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헷갈리는 단어가 있다. ‘당선자’와 ‘당선인’이 그것이다. 이번 제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람들이 당선사례 현수막을 여기저기 내걸었다. 그런데 누구는 ‘당선인’이고 누구는 ‘당선자’로 썼다. 언론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다. 같은 신문인데도 하루는 당선인이고, 하루는 당선자로 표기한다. 국어사전에는 두 단어 모두를 유의어로 같이 쓸 수 있다고는 돼있다. 하지만 우리의 귀에는 당선자가 익숙하게 들린다. 아직도 ‘당선인’이란 단어는 귀에 좀 거슬린다. ‘당선인’이란 단어가 갑자기 등장한 것은 2007년 12월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다. 인수위원회가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에 ‘당선인’으로 돼 있다며 이렇게 부르도록 해 달라고 헌법재판소에 요청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헌법 62조 2항에 ‘당선자’로 되어 있으므로 종전처럼 ‘당선자’라는 용어를 쓰도록 판단을 내렸다. 상위법인 헌법에 ‘당선자’로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당선자’를 ‘당선인’으로 바꾸려면 헌법부터 고쳐야 법률체계가 맞는다는 애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대통력직 인수위원회가 ‘당선인’을 계속 쓴 것은 대통령 당선자에게 용어 상 아첨하고, 다분히 권위적인 발상을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인력(引力) /정찬교 땅심은 사과를 떨구고, 수유리는 나를 잡아당긴다. 그래서 수유리에 가면 흰 머리카락마저 몇 올 남지도 않은 주제에 소년처럼 자꾸만 장난칠 궁리를 하는 것이다. 어느 날 세일극장 있던 자리를 넋 빼고 바라보다가 ‘야잇- 염병할- 돼질래-’ 봉고차를 몰던 사내가 노려보아도 그냥 그 자리에 꼼짝도 않고 서 있었던 것은 달빛이 파도를 끌어당기듯 수유리가 날 잡아 당겼기 때문이다. - 정찬교 시집 ‘수유리’ 많은 사람들이 퇴직 후 안정된 노후를 생각하며 도시를 떠나 귀촌을 꿈꾼다. 충주에서 교직생활을 하는 시인은, 몇 년 남지 않은 정년 후에는 고향 수유리 가까이에 터를 잡을 생각이란다. 수유리가 그를 잡아당긴다. 4·19탑 백운대 번동 야산 행운문구점 추억은 나란히 놓인 왕자파스의 색감처럼 아득하다. 럭키제과점은 없지만 그는 빵 냄새를 따라 골목을 떠돈다. 수유리 최후의 날에 무너진 세일극장을 차지한 술집 엠파이어는 불야성이다. 종이 모자를 만들어 쓰고 골목을 달음박질하던 그날의 왕자들은 이제 노쇠한 노병일 뿐이다. 소주 한 잔 걸친 서울의 달이 수유리의 야경을 내려다본다. /김명은 시인
새봄이 오니 온갖 꽃들이 만발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그중에도 벚꽃은 개화시기가 일기 예보에도 자주 등장하고 있을 정도이다. 언제부터인가 가로수로 벚나무가 대량으로 심어지고 전국적으로 유명한 벚꽃길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관광 상품이 되고 있다. 내가 사는 가평도 예외는 아닌 듯 벚꽃으로 유명해지는 도로들이 생겨나고 있다. 신청평대교를 건너 우회전 하면 바로 시작되는 벚나무 길은 오래전부터 유명세를 타는 삼회리 벚꽃길이다. 한편 상천리 벚꽃길은 그리 길지 않아도 고목으로 화사함과 풍성함이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운 장관을 연출한다. 또한 산책하기 좋은 코스로 조종천을 끼고 조성된 현리 조종천 산책길이 떠오른다. 어제는 퇴근을 해서 집에 들어가니 어머니와 이모를 모시고 삼회리 벚꽃길을 다녀온 아내가 들뜬 기분으로 말한다. 벚꽃이 만발해서 좋은 구경을 했다며 그런데 꼭 개구리가 알을 낳아놓은 것 같다고 하기에 그게 무슨 소린지 생각을 해도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무슨 뜻인가 물으니 하얀 벚꽃이 가운데 까만 점이 있어 그렇게 보인단다. 꽃구경을 하고 오랬더니 제대로 보고 왔는지 개구리 알 이야기를 연거푸 하는 것을 보며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동안 벚꽃을…
