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농담에 약하다. 농담은 마음을 사로잡는다. 상대방이 고심하여 던진 농담에 당신이 웃었다면, 상대방은 당신을 지원군으로 얻은 셈이다. 농담은 또한 상대방의 속내를 들여다볼 좋은 창이기도 하다. 어떤 농담을 구사하고, 무엇에 웃는지를 보면 상대방의 진솔함이 드러난다. 그러니 상대방과 함께 웃어 동료가 되기 전에 그 속내부터 꿰뚫어 보자. 그는 왜 이런 농담을 했을까? 오픈AI가 GPT-4o(omni, 옴니) 음성 챗봇의 데모 영상을 발표했고, 많은 이들이 자연스러운 대화에 놀랐다. 빠르게 응답하고, 응답을 중간에 끊을 수도 있고,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구분하여 인식한다. GPT-4o의 성능은 그것이 ‘구사하는’ 유머를 통해 한층 자연스러워진다. 대화 곳곳에 섞인 그것의 웃음소리는 생동감을 더한다. “내가 너를 웃겨보마” 하며 던지는 썰렁한 농담이 아니라, 이용자를 배려하는 듯한 부드러운 농담에 손쓸 도리 없이 마음을 홀라당 빼앗겨 버렸다. 오픈AI는 자신들의 기술에 농담으로 해자(垓子)를 둘렀고,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GPT-4o의 농담에 웃음으로 화답하기는 이르다. 오픈AI의 새로운 음성 챗봇은 왜 우리에게 ‘그녀’ 목소리로 농담을 건네는가?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는 한국인을 보며 뭉클해하는 우리의 공통 경험은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난다. K팝, K드라마, K스포츠를 보라. 이외에도 나라의 명운을 걸고 세계 시장에서 ‘전투'를 치르고 있다 일컬어지는 분야가 있으니, 인공지능이 그것이다. 문제는 세계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고 있는 주역들을 향한 뭉클한 마음이 너무도 강력하여 그 이면에 있는 다른 면모들을 까맣게 잊게 된다는 사실이다. 지난 15일,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인간중심 인공지능 연구소(Human-centered Artificial Intelligence, HAI)의 연구진들은 '인공지능 인덱스 2024'를 발표했다. 2017년부터 발표된 이 보고서는 정책 입안가들과 저널리스트, 대중이 인공지능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 보고서에는 일부 인공지능 파운데이션 모델들에 대한 평가가 포함되었다. 소동은 분석대상이 된 ‘일부’ 인공지능 파운데이션 모델 중 한국 기업이 개발한 모델이 하나도 포함되지 않아 발생했다. HAI 연구진은 보고서 그래프 하단 각주를 통해 ‘중국과 한국의 일부 모델들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적어 두었다. 연구진은 한국이 ‘인공지능 국가 대항전'
그는 독일에서 온 사람이었고, 우리는 분명 한국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대화 주제는 어째서인지 한국의 개인정보보호 환경으로 옮겨갔고, 이내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그 해, 정부가 내외국인의 출입국 생체정보 약 1억 7000만 건을 당사자 동의 없이 민간 기업에 제공했던 사건이 있었다. 사건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며 마무리되었다. 놀란 표정으로 관련 뉴스를 찾아보던 그는 나지막이 말했다. “독일이었으면 내각이 모두 사퇴했을 거예요…” 우리는 늘상 선택지를 고민한다. 하지만 나에게 결정권이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묻는 것만큼 사안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 질문도 드물다. 물 흐르듯, 어물쩍 결정되어버리는 사안이야말로 중요한 의제다. 내게는 왜 결정권이 없는가? 누가 결정하는가? 지난 13일 통과된 EU 인공지능 법은 위험 정도에 따라 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한 규제 정도를 달리한다. 교육 분야 인공지능 서비스는 고위험으로 분류된다. 고위험 등급으로 분류된 인공지능 서비스는 높은 수준의 안전성과 정확도가 요구되며, 외부 감사를 위해 상세한 문서와 로그 기록 체계, 위험 최소화를 위한 안전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교육
대학원에 가도 될지 묻는 후배들에게는 “대학원 오지 말라”고 하는 게 낫다. 당장의 수입도 미래의 기약도 없는 생활이 초래할 고통의 무시무시함을 충분히 알려주는 게 낫다. 겁을 주어도 어차피 입학할 사람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입학할 것이므로.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종국에 연구자로서 만나게 되므로. 연구자는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나름의 해답을 찾는 자다. 짧게는 수 십 년, 길게는 수 천 년의 앞선 대화를 복기하고 향후 이어질 수 천 년의 대화를 기대하는 사람이다. 작게는 스스로를, 크게는 공동체를 더 낫게 만들기를 소망하며 자신이 깨달은 바를 밝히는 것이 그의 소명이다. 본인만 어여뻐할 어떤 진실을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을 견디지 못해 수 년을 쏟는다. 막스 베버는 이 마음을 “문외한인 모든 사람들로부터는 조롱당하는 기이한 도취”라고 했다. 과학 강국을 표방하면서 R&D 예산은 대폭 삭감하는 정부의 모순 앞에서 청년 연구자의 삶은 더욱 불안정하다. 장비 구매는 고사하고, 있던 장비를 유지하기도 어려워졌다. 젊은 연구자에게 주어지는 기회의 문은 여느 때보다 좁다. R&D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는 몇 달이 채 되지 않아 다시 확대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