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찬란한 단풍으로 물든 산의 기운이 늦가을의 정취로 가득하다. 산을 오르다 보이는 돌 틈에서 피어난 들꽃은 가냘픔과 강인함을 함께 품고 한 세상을 산다. 돌과 돌 사이 피어난 꽃에게 비좁은 흙속에 자리한 뿌리는 곧 생명이다. 뿌리가 튼튼해야 나무가 잘 자란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만고의 진리다. 그 진리는 문화에서도 통한다. 우리나라 문화행정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오래되지 않은 그 역사 동안 문화정책은 중앙으로부터 시작해 지자체로 옮겨지는, 즉 하향식 구조가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중앙의 문화정책을 따라야 하는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지자체의 문화정책이 발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기초문화재단들은 이러한 하향식 문화정책 흐름의 한계 극복을 위해 지역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으며, 이러한 결과로 지난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이 새로이 제정되었다. 이를 계기로 기초문화재단은 우리나라 문화예술이라는 ‘나무’가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역 문화라는 ‘뿌리’의 견고함에 힘을 쏟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용인문화재단 역시 지역문화진흥법에 근간을 두고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반려 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약 1천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반려동물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또한 과거에 비하면 크게 달라졌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최근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2012년 9천억 원에서 2016년 2조3천억 원으로 급증했다. 2020년에는 6배인 5조8천1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거대한 시장을 형성한 반려동물 산업은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정에서 가장 많이 키우는 동물은 개다. 약 440만 마리로 추정된다.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신분이 ‘격상’됨에 따라 호사를 누리는 동물도 많다. 호화스러운 애견 전용 호텔과 수영장이 생겼고 미용실, 장례식장에다가 애견 전용 TV가 있으며 외국에서는 개가 직접 채널을 돌릴 수 있는 리모컨도 개발됐다고 한다. 최근엔 애견 전용 보험상품까지 나왔다. 이와 관련된 직업도 다양하다. 애견 미용사, 동물 간호사, 동물 훈련사 및 관리사, 동물 초상화 작가, 동물 전용 의류나 가구 등 용품 디자이너와 제작자,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등도 수요가 늘고 있다. 장례지도사들은 수의 마련부터 관,
대학은 사회적 책임이 큰 지역사회의 학문 및 연구의 전당이다. 모범이 돼야 할 대학 캠퍼스 안에 불법으로 설치된 가설물이나 가건물이 즐비하다는 것은 납득이 가질 않는다. 한경대학교에는 현재 임시창고로 사용하는 컨테이터 등 15개가 넘는 교내 가설건축물이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일부는 지난 1월과 4월에 각각 안성시와 ‘공용가설건축물 축조 협의’를 진행해 설치했으니 나머지는 무단으로 설치된 가설건축물이라는 것이다. 한경대는 경기도내에서 유일한 국립이다. 법적·도덕적으로도 더욱 모범이 돼야 한다. 그럼에도 오히려 불법 또는 무허가 건축물을 보란 듯이 설치하고,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해당 지자체는 이를 나 몰라라 한다면, 누가 이 나라를 법치국가라 부르겠는가. 한경대 이외에도 대학이나 공공기관의 불법건물은 그전부터 말이 많았다. 그러나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지방자치단체는 공익성이라는 명분에 강경 대응을 하지 못하고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불법 건축물의 관리감독을 소홀한 나머지 각종 대형사고가 터져 불법 공화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정부는 이 때마다 ‘건축물 안전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해 불법 건축물을 척결하기 위한
법인의 경영을 책임지는 임원과 임원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는 세법에서도 다르게 취급받고 있다. 법인세법상 임원은 법인의 회장, 사장, 부사장, 이사장, 대표이사, 전무이사 및 상무이사 등 이사회의 구성원 전원과 감사 및 이에 준하는 직무에 종사하는 자를 말한다. 즉, 등기된 이사는 물론, 등기되지 않은 비등기이사도 실질적으로 임원으로서 역할을 했다면, 임원으로 보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와 임원의 구분도 마찬가지이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퇴직금의 한도 임원에게 지급한
▲조성균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대외협력실 실장
<평택시> ◇5급 전보 ▲상하수도사업소 하수과장 정승원 ▲한미협력사업단 주민지원과장 김형태
유골항아리에서 나온 모래 /파울 첼란 망각의 집은 곰팡이 슨 초록빛. 나부끼는 문마다 너의 머리 없는 악사가 푸르러진다. 그는 너를 위해 이끼와 쓰라린 치모恥毛로 만든 북을 울려 주고 곪은 발가락으로 모래에다 너의 눈썹을 그린다. 그것이 달려 있었던 것보다 더 길게 그린다. 또 네 입술의 붉음도. 너는 여기서 유골 항아리를 채우고 네 심장을 먹는다. - 파울 첼란시집 ‘죽음의 푸가’ / 민음사 아무리 읽어도 눈물 없이 읽을 수 없는 시를 먹는다. 아프다는 것으로는, 인간의 통점으로는 느낄 수 없는 저 너머를 읽는다. 디디 위베르만이 아우슈비츠를 다룬 영화 ‘사울의 아들’을 왜 괴물이라 했는지 끔찍하게 느끼는 새벽이다. 우리는 분단이 되어있고 지구 최후의 휴전 중인 나라이다. 구한말부터 일제 강점기를 지나 전쟁까지 겪으며 얼마나 많은 이들이 학살당하고 이 아픔을 깨트리려 몸부림치고 고문당하고 죽어갔는가. 시인은 아우슈비츠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이다. 그는 누구인가 나이고 또 우리다. 그런 생각을 하면 저 광화문의 촛불이 너무나 아름답게 다시 살아난다. 그러나 왜 시인은 센 강에 몸을 던져야했을까 나도 먹어야한다.
