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세월호의 선장인 이준석씨(69)가 “승객에게 퇴선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19일 이씨는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 뒤 승객 퇴선 명령 여부에 대해 “퇴선 명령을 내렸으며 ‘선실 내에 대기하라’는 방송은 그 당시에는 구조선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그랬다”고 말했다. 또 “사고가 발생한 16일 오전 8시 50분쯤 이상 징후를 느꼈다”며 “(선박을) 돌릴 때엔 잠시 침실 쪽에 다녀왔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혐의 인정 여부에 대해 ”인정하는 부분도 있다“며 ”국민 여러분과 유족에게 고개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조타수 조모씨(55)는 갑자기 방향을 선회한 이른바 ‘변침’에 대해 “평소보다 키가 크게 돌았다. 내 잘못도 있지만, 배가 빨리 돌았다”고 주장했다. 사고 당시 세월호를 운항한 3등 항해사 박모씨(26)는 고개를 숙인 채 대답을 하지 않았다. /김지호기자 kjh88@
고대 안산병원 장례식장 “제 몸은 건강한데 목숨을 잃은 친구들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가득해요” 17일 오전 9시40분쯤, 전날 여객선 사고로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 고(故) 권오천·정차웅·임경빈 군의 시신이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장례식장으로 도착했다. 세 학생의 차가워진 시신이 장례식장에 들어서자 이를 맞이하는 유가족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눈물을 쏟아냈다. 뒤이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같은학교 친구들까지 장례식장에 몰리면서 현장은 눈물바다로 변했다. 앞서 구조된 정대진(단원고2)군은 “설마하는 마음으로 달려왔는데, 막상 눈 앞에 누워있는 친구들을 보게돼 슬픈 마음이 가득하다”며 “아직 발견되지 않은 친구들이 많은데 모두 무사하게 돌아왔으면 한다”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이후 세 학생의 분향소 설치와 관련해 유가족 측과 안산교육지원청 직원들의 논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단원고 선·후배, 친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하나같이 굳은 표정으로 장례식장에 도착한 이들 중 일부는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한 채 고(故) 최혜정(25·여·교사)씨를 찾기도 하는 등 대책본부의 미흡한 대응으로 유가족들과 조문객들은 혼동을 빚기도 했다. 조난 과정에서 눈을 다쳐 입원 중인
사망 14명과 실종 282명 등 사상 최악의 해상 사고로 온 나라가 슬픔에 빠졌고, 하던 일과 하기로 했던 일을 취소·연기하는 등 대한민국이 멈춰섰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틀째 수색이 진행 중인 ‘세월호’ 침몰 현장을 찾아 구조를 독려하고 나서는 등 “살아서만 돌아오라”는 전 국민의 염원 속에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 사망자 14명…대부분 단원고 학생 이날 오후 9시 50분 현재 사망자는 14명으로 공식 집계됐다. 유전자 검사까지 거쳐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선사 직원 박지영(22·여) 씨, 안산 단원고 2학년 정차웅·권오천·임경빈 군, 인솔교사 최혜정(24) 씨 등 5명이다. 나머지 사망자는 단원고의 박성빈(18·여)·이다운(18·남) 학생, 교사 남윤철(35) 씨, 승무원 김기웅(28) 씨로 추정된다. 현재 박 양 등 4명에 대한 유전자 검사가 진행 중이다. 이날 오후 9시50분 현재 중앙재난대책본부가 파악한 ‘세월호’ 탑승자는 475명이며, 179명이 구조됐으나 282명은 소재와 생사가 확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들과 연락이 끊긴 가족들의 휴대전화 위치추적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전남 진도 사고현장에 내려간 가족들의 요청으로 이날 새벽 안산 단원고생 52명을 포함한 실종자 54명의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벌였다. 위치추적은 도소방재난본부 위치추적시스템에 인적사항과 전화번호 등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3∼4분이 소요된다. 위치추적 결과 41명이 사고현장 관할 기지국이 있는 진도군 조도면으로 나왔고 인근 진도군 지산면 2명, 신안군 도촌면 2명 등이었다. 나머지는 인천과 서산 등지였고 3명은 위치추적이 되지 않았다. 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위치추적 결과 지점은 휴대전화 전원이 마지막으로 끊긴 곳”이라며 “기계적인 문제 등으로 위치추적이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위치추적 결과로는 휴대전화 전원이 나간 정확한 시점과 세부적인 장소, 통화내역을 확인하기는 어렵다”며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호기자 kjh@
