2일 교육부에 통보했다. 그런데 이 ‘개·돼지’란 말이 또 튀어나왔다. 이번에 망언을 한 사람은 명지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라고 한다. 정확한 진상조사가 실시돼야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겠지만 이 학교 건축학부 재학생들이 내건 대자보에 따르면 교수가 전공수업 중에 “너희가 개냐 사람이냐. 자신이 개·돼지라고 말을 못하냐. 개라고 대답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업을 진행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부모들의 이혼 사유를 알려달라고 하고 특정 종교 강요도 했다고 한다. 이에
마침내 역사적인 날이 밝았다. 한국전쟁의 당사국으로서 분단 이후 70년 가까이 오랜 세월동안 적대관계를 유지해왔던 미국과 북한의 두 정상이 만난다는 자체가 역사에 기록될 일이다. 두 사람에게 찾아온 모처럼의 기회를 놓쳐서도 안 된다. 이틀 전 이미 싱가포르에 도착한 두 사람의 지도자에게 온 세계의 시선이 싱가포르에서 대좌할 두 지도자에게 온통 쏠려 있다. 북한 핵무기 개발이 중단되고 완전한 폐기를 이룸으로써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나아가서는 세계 평화를 가져올 것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만남이기 때문이다.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열린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마지막 ‘밀고 당기기’도 이미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사와 최 부상은 싱가포르 리츠칼튼 호텔에서 11일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11시55분까지 1시간55분 가량의 실무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 등 정상회담 합의문의 핵심 의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 북미 정상회담 이후 발표할 합의문 초안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그 대신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
여름 장마와 같은 봄비 속에서 초록빛 가득찰 대지를 기다리는 촌로(村老)의 순응하는 마음과 같이 ‘희망’을 마주하는 하루하루를 만들어 가고 싶다. 무탈함을 기원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이 늘 새옹지마와 같음을 알지만, 경찰에 입직하여 30여 년간 근무하면서 전국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사건의 범인을 검거하고 피해를 입은 국민들에게 공기와 같은 일상의 평온을 돌려주어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을 담고 근무하는 것이 경찰관의 존재 이유라 여기며 살아왔다. 2015년을 ‘피해자 보호의 원년’으로 선포한 후 작년에는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였던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을 들여다보면서 기존의 범인검거를 통한 범죄억제라는 형사정책만으로는 국민에게 공감받는 경찰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하였고 또한 범죄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을 때 쯤 현장에 배치되어 피해자와 함께하는 피해자 전담경찰관 제도를 직접 접하게 되었다. 즉, 범인 검거 및 처벌 등 고유의 경찰활동 이외에 범죄피해자의 조속한 일상 복귀를 도와줄 수 있는 피해자 전담경
노을에 들다 /조수일 대문을 열고 나오려다 멈칫, 숨을 죽인다 주차된 차 후미 귀퉁이를 잡고 바스러질 듯 서 있는, 옷깃이 보인다 비둘기색 양복 바짓단 헐렁거림이 보여 온다 비스듬히 차체에 기댄 주렁이 보이고 주렁 끝 손잡이 마냥 곡진하게 굽은 등이 보인다 노신사, 볼 일 보는 중이다 오줌발, 얼마나 곤궁스레 수척히 말랐는지 소리도 없다 뒷바퀴를 방울방울 새의 눈물, 그것처럼 타고 흘렀을 생의 끝자락이 보인다 비척비척 걸음을 뗀다 애가 타는지 얼굴 벌겋게 달아오른 해가 골목을 붉게 물들인다 잦은 잔바람에 이제는 노쇠해져 훌렁훌렁 넘어지는 집집마다의 노송 한 그루, 지금 노을 속으로 들고 있다 문 틈새 담벼락 타고 막 피어오르던 넝쿨장미의 먼 산 보던 눈 가, 벌개진다 이렇게 따뜻한 시선이 있을까, 이렇게 따뜻한 마음이 있을까. 양복을 입은 노인이 주차된 차 후미에서 오줌을 누는 것을 보면서 주책이라고 흉보기 바쁜 세상인데, 그것을 이렇게 그려 놓다니 도대체 어떤 눈을 가진 사람일까. 비스듬히 차에 기대서 누는 오줌발을 통해서 “얼마나 곤궁스레 수척히 말랐는지 소리도 없다”고 말하는 대목과, 자동차 “뒷바퀴를 방울방울 새의 눈물
이번 지방선거 사전 투표율은 20.1%였다. 지난 지방선거 사전 투표율이 13.3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은 지난번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 부분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여기서 지난 대선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19대 대선 당시 사전 투표율은 26.06%였다. 역대 가장 높은 사전 투표율이었다. 그런데 19대 대선 최종 투표율은 77.2%였다. 대통령 직선제가 다시 실시된 1987년 13대 대선 이후의 대선 평균 투표율이 76.94%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9대 대선의 최종 투표율은 거의 대선 평균 투표율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19대 대선을 놓고 본다면, 사전 투표율이 높다하더라도 최종 투표율이 높을 것이라는 등식은 잘 성립되지 않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그 이유가 무엇일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사전 투표라는 것은 유권자들의 투표 편의를 위해 실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전 투표에 참여하는 이들은 일반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아주 높은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 유권자들의 경우에는 사전투표제도가
