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청하셨다고요. 소리를 좋아하는 양반치고 내력 없는 사람이 없습니다.” 눈먼 소리꾼 송화를 찾아온 한 남자. 오랫동안 송화를 찾아 헤맨 그의 의붓동생 동호다. 둘은 어린 시절 송화의 아버지 유봉을 따라 유랑하며 소리를 익혔다. 유봉의 소리가 자신의 어머니를 죽였다고 생각한 동호는 결국 자신의 소리를 찾아 떠났고, 송화는 유봉의 곁에 남아 소리를 이어갔다. 소리꾼의 한(恨) 많은 삶을 다룬 뮤지컬 ‘서편제’가 마지막 이야기로 돌아왔다. 원작 사용 기한이 만료돼 지난 2010년 초연 후 이번 공연을 끝으로 12년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이청준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해당 소설은 임권택 감독이 영화화해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영화와 달리 뮤지컬에선 동호가 현대 음악을 하는 가수가 된다는 설정이 추가됐다. 공연은 암전에 들어가며 맑은 새소리와 송화의 허밍으로 관객을 소리의 세계로 이끈다. 송화를 찾기 위해 50여 년간 전국을 돌던 동호에게 드디어 송화의 거처를 알아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동호의 어린 시절을 비춘다. 어머니가 농사일을 하는 동안 늘 혼자 묶여 있던 동호. 그런 동호에게 어느 날 새 아버지 유봉과 누이 송화가 생겼다. 그 뒤 갑작스레 찾아온 어머니의 죽음. “엄마가 죽었어도 넌 내 새끼여. 그러니께 넌 소리꾼이 돼야 혀.” 그렇게 유봉은 송화, 동호와 함께 유랑에 나선다. 소리를 하려면 이땅저땅, 온 땅의 기운을 몸에 쟁여야 한다는 유봉의 생각에 따라 이들은 전주, 목포, 벌교, 해남, 여수 등을 떠돌며 소리를 익힌다. 유랑 중 우연히 미군을 상대로 하는 공연단 ‘스프링 보이즈’를 만난 동호는 “누나가 하고 싶은 소리가 있듯이 나도 하고 싶은 소리가 있어”라는 말을 남기고 송화를 떠난다. 동호를 떠나보낸 송화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낙엽이 떨어져도, 울면서도 연습에 매진한다. 그럼에도 원하는 소리가 나지 않자 “기운을 내고 싶은데 자꾸 썽(성)만 나요. 아부지 나 이제 소리 안 해요”라며 소리를 놓고 싶어 한다. 유봉은 그런 송화에게 한을 심어, 소리를 완성하기 위해 송화가 잠든 사이 송화의 눈을 멀게 한다. ◇ 초연부터 마지막까지 ‘송화 그 자체’, 배우 차지연 “그 망할 한이 뭐라고 차라리 죽이시오. 죽여줘요. 지발(제발).” 눈이 먼 뒤, 유봉을 원망하며 송화가 내뱉는 말이다. 울분을 토해내는 차지연의 연기를 보며 정말 그 한이 뭐라고 딸의 눈까지 멀게 하는 걸까라는 생각에 관객 역시 함께 숨죽이게 된다. 기운 빠진 동호에게 사랑가를 불러 준다며 달래고, 소리를 하며 놀던 천진난만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한으로 가득 찬 송화만 남아있을 뿐이다. 특히, 동호와 재회해 심청가를 부르는 극의 마지막은 모두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눈을 감은 채, 심봉사 눈뜨는 대목을 읊는 차지연의 소리는 관객들의 한을 치유하는 것 같았다. 공연이 끝나자마자 관객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쳤고, 차지연은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보였다. 배우 차지연은 지난 초연부터 이번 공연까지 빠짐없이 송화 역을 개근했다. 그는 어릴 적 무형문화재인 외조부(대전무형문화재 17호 송원 박오용)를 따라다니며 10년 가까이 고수를 했던 경험이 있다. 이를 안 제작진의 제안으로 ‘서편제’의 시작을 함께했다. 차지연은 “서편제는 20대부터 40대까지 함께한, 나의 삶을 같이 걸어온 나의 길과도 같은 작품, 눈부시도록, 눈물이 나도록 찬란한 나의 젊은 시절, 나의청춘이다”며 “2010년 29세였던 초연부터 함께했으니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 최대한의 아름다움을 이끌어낸 최소한의 무대 ‘서편제’하면 아름다운 무대를 빼놓을 수 없다. 전통 한지를 한 겹 한 겹 덧붙여 표현한 순백의 배경은 어떤 색의 조명이든, 영상이든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400여 장의 한국화를 빛으로 담아낸 수묵화 같은 영상은 오직 자신의 소리를 위해 떠나는 소리꾼들의 여정에 과하지 않게 맞아 떨어진다. 나부끼는 하얀 눈도, 쏟아지는 폭포도, 흩날리는 꽃잎도 무대 위 인물에 집중되도록 은은하게 나타난다. 그렇다고 너무 심심하기만한 무대는 아니다. 록밴드를 하는 동호의 무대에서는 형형색색의 조명과 음악 방송 같은 무대로 화려함을 더한다. 