15개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행복감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8.2점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에티오피아, 네팔의 어린이들보다 낮았다. 옷, 컴퓨터, 인터넷 등 아이들이 갖고 싶어 하는 물품들의 소유만으로 보면 노르웨이에 이어 두 번째로 풍요로운 나라인데도 주관적 행복감에서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게 나온 것이다. 이 조사를 진행한 연구진들의 평가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들의 경우 사회가 정해 놓은 기준과 자신을 비교하는 데 익숙하고, 부모의 기대감이 너무 커서 자녀들의 행복감을 해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행복이란 심신의 욕구가 충족되어 부족함이 없는 상태를 말하기 때문에 아무리 물질적으로 풍요롭더라도 자신의 삶을 기뻐하고 만족하는 성품이 빈약하면 행복할 수 없는 법이다. 행복 위한 성품 ‘기쁨’과 ‘긍정적인 태도’ 따라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지려면 무엇보다 좋은 성품 곧 기쁨과 긍정적인 태도의 성품을 통해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기뻐하는 힘을 키워줘야 한다. 기쁨이란 ‘내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즐거워하는 것’(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이다. 따라서 기쁨의 성품을 소유한…
4·13 총선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우리 국민들의 선택이 참으로 절묘했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어찌 보면 ‘총선 혁명’이라고 해도 좋았다. 오만하고 독선적인 여당 새누리당과 청와대에 대한 준엄한 채찍질이었다. 그러나 국민들은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호의적인 것도 아니었다.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이라고 여겼던 광주광역시와 전남·북지역에서 국민의 당에게 참패했다. 비례대표 의석수는 13석으로 같았지만 정당득표율은 국민의당 26.7%, 더불어민주당 25.5%으로 국민의당이 오히려 높았다. 그러니 ‘국민이 이번 선거를 통해 보여준 집단 이성의 메시지는 참으로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정치는 삼류였지만 우리의 유권자는 일류였다’는 언론인 김정남씨의 지적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누구에게는 세상을 다 가진 기쁨이었고, 어떤 이에게는 믿어지지 않는 충격이었을 이번 4·13 총선은 이렇게 끝났다. 그런데 정말로 끝난 게 아니다. 검찰이 선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김수남 검찰총장은 20대 총선 대비 전국 공안부장검사 회의를 주재하고 선거사범과 전쟁을 선포했다. 이 자리에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 진행, 공정한 사건처
환절기를 맞아 국민의 건강관리와 생활환경 안전조치를 철저히 해가야 한다. 지자체는 취약한 소외계층의 안전대비에 만전을 기하여야 된다. 소녀소년가장과 홀몸노인을 위한 각별한 대책이 절실하다. 홀몸노인의 자살률이 늘어나고 있다. 생명의 존엄성운동을 지자체 주민운동으로 전개해 가야한다. 지자체는 관내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와 지원 대책을 수립해 가야된다. 앞으로 다가올 호우와 강풍 및 풍랑에 대비하여 안전점검이 필요하다. 지자체는 관할지역의 철저한 안전진단을 실시하여 대책을 마련해가기 바란다. 인천시의 경우 지난해 낙석으로 인한 차량파손 사고가 발생한 동암역 굴다리를 3개월이나 방치해서 시민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인천시 부평구에서 지난해 12월에 발생한 콘크리트 잔해물이 운행 중인 승용차량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인천시는 사고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재난위험시설 D등급으로 구조적 결함을 찾아냈다. 당연히 긴급한 보수와 보강을 실시해야 되는 건축물이다. 그러나 사고 후 인천시는 현장 콘크리트 잔해물만 정리한 채 안전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방치해왔다. 불안감을 느낀 시민들은 동암역 굴다리 추가사고 위험성을 제기하고 조속한 안전조치를 취해줄 것을 인천시에 요