고요하고 신비롭고 엄숙한 분위기의 성화를 기대했다면 이 작품은 조금 의외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안니발레 카라치의 ‘아피아 가도에서 성 베드로에게 나타난 그리스도’에서는 예수의 모습이 꽤나 생생하고 건장하게 묘사되어 있다. 한손과 한 어깨에 십자가를 지고 있지만 그것을 워낙 번쩍 들고 있기 때문에 전혀 고통스럽거나 힘겹게 보이지 않는다. 예수를 보고 놀라움에 몸서리치는 베드로에게 그는 나머지 한손을 곧게 뻗어 나아가야 할 길을 가리키고 있다. 자신감과 확신에 찬 모습의 예수이다. 성자의 모습보다는 우리의 주변에서 익히 볼 수 있는 지도자의 모습에 더 가깝다. 당시 교회는 정교분리와는 정 반대의 입장을 표방하고 있었고, 정교분리를 의당 올바른 가치로 여기지도 않았다. 종교개혁 이후 위기의식을 지니고 있었던 카톨릭 교회는 예술가로 하여금 보다 강력하고 생생한 시각적 효과를 주문하기 시작했다. 성상과 성화 자체를 부정적으로 여겼던 신교와 정반대의 노선을 걸으면서 그것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와서 언제나 예술은 교회의 선전수단으로 활용이 되어왔지만, 이번에야말로 그 효력이 강력해지기를 바랐다. 그 효과란 작품을 바라보
운 좋게 파리에 체류할 기회가 있었다. 파리라고 하면 대부분 에펠탑, 샹젤리제 거리, 센 강 같은 아름답고 낭만적인 모습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곳에 살아보기 전까지는 나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 파리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파업’이라는 단어다. 당시는 연금 개혁을 둘러싸고 각종 파업과 시위가 끊이지 않았던 때였고, 프랑스 전체를 마비시킨 파업의 영향은 나에게 고스란히 돌아왔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의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고, 관공서 업무를 제때 처리하지 못하기도 했다. 그때만 해도 ‘파업’이라는 것은 일상을 불편하게 하는 성가신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파업’은 나에게는 불편한 것에 불과했지만, 그들에게는 정부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자 표출이었던 것이다. 민주주의란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 되는 통치제제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대의민주주의제 하에서 국민은 실제로 국가의 주인이 되어 모든 권한을 직접 행사하기는 어렵다. 선거라는 행위를 통해 대표자에게 그 권한을 위임하기 때문이다. 책임감 있게 부여받은 권한을 수행하는 대표자가 있는 반면, 일부는 유권
평균 기온과 습도가 모두 낮은 우리 지역에서는 옥수수를 많이 심는다. 벼나 콩 같은 농작물에 비하여 기후변화에 민감하지 않고 산출량이 많은데다 상대적으로 일손이 적게 가는 특성 때문만이라도 60% 이상의 토지에는 옥수수가 심겨진다. 그리고 불과 20~30년 전까지만 하여도 우리 지역에서의 옥수수재배는 옥수수의 재배 력사 만큼이나 순수 인력으로 진행되여왔다. 봄이면 씨앗을 뿌리고 여름이면 제초하고 가을이면 거둬들이고 겨울이면 저장하는 춘경하운 추수동장의 방식이였다. 현재도 춘경하운 추수동장의 방식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그러나 시장경제 도입에 따라 농업에서의 능률제고 필요성이 대두되였고 농기계의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계가 상당수의 일을 대신하고 있다. 농기계의 보급으로 작업단계별 인력 대비 최소 40배 이상의 능률이 늘었다. 하지만 그만큼의 비용도 발생한다. 옥수수수확이 끝난 다음의 옥수수대 제거 단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밭에 우뚝 서있는 옥수수대의 제거를 위하여 헥타르당 1000원에 가까운 비용을 부담하여야 한다. 헥타르당 1000원은 농업으로 삶을 영위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그리 적은 비용이 아니다. 때문에 비용절감을 위하여 불을 지펴 태워버리는 전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