요즘의 세상에는 어디를 가나 대장이 너무 많다. 대장이 너무 많으면 사회가 혼란스럽고 모든 경쟁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게 된다. 사람으로 치면 머리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머리가 하나라야 손발이 잘 움직여 목적한 일을 처리하게 된다. 만약 머리가 많고 손발이 없으면 그 사람은 아무 일도 못하게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머리가 많은 세상에서 그 국가나 민족이 행복해진 적은 한 번도 없다. 예를 들면 강국 고구려가 망했던 것은 연개소문의 동생 연정토나 그 아들 남생 남건 등, 사람의 머리인 대장이 너무 많았던 이유였다. 세계사적으로 유명한 ‘파르살로스’ 해전도 마찬가지였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가게 돼 카이사르는 보병 2만 2천, 기병 1천기뿐인데 폼페이우스는 보병이 무려 4만 7천, 기병은 더욱 많아 7천기나 되었다. 카이사르 쪽은 대장이 카이사르 하나였으나 폼페이우스 측은 폼페이우스의 명령에 항의적인 말이 많은 대장이 수십 명이었다.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꼴이었다. 더구나 폼페이이수 측은 승리의 축하파티를 준비하면서 논공행상으로 다툼까지 하고 있었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다 대장노릇을 하려고 한
<신규> ▲ 양희순 命 인천본사 사장 ▲ 이상효 命 인천본사 부사장
6·13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일부 후보들이 이색적이고 파격적인 공약으로 자신을 알리기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일부 공약은 선심성 공약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후보자 공약 등에 따르면 인천 옹진군수 선거에 출마한 김필우 무소속 후보는 도서민 여객선 요금을 1천300원까지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섬 주민이 육지로 이동할 때 여객선 외에는 대체 교통수단이 없어서 시내버스·전철 요금과 같이 1천300원으로 내려야 한다는 것. 그러나 어떻게 1천 원대로 낮출 것인지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김홍규 바른미래당 동두천시장 후보는 선거를 1주일 앞둔 지난 6일 초등학생 아침 무료급식, 전기사용료 무료 및 할인을 공약했다. 관내 모든 초등학생(5천여 명)에게 아침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광암동 발전소 측과 협의, 광암동 주민과 시내 경로당 등의 전기사용료 면제, 공공기관·가족용(이상 50%)·산업용(20%) 요금은 할인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전재준 바른미래당 인천 중구청장 후보도 영종도에서 월미도까지 케이블카 설치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를
그동안 여러 차례 본란을 통해 초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정부의 강력한 대책을 촉구했다. 초미세먼지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아주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7일 초미세먼지가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나와 국민에게 충격을 줬다. 홍윤철 서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팀은 국내에서 대기 중 초미세먼지(PM2.5)로 조기 사망하는 인구가 한해 1만2천 명에 육박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홍 교수팀은 국내 최초로 최신 세계보건기구(WHO) 방식을 적용해 전국 권역별 사망자를 산출했다. 2015년 지역별 초미세먼지 농도, 연령과 특정사망률 등을 토대로 한 조사 결과 연평균 24.4㎍/㎥ 초미세먼지에 노출돼 한해 1만1천924명이 조기 사망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쉽게 말하자면 2015년 한 해 동안 사망한 국민들 중에서 1만 2천명 가까운 사람들이 미세먼지 때문에 일찍 죽음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2015년은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WHO 권고기준인 10㎍/㎥를 두 배 이상 상회했던 해였다. 그동안 막연하게 미세먼지가 폐에 나쁠 것이란 정도로 생각해온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번 연구결과에 경악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2015년 이후 점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