또한, 회전 무대로 소리꾼의 유랑과 우리네 인생길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며 무대라는 한정적인 공간에서 역동감을 끌어냈다. ◇ 아픔을 어루만져 주는 어린 송화·동호 “혼자라 슬퍼하진 않아 / 돌아가신 엄마 말하길 /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 그 말 무슨 뜻인진 몰라도 / 기분이 좋아지는 주문 같아 /너도 해봐 눈을 감고 중얼거려 /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곡 ‘살다보면’ 중에서) 엄마를 잃은 어린 동호에게 “우리 소리하고 놀까?”라며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살다보면’을 부르기 시작하는 어린 송화. 절절한 슬픔이 아닌 담담한 노래로 동호와 관객에게 위로를 전한다. 어린 동호는 마치 동호의 분신처럼 등장한다. 동호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어린 동호를 옆에서 측은하게 바라보고, 애절하게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어린 동호는 동호가 털어 내지 못한 마음 속 아픔을 드러내는 존재이다. 동호가 과거 기억에 슬퍼하며 주저앉아 있을 때, 어린 동호는 그림자가 돼 동호와 같은 자세로 앉아 그의 곁을 지키며 아픔을 함께한다. 한편, ‘서편제’는 오는 10월 23일까지 서울 광림아트센터 비비씨에이치(BBCH)홀에서 공연된다. 송화 역은 초연부터 무대에 오른 차지연, 이자람을 비롯해 유리아, 홍자, 양지은, 홍지윤이 연기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예로부터 ‘운영의 묘(운영(運營之妙)’가 중요하다고 했다. 어떤 조직을 불문하고다. 용인특례시의회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이번 제9대는 더욱 그렇다. 전체 의원 32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7명, 국민의힘 15명인 까닭이다. 한 표가 시민의 삶을 좌우할 수 있는 무게를 가진 엄중한 시절이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여, 신의 한 수인 ‘운영의 묘’를 잘 살필 남홍숙 위원장의 역할에 무게가 실린다. 3선 남 위원장의 묘수를 들어본다. -3선이다. 의정활동을 돌아본다면 남사 한숲시티의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의원 생활 전부터 지역주민들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초·중·고가 신설돼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중학교까지는 유치할 수 있었으나 고등학교를 유치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포기하지 않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끊임없이 노력했고, 결국 처인고등학교가 지난해 3월 개교했다. 주민들의 노력과 성원에 힘입은 좋은 성과라고 자부한다. 개인적으로도 의원 생활을 하면서 가장 뜻깊은 일이 아닐까 싶다. -운영위원장직을 맡았다, 소감은 의회운영위원장은 원활한 의회 운영을 위해서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 의회 본연의 기능인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은 가장 기본적인 방법으로 회의를 통해서 진행되는데, 원활한 회의 일정과 상정될 안건에 대한 조율 등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막중한 책임감으로 역할에 충실할 것이며 의회사무국의 예산과 집행 등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살펴 의회부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역구 주민들에게 할 수 있는 약속은 처인구는 기흥구, 수지구에 비해 면적대비 도로 예산의 사업비 확보 비율이 현저하게 낮게 편성돼 있고 이로 인해 많은 문제점이 야기되고 있다. 마을 안길을 두고 주민 간의 갈등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고, 소방도로 확보 민원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45번 국도의 출퇴근길 심각한 교통 정체 역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며, 이동·남사지역의 광역버스 유치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로 남사지역에서 서울로 가는 광역버스 노선은 끈질긴 노력 끝에 2020년 12월부터 운행되고 있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통해 교통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주민이 더 편안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처인지역은 교육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곳으로 이제는 과밀학급수가 많은 남곡초등학교를 남곡1·2초 등으로 나누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현재 관계 부서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으며,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어떤 의회를 만들 계획인지 의원은 시민들을 위해 공부하고 연구하며, 필요한 조례를 만들고 민원 사항을 해결해나가는 일을 하는 것이 의무이다. 