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성곽은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이채로운 풍경 덕분에 관광객을 끌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 그러나 성곽을 옆에 두고 살아온 주민들에게는 의미가 다르다. 아빠 등에 엎혀 성곽길을 걸었던 기억, 친구들과 성곽을 뛰어다니며 잠자리를 잡았던 기억 등 삶의 한자락을 추억할 수 있는 보물상자와 같다. 수원시미술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7 수원 화성을 가다’는 성곽에 얽힌 보물과 같은 이야기를 모은 전시다.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는 수원화성과 성곽이 가진 가치를 예술적으로 풀어내고자 성곽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수원화성을 비롯해 행주산성, 공산성, 남한산성, 동래성, 해미읍성, 낙안읍성, 독산성, 진주성, 상당산성을 접하고 있는 11개 지부 176명 작가가 모여 각 성곽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작품으로 완성했다. 작품들은 단순히 성곽 풍경이 아닌, 그 곳에서 경험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하얗게 눈이 쌓인 수원화성과 진달래와 개나리가 만개한 모습까지 성곽의 사계절이 한자리에서 펼쳐질 뿐 아니라 문화재 보호를 위해 개발이 더딘 마을 풍경도 생생하게 담겼다. 이처럼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현대문명이 발전할수록 자연의 황폐화는 가속화됐고, 그 피해는 인간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대한민국 역시 마찬가지다. 2017년 봄을 시작하며 등장한 미세먼지의 습격 등 자연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자연과 환경, 생태 문제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면서 예술적으로 이를 풀어내고자 하는 프로젝트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안성에 위치한 소나무의 ‘미술농장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대안미술공간 소나무는 자연과 생태를 미술에 접목한 전시 및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06년부터 ‘미술농장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소나무는 올해 ‘녹색 게릴라’ 전시를 개최, 전시 뿐만 아니라 심포지엄과 교육 프로그램들로 자연과 인간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번 프로젝트는 자연과 환경, 생태의 문제를 미술의 방법으로 제시, 자연의 가치와 생명력을 드러내 자연과 인간이 균형있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는 권오열, 김순임, 마틴 밀러(Martin miller), 임승균, 전원길, 최예문 6명 작가가 참여해 자연과 인간의 삶이 어떻게 생태적 관계를 유지 혹은 충돌하고 있는지를 설치, 사진, 회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야
드럼통 모양에 양면을 채로 쳐서 소리를 내는 타악기 다불은 터키와 중앙 아시아에서 유래했다. 우리의 장구와 비슷한 모양이 인상깊은 이 악기는 터키의 타악기들 중 가장 큰 소리를 내기 때문에 야외 연주 혹은 라마다 기간에 금식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데 주로 쓰였다. 이처럼 각 나라의 전통 악기는 비슷한 듯하면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전해져 내려온다. 그 나라의 문화, 정체성은 악기의 재료, 형태, 소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악기를 통해 그 나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파주시 탄현면에 위치한 국내 최초 악기박물관인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은 악기를 연주하는 각국의 인형들로 세계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를 준비했다. 오는 11월 20일까지 열리는 ‘세계 인형들의 오케스트라’ 전시에서는 34개국의 인형 100여 점을 선보인다. 인형은 인간의 자기 재현과 복제에 대한 욕망이 담겨있는 소품이다. 따라서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은 ‘악기를 연주하는 인형’을 통해 악기 자체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정보들을 제공, 각자 다양하게 상상하며 관람할 수 있는 전시를 꾸몄다. 문화권 별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4개 대륙으로 나