본격적인 농번기를 맞아 도심과 가까운 농지 일대가 영농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어 행정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5일 한국환경공단 등에 따르면 영농폐기물인 농업용 폐비닐은 농촌 생활 쓰레기로, 민간 업체가 이를 거둔 뒤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폐비닐처리공장·가공시설에서 재활용·처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12년에는 전국에서 발생한 영농폐비닐 33만8천여t 중 18만여t이 재활용됐다. 특히 농작물 파종기인 매년 3~4월은 논밭에 잡초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치하는 뿌리덮개(멀칭)와 비닐하우스 교체 작업이 이뤄지면서 폐비닐은 물론 퇴비 포대 등 연간 발생량의 70~80%가 배출되고 있다. 그러나 도심지와 가까운 농지의 경우 수익성이 없는 탓에 폐비닐 수거 업체가 방문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나 막무가내로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수거되지 않은 영농폐비닐은 심각한 토양 오염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농업 생산성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 신속한 수거가 요구되지만, 지자체가 보유한 쓰레기 수거 차량으로는 처리에 한계가 있는데다 무작정 치워줄 수도 없는 노릇이라 행정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 수원
앞으로 버스나 택시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피해자가 직접 버스·택시의 보험사에 해당하는 공제조합에 신고를 할 수 있게 된다. 공제조합은 이렇게 접수된 신고에 대해 버스·택시운송사업조합의 승인 없이도 곧장 보상에 나서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15일 버스·택시에 의한 교통사고 때 피해자들이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이런 내용의 자동차공제 혁신 방안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는 버스·택시에 받힌 교통사고 피해자가 버스·택시의 공제조합에 직접 신고하면 공제조합이 보상 절차를 일괄처리하게 된다. 지금은 피해자가 신고를 하고 싶어도 연락처를 알지 못해 신고를 할 수 없는데 버스·택시 안에 사고 시 연락처를 2군데 이상 부착해 피해자나 동승자, 제3자 등이 얼마든지 신고를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운송사업조합이 공제조합에 사고 신고와 지불보증 등 승인을 해줘야 보상 절차에 들어갔던 것을 앞으로는 사고가 접수되면 공제조합이 곧장 보상에 나서게 된다. 또 운수회사 사장인 지역운송조합의 이사장이 지역공제조합의 지부장을 겸하면서 보상 업무에 관여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관여가 금지된다. 1단계로 올해 7월부터 공제조합의 보상 담당 직원에게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곳에 앉아 술을 마시면 술맛은 나겠네요.” 4월초, 때이른 봄 날씨로 6살짜리 손녀의 손을 잡고 수원시에 위치한 수원화성을 찾은 양순임(60·여·서울 신내동)씨는 장안문에 이르러 깜짝놀랄 장면을 목격했다. 점심시간이 막 시작될 무렵 성곽을 따라 걷던 중 뜨거운 햇살이 가려진 장안문 내부로 들어가자 마자 양씨의 눈에 띈 모습은 장안문 내부 마루바닥 위에 삼삼오오 모여 앉은 사람들이었다. 양씨는 이들이 꺼내놓은 소주병에다 국물이 흥건한 음식들을 보고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양씨는 “다 큰 어른들이 공공장소에서, 그것도 UN이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 문화재 안에서 밥을 먹는 것도 모자라 대낮부터 소주를 마시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는지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문화재를 아껴야 한다는 시민의식이 아직 부족한 상태라면 수원화성을 안전하게 보존해야 하는 관리청이라도 좀 더 적극적으로 제재해야 할 것 같다”고 당시 소감을 전했다. 수원에 사는 송모씨 역시 거의 매일 수원화성을 산책하고 있지만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면서 수원화성을 자기집 안방처럼 쓰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하고 있다. 송씨는 “국보 1호인 숭례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