제9대 의회는 초선의원이 20명이다. 초선들이 건전하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함께 고민하고 연구할 수 있는 의회 만들기에 주력하겠다. -시민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언제나 끊임없이 노력해 지역 주민과의 약속을 실현하고, 주민의 마음을 읽으며 발로 뛰며 실천하는 의원으로 기억되고 싶다. [ 경기신문 = 최정용 기자 ]
고양시 고양동에 위치한 고양일고등학교는 2009년에 개교한 13년 차 학교다. 현재 519명의 학생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학업에 정진하고 있다. 고양일고의 ‘함혜당(含慧堂) 도서관’은 연면적 253㎡에 장서 2만 1000여 권과 열람석 70석을 보유하고 있다. 고양일고 2층 복도에는 함혜당 도서관만을 위한 입구가 있다. 한자로 ‘含慧堂(함혜당)’이 적힌 입구를 통과하면 마치 학교를 벗어나 오래된 정자를 만난 느낌을 받는다. 고양일고 학생들은 교실을 벗어나 함혜당 도서관에서 공부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있다. 3학년 박세연(19) 양은 “독서를 통해 영감을 얻기도 하지만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싶을 때 독서를 하면 도움이 된다”며 “공부하기 힘들 때 휴식을 취하러 도서관을 찾곤 해 나만의 ‘안식처’라는 생각이 든다"고 함혜당을 찾는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3월에 고양일고에 부임한 한지연 사서교사는 함혜당 도서관의 시집들만 따로 모아둔 ‘시집 별치 서가’가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한 사서교사는 “학생들이 딱딱한 교과서 글만 읽다보니 시집을 보고 아름다움에 매료되곤 한다”며 “살아 숨쉬는, 예술적 가치를 지닌 시를 읽는 학생들로 '시집 별치 서가'는 늘 인산인해”라고 말했다. 또 도서관을 정보활용능력,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를 키울 수 있는 곳이라 설명했다. 한 사서교사는 “학생들이 다양한 정보매체로 비판적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도록 사서교사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 독서를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도서관 행사들 함혜당 도서관은 학생들의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호국보훈의 달’ 등을 맞아 4행시 짓기, 시화 그리기, 전쟁과 평화에 관한 도서 전시 및 대출 등을 진행했다. 1학년 황희경(17) 양은 호국보훈의 달 기념 독서 행사 때 했던 시화 그리기를 다시 하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꼽았다. 황 양은 “윤동주 시인의 시를 시화로 그렸는데 일제강점기로 돌아가 독립운동을 직접 한 것 같은 마음이 들어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2학년 조아름(18) 양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조 양은 “책에 대한 퀴즈를 맞추면 상품을 줘서 즐거웠다”면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의 유래도 배우고 저작권에 대해 알게 돼 지식이 풍부해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 독서의 생활화를 만들어 주는 ‘미라클 모닝 독서’ 함혜당 도서관의 다양한 프로그램 중 가장 흡족했던 건 ‘미라클 모닝 독서’다. 아침 독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독서 흥미를 높이고 독서의 생활화 및 습관화를 실천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함혜당 도서관에서 주 2회 아침 시간을 활용해 8시 20분부터 30분씩 독서를 한다. 미라클 모닝 독서는 자습이나 과제가 아닌 좋아하는 책을 고르고 오롯이 독서에만 집중하는 시간이다. 또 희망하는 학생들은 학교 수업 시간에 배운 교과 내용과 연관해 심화 탐구를 하기도 한다. 