백남준아트센터는 5월부터 8월까지 ‘공공’, ‘상호작용’을 주제로 학생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중학생 대상으로 진로탐색 프로그램 ‘미래를 사유하는 예술가’(5.9~7.20), ‘예술플러스’(6.2~6.30)를 운영한다. 자유학기제 시행에 따라 예술가라는 직업에 대해 탐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예술가가 해야 하는 역할은 무엇인지 논의하고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고등학생 대상으로는 작가와 함께 예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심화 프로그램 ‘공간쓰기: 백남준의 걸음으로’(5.13~6.17)와 청소년의 감성으로 전시를 읽고 관람객에게 전달하는 청소년 도슨트 양성 프로그램 ‘도전! NJP 도슨트’(7.15~8.26)가 운영 될 예정이다. 전시 집중 감상 프로그램 ‘피드백’(5.9~7.20)은 초·중·고등학생 단체를 대상으로, 백남준의 작품을 감상하며 일상 속에 있는 예술과 소리를 발견해보고 참여자가 폴리 사운드(Foley Sound)처럼 동화극으로 표현해보는 ‘바스락, 들리는 극장’은 장애 학생 단체를 대상으로 오는 7월 20일까지 진행된다. ‘피드백’(3천원)을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운영되며 자세한 사항은 백남준아트센터 홈페이지(www.njpartce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수원시청소년상담센터는 다음달 30일까지 ‘좋은 부모 되기’를 주제로 한 표어 및 캐릭터 공모를 진행한다. 이번 공모전은 관내 부모의 올바른 부모역할 수립을 돕고 건강한 부모·자녀관계를 만들기 위해 기획됐으며 좋은 부모상(像)과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실천방법을 주제로 표어부문과 캐릭터부문을 공개모집한다. 수원시에 거주하는 부모와 청소년이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으며 각 부문별 최우수상 1명(문화상품권 30만원), 우수상 2명(문화상품권 20만원), 장려상 3명(문화상품권 10만원)을 시상한다. 수상작은 자료집 및 홍보물 제작에 활용된다.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홈페이지(www.syf.or.kr)에 게재돼 있는 작품설명서와 참가신청서를 작성해 이메일(syfparents@naver.com)로 접수하면 된다.(문의: 031-216-8355) /민경화기자 mkh@
길 장르 : 드라마 감독 : 정인봉 배우 : 김혜자/송재호/허진 가족을 이민 보내고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순애’와 어린 손녀와 살고 있는 ‘상범’, 그리고 아들을 잃고 절망에 빠진 ‘수미’까지 각각 사연을 가지고 외롭게 살아가는 세 사람은 절망 속에서도 새로운 시작과 사랑을 꿈꾼다. 하나의 인연으로 연결된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 ‘길’은 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다루지만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는 홀로 있는 집에서 낯선 이와의 식사를 통해 행복해하는 한 여성과, 잠시 잊고 있었던 청춘의 설렘을 느낀 한 남자 등 따뜻함이 더해진 캐릭터들로 유쾌하게 풀어나간다. 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을 일부러 망가뜨리는 엉뚱한 면모, 오랜만에 느끼는 설렘에 꽃단장을 하는 모습 등 섬세한 설정으로 공감을 이끌어낸다. 배우들의 연기도 영화 속 훈훈한 온기를 더한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2014)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 김혜자는 전자제품 수리 기사에게 식사를 차려주며 외로움을 달래는 ‘순애’로 분해 엉뚱하면서도 정감 가는 매력을 선보인다. 우리 시대의 아버지상을 보여줬던 송재호는 ‘상범’ 역을 맡아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또한 ‘곡