주제가 같은 친구들과 팀을 이뤄 관련 책을 읽고 다양한 독후 활동도 할 수 있다. 이처럼 함혜당 도서관은 학생들에게 책을 통해 꿈을 꾸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주고 있으며, 학생들이 교양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도하고 있다. ◆ 세상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길러주는 ‘인문학 아카데미’ 학생들은 대학 입시를 위해 교과 공부에만 매진하다 보니 다양한 정보를 접할 기회가 적다. 함혜당 도서관은 한 학기에 한 번씩 학생들의 필요한 문제 해결 능력과 통섭의 힘, 세상을 보는 올바른 관점을 기를 수 있게 ‘인문학 아카데미’ 강연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강연 내용을 예습할 수 있도록 관련된 책을 소개하고 읽게 한다. 이후 전문성을 갖춘 외부 강사를 초청해 강연를 진행한다. 학생들은 강사와 질의응답을 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관점을 익힐 수 있게 된다. 지난 6월 14일에 진행된 강좌 주제는 ‘제4차 산업혁명과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 최용준 한동대학교 교수를 초청해 학생들에게 전문적인 강좌를 제공했다. 박세연 양은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책을 읽고 전문 강사의 강연을 들으며 신기술과 4차 산업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며 “이번에 진행된 강연으로 지적 소양을 기르고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 등 유익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한 사서교사는 “인문학 아카데미 강연은 다양한 책을 통해 학생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고 독서 의욕 갖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학생들이 정체성을 확립하고 철학적 관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강연을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인터뷰] 박계순 고양일고등학교 교장 “책을 한 줄 한 줄 읽는 여정이 우리 삶과 닮아” 지난 해 3월에 고양일고등학교에 부임한 박계순 교장은 ‘독서 자체가 삶’이라는 철학관으로 학생들에게 독서를 강조한다. 박 교장은 “한 권의 책을 접할 때 한 구절 한 구절에서 또 다른 나를 만나 성찰하고 허기진 자신의 빈틈을 채워간다”며 “완독을 향해 한 줄 한 줄 읽는 여정이 진행형인 우리의 삶과 닮아있다”고 말했다. 박 교장은 사람은 모든 분야를 경험할 수 없기에 책을 통한 간접 경험으로 지식을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직·간접적인 경험으로 내면에 쌓인 지혜들이 생소한 분야나 사안 등을 마주했을 때 해결해 줄 실마리를 던져준다”며 “논리적인 글을 읽으면서 사고력을 키우고 정서적인 글을 읽으면서 삶의 다양성을 공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함혜당 도서관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동력원이자 학생들을 성장시키는 고양일고의 복합문화공간”이라며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즐기면서 올바른 독서습관을 갖춰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거창한 책이 아니고 짧막한 한 줄이어도 삶의 반딧불이 될 수 있다”며 “학생들이 지식을 사유(思惟)하고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독서를 늘 가까이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추석 명절 기간이라 평소보다 물량이 30~40% 늘어 근로시간도 3시간 늘었는데, 태풍까지 겹치니 배송하다 대형 교통사고를 겪을까 걱정이 커요.” 수원에서 택배기사로 일하는 이민상(53) 씨는 역대급 규모의 태풍 ‘힌남노’가 북상한다는 소식에 이같은 우려를 나타냈다. 추석을 앞두고 배송 물량이 증가한 상황에서 이번 태풍의 소식은 택배 기사들에게는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추석 연휴 대목을 맞아 평소보다 30~40% 물량이 늘어나 업무도 과중됐지만, 정시 배송을 위해 폭우를 내달려야 하기에 사고의 위험성도 크기 때문이다. 시흥에서 택배기사로 일을 하고 있는 A(44) 씨는 "과로로 인해 졸음운전에 쉽게 노출돼 접촉사고 위험도 높아졌다"라면서 "물건을 고객들 집 앞에 운반하는 과정에서 미끄러져 다치기도 쉽지만 노동자들이 (다쳐도) 일하..
경기도가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5일 오후 1시부로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단계를 최고 수준인 3단계로 격상했다. 도가 비상 3단계를 발령한 것은 2020년 9월 태풍 마이삭 때 이후 2년 만이다. 도는 호우‧태풍으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회의 후 3단계로 격상해 대비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3단계 격상에 따라 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안전관리실장을 통제관으로 호우 상황을 관리하며 행정1부지사가 총괄관리를 하게 된다. 오후 1시 기준 도와 시‧군 1738명의 직원들이 비상근무에 돌입해 인명피해 우려 지역과 침수 우려 취약 도로를 예찰하고 강풍 취약 시설과 배수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앞서 도는 전날 오후 8시에 비상 1단계를 가동한 뒤, 이날 오전 8시 2단계로 올린 바 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도 전체 시‧군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양평, 광주, 여주, 안성, 이천, 용인, 평택에는 다음날 새벽 태풍특보가 내려질 예정이고, 서해 중부 전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강수집중 시간은 이날 오후 12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이며, 예상 강수량은 5일 70~120mm, 6일 40~150mm다. 도 집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경기도에 평균 66.8mm의 비가 내렸다. 가장 많은 비가 온 곳은 포천시로 125.0mm를 기록했으며 이어 가평군에 97.5mm, 남양주시에 94.5mm, 동두천시에 89.0mm의 비가 내렸다. [ 경기신문 = 김기웅 기자 ]
경찰이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과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보고 사건을 불송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노규호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부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김혜경 씨 수행비서로 의심받아 온 전 경기도청 별정직 5급 배모 씨의 채용 과정과 실제로 수행한 업무 등을 살펴본 결과에 대해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 수사부장은 "배 씨의 채용 절차상에 문제점이 없었고 채용 후 공무원 업무를 수행한 부분도 일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사실관계와 유사 판례로 볼 때 국고손실죄 등 적용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와 법인카드 유용 의혹 간에 연결고리는 나타난 지 않아 불송치로 가닥을 잡았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다만 경기도청 공무원 2명은 업무상 배임 방조 혐의로 입건해 수..
지반 침하 현상이 나타난 인천 중구 수인선 인천역 인근(경기신문 8월 26일자 31면 보도)에서 임시보수가 완료됐다. 국가철도공단은 올해 안으로 하자보수를 마칠 계획이다. 5일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8월 26일부터 지난 3일까지 임시보수를 진행했다. 공단은 침하된 곳을 파서 흙을 채우고 위에 콘크리트를 바르거나 보도블럭을 설치했다. 또 침수에 대비해 방수 시트도 함께 깔았다. 앞서 인근 빌라 주민들은 지반침하로 인한 붕괴 위험을 호소하며 지반 보강이나 이주 대책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했다. 공단은 9월 중으로 공단 관계자, 감리사와 설계사 등으로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지반 침하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다. 합동조사단은 지반침하의 원인이 호우 등 자연재해인지 시공상 하자로 인한 것인지 조사한다. 이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복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보수를 완료할 계획이지만 조사 결과에 따라 완료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샛별 기자 ]
최근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이 CJ대한통운의 항만부지 불법 임대(전대)행위에 대해 ‘봐주기식 행정’으로 일관해 오다 평택항 물류업체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본보 8월 23일 자 보도) 더욱이 CJ대한통운의 불법 행위를 미온적으로 대처해 온 평택해수청을 상대로 평택항 인근 물류업체들이 경찰서에 집회를 신청, 현재 갈등 양상이 향후 대치국면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4일 평택항물류창고연합회는 지난달 8일 평택해수청에 ‘CJ대한통운의 항만부지 불법 임대행위와 편법 물류대행 및 불법업체 상주’를 즉각적으로 확인, 조치해 줄 것을 요구하는 민원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창고연합회는 그러나 평택해수청이 민원 접수 후 한 달 가까운 기간 동안 CJ대한통운에 대해 별다른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민원 회신조차 없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평택항물류창고연합회 한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의 항만부지 불법 임대는 지난 2014년에도 불거진 문제였다”며 “그 이후에도 CJ대한통운은 개선하기보다 더욱 교묘한 방법으로 불법을 