불한당:나쁜놈들의 세상 장르 : 범죄/액션/드라마 감독 : 변성현 배우 : 설경구/임시완/김희원/전혜진 소위 건달이지만 정통 건달이 아닌 ‘약쟁이’로 세력을 넓힌 재호는 본능적인 판단 능력과 정치적인 감각을 통해 교도소의 실세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이런 재호의 독주를 막기 위해 누군가 재호를 죽이려 공격하고 교도소 신참 현수가 이를 재빠르게 눈치채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게 된다.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현수를 친동생처럼 아끼게 된 재호. 두 남자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우정을 쌓아가지만 줄을 타는 듯한 긴장감은 계속된다. 그러나 결정적인 사건을 계기로 재호를 무한히 신뢰하게 된 현수는 출소 후 반드시 그와 함께 할 것이라 약속을 하게 된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교도소에서 의리를 나눈 두 남자가 사회로 나와 조직의 실세가 되는 과정 속 ‘마약 밀수’를 단초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되며 주목을 받은 영화는 개성있는 연출에 기대가 모아진다. “성인들이 즐겨볼 수 있는 만화 같은 느낌으로 영화를 완성하고 싶었다”고 밝힌 변성현 감독은 마블이나 DC 코믹스의 히어로 코믹북에서 볼법한 만화
12일부터 21일까지 16회 음악극축제 개최 올해 실내초청작 국내작 4편·해외작 3편 공연 2015년 초연된 ‘별의 전설’, 개막작으로 선정 해외작 ‘War Sum Up’, 컬러조명 곁들여 강렬 음악 장르 넘어 복합예술작품으로 완성도 높여 축제기간 야외선 음악 콘서트도 매일 열려 학용품·라면 등 기부자에겐 티켓 증정 행사도 2002년 시작해 경기·서울북부를 대표하는 공연예술축제로 자리잡은 의정부음악극축제가 16회를 맞았다. 한국형 음악극 제작 및 공연 활성화를 목표로 16년을 달려온 의정부음악극축제는 올해도 우수한 국내외 작품들로 의정부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올해 주제는 ‘판타지, 꿈꾸는 세상’이다. 꿈속 세상과 같은 판타지를 구현한 무대 뿐 아니라 의정부예술의전당 일대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공연들로 오는 12일부터 21일까지 10일 동안 꿈꿔왔던 세상을 의정부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다양한 장르 만날 수 있는 실내초청작 올해는 국내작 4편, 해외작 3편 총 7작품이 공연된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이 자체 제작한 ‘K-Cultur
무기 혹은 손과 발을 사용해 겨루는 무예(武藝)는 무사 집단의 전유물로만 인식돼 왔다. 한국전통무예연구소 소장이자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상임연출인 최형국은 20여년간 전통 무예를 수련하며 무예가 문화의 산물임을 체득했다. 무예는 당대 신체 문화의 정수를 보여줄 뿐 아니라 인간의 생존 본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인문학의 시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무예에 담긴 역사, 문화, 철학 등 인문학적 요소를 소개하는 ‘무예 인문학’을 펴내 무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인류는 이족 보행을 하고 손을 쓰게 되면서 무기를 사용하고 원시적 형태의 무예를 발달시키기 시작했다. 먹고 살기 위한 생존본능에 의해 무예가 탄생한 것이다. 이후 공동체를 이루면서 무예는 사회성을 띄게 됐다. 살생의 위험을 낮추고 공동체 내의 순위를 결정짓는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스포츠로 발전, 이후 예술성을 갖춘 춤과 놀이로 활용되기도 했다. 책에는 무예의 예술성을 보여주는 검무(劍舞)를 소개한다. 무기를 들고 춤을 추면서 하늘과 소통하고 전쟁의 승리를 기원한 검무는 축제나 연회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였다. 기복의 의미가 더해지면서 날로 화려해져 조
선거를 앞두고 정치가들의 갖가지 ‘말’이 매스컴을 뜨겁게 달궜고, 그 한마디 말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대중과의 소통이 정치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이래 정치가의 ‘말의 격’은 때로는 가장 쉽게 공격 가능한 약점으로, 때론 대중의 신뢰를 이끌어내는 두꺼운 갑옷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정치가에게 ‘말’이라는 단어가 주는 절대성과 중요성은 상당히 크고 강하다. 유권자는 정치가 개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한다. 그들이 제시하는 정책과 공약, 연설 등 ‘말’을 통해 그들을 판단할 뿐이다. 따라서 유권자 역시 정치가의 말에 집중해야 한다. 누가 거짓을 말하는지, 혹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누군지 가릴 수 있어야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지도자를 뽑을 수 있다. 정치가의 말을 눈여겨 봐야할 시기, ‘정치가의 언격’을 통해 진짜 지도자를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학자이자 작가인 후쑹타오는 오랜시간 마오쩌둥을 연구했다. 마오쩌둥은 ‘위대한 혁명가’와 ‘간악한 독재자&rs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