자행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이어 “CJ대한통운의 이런 불법 행위의 가장 큰 이유는 평택해수청의 ‘뒷짐 행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평택항 인근 물류업체들은 이번 CJ대한통운의 불법과 평택해수청의 늑장 행정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창고연합회는 지난 2일 평택경찰서에 ‘평택항 물류 질서 확립 및 지역 물류 살리기’로 집회 신고를 낸 후 오는 7일 평택해수청을 상대로 실력행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평택해수청 한 관계자는 “지난달 8일 민원이 접수되었고, 9월 5일 회신할 계획이었다”며 “CJ대한통운에 불법으로 임대해 들어와 있는 입주업체 현황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밝히기 어렵다”고 뒤늦게 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CJ대한통운 항만부지를 이용해 영업을 하는 A업체 대표 B씨가 창고연합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고소·고발에 나서겠다고 밝혀 물류업체 간 갈등마저 극심해지는 모양새다. 창고연합회 한 관계자는 “A업체 대표 B씨가 창고연합회 회의에 나와 밝힌 이야기들이 경기신문을 통해 보도되자 녹음기를 들고 다니면서 고소·고발을 하겠다고 다닌다”며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하더니 불법은 B씨가 해놓고, 왜 애꿎은 창고연합회 물류업체들에게 공갈, 협박을 일삼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 부분에 대해 A업체 대표 B씨는 “특별히 할 말은 없다. 정히 듣고 싶다면 로펌 통해서 이야기하라”고 말했다. 한편, 평택해수청은 지난달 초순 CJ대한통운의 항만부지 불법 임대 민원에 대해 현장 조사를 한차례 다녀왔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행정처분 계획은 내놓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봐주기식 행정’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 경기신문 = 박희범 기자 ]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지영 역을 연기한 배우 이유미가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에미상에서 게스트상(단역상)을 수상했다. 한국 배우 최초 에미상 수상이다. 이유미는 4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제74회 크리에이티브 아츠 프라임타임 에미상(Creative Arts Primetime Emmy Awards) 시상식에서 여우단역상을 받았다. 게스트상은 드라마의 일화(에피소드)마다 주인공급 역할을 한 배우에게 주는 상이다. 이유미는 HBO '석세션'의 호프 데이비스·사나 라단·해리엇 월터, 애플TV+ '더 모닝쇼'의 마샤 게이 하든, HBO '유포리아'의 마사 켈리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비영어권 드라마가 에미상에서 수상의 쾌거를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유미는 비영어권 드라마로, 한국 배우..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인천에도 6일까지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지만 상습 침수 피해를 입고 있는 기존 반지하 주택에 대한 인천시의 대책은 여전히 깜깜하다. 인천시는 지난달 초 폭우로 인한 반지하 피해에 대해 신축 반지하 주택의 건축 허가 제한을 결정했을 뿐이다. 지난달 30일 인천시는 10개 군·구 및 대한건축사협회 인천건축사회와 간담회를 갖고 신축 반지하 주택의 건축 허가를 제한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인천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반지하 침수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마련한 대책이다. 하지만 가장 시급한 기존 반지하 주택에 대한 대책은 없는 셈이다. 2020년 기준 인천 지역 반지하 거주 가구는 2만 4207가구에 달한다. 10개 군·구 중에서는 인천의 대표적 원도심인 남동구 5922가구, 부평구 4319가구, 미추홀구 4088가구 순으로 많다. 원도심의 경우, 노후 하수관 비율이 높아 집중호우 발생시 상습 침수로 인한 피해가 클 수 밖에 없다. 인천시는 최근 국토교통부와 기존 반지하 주택에 대한 대책 마련을 시작했다는 설명이지만 현재로선 반지하 주거 계층 실태조사가 전부다. 8월 집중호우가 끝난 뒤 바로 반지하 침수 피해 대책을 발표한 서울시·경기도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지난달 10일 서울시는 향후 20년간 노후 공공 임대주택 재건축을 통해 임대주택 23만 가구를 확보하고, 반지하 거주민이 집을 옮길 수 있도록 매달 월세 20만 원을 지원하는 이용권 제도 방안을 발표했다. 경기도도 지난달 12일 반지하 등 취약주거시설 침수 방지 대책 지침을 마련하고, 상습침수지역에 대한 방재시설 정비 방안을 제시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일단 태풍에 대비해 상습침수지역 등은 군·구에서 예찰 점검에 들어갔다”며 “기존 반지하 주택에 대한 침수 대책은 앞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계속 세워나가야겠지만 서울과 비슷한 방안으로 추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인천이 태풍의 직접영향권은 아니지만 6일까지 강풍을 동반한 최대 3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 ※ 쉬운 우리말로 고쳤습니다 * 바우처(voucher) → 이용권 (원문) 반지하 거주민이 집을 옮길 수 있도록 매달 월세 20만 원을 지원하는 바우처 제도 방안을 발표했다. (고쳐 쓴 문장) 반지하 거주민이 집을 옮길 수 있도록 매달 월세 20만 원을 지원하는 이용권 제도 방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