꽃차례가 없어지고 있다. 무슨 난리라도 터진 양 봄꽃들이 한꺼번에 화르르 피는 것이다. 꽃 피는 순서가 해마다 희미해져간다 싶더니 올봄엔 더 성급하게 앞을 다투듯 꽃폭죽이 동시다발로 터졌다. 그렇게 꽃난리를 천지사방 벌여놓고는 판돈 거두듯 뒤도 안 돌아보고 황황히 떠나는 게 봄꽃들의 행태로 자리 잡아간다고 할까. 꽃 피는 순서라도 수소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우리네 봄날이 갈수록 심상치 않은 것이다. 철없어진 봄꽃들의 개화는 개나리가 확연히 보여주었다. 병아리 주둥이모양 노란 꽃잎들이 뾰족뾰족 입술을 내밀다 꽃잎이 활짝 열리고, 그 꽃잎이 지면서 연초록 새 잎이 나오는 게 그동안의 낯익은 개화 순서였다. 그런데 이런 차례 없이 단번에 꽃과 잎이 피어 진달래며 목련이며 벚꽃 등과 서로 질세라 어우러진 것이다. 갈수록 흐릿해진 꽃의 순서는 올해 특히 개화의 경계 같은 것마저 치워버린 느낌이다. 이런 모습을 보고 위기감을 느꼈는지 수수꽃다리마저 덩달아 서둘러 피고 있다. 이른 봄꽃들이 차례차례 지나간 뒤 오월의 느른한 미풍에 피어나 고샅마다 향을 실어 나르던 수수꽃다리도 순서 잃은 개화 행렬에 가세한 것이다. 그렇게 봄꽃들의 동시다발 방문을 톺아보자니 뭔가 잃
Q:국민연금을 받던 중에 변동사항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요? A:국민연금 받는 중에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 재혼, 사망 등과 관련된 변동사항이 생길 경우 국민연금공단에 30일 이내 신고해야 국민연금을 받고 계시는 고객님께서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게 되거나 재혼, 사망 등과 관련된 변동사항이 생길 경우 이를 우리공단에 30일 이내에 신고하셔야 합니다. 고객님의 불편을 덜어드리기 위하여 주민등록 및 가족관계 등 공적자료를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고객님의 신속한 신고가 있어야 연금지급을 정확히 지급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변동사항이 생기는 즉시 자진 신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외국인 및 재외국민의 경우에는 그 신고가 지연되는 경향이 있어 연 1회 ‘국민연금 수급권 확인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므로 요청자료를 즉시 제출해 주셔야 합니다. 공단에 알려야 할 변동사항은 ▲‘노령연금’을 받는 중에 65세가 되기 전 발생한 소득(근로, 사업소득) ▲‘장애연금’을 받는 중에 변동된 장애상태 ▲‘유족연금’을 받는 중에 변동된 재혼, 파양 등 가족관계 변동 ▲가족수당 성격인 ‘부양연금’을 받는 경우에는 가족의 사망, 이혼, 입(파)양 등 가족관계의 변동 및 부양가족의 장애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겨울을 지내는 동안 감춰두었던 기운들이 봄의 기운에 대응하여 하나, 둘 밖으로 표현되는 시기이다. 특히 이러한 계절에 겪게 되는 우울증상은 자연의 생동감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회복되기도 하지만 심하면 자연의 변화와 역반응하며 깊은 절망감의 표현으로 극단적인 선택이 많아지게 된다.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는 화사한 5월의 봄날 자칫 빠져들기 쉬운 우울증, 이에 대한 예방법과 주변의 우울증 환자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자. 우울증 예방을 위한 4가지 조언 첫째는 가족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여야 한다. 가족 구성원간의 따뜻하고 친밀한 대화는 우울증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확실한 방법이다. 가족의 대화는 우울증 예방은 물론 설사 우울증이 나타나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게 되어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어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둘째는 평소 좋은 경험과 체험을 많이 하는 것이다. 여행할 때 상쾌했던 바람, 맛있는 음식을 먹던 냄새, 지저기는 새소리, 느닷없이 만나던 소나기의 시원함 등 이러한 추억들은 심신의 건강을 도모하고 우울증 발병 시 치료로 이어지는 자원이 된다. 셋째는 나만의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이다.
엊그제 모처럼 회사 근처 서점에 들렀다. 96세 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에세이집을 사기 위해서였다. 최근 언론에서 1995년 각각 출간됐다가 절판된 김 교수의 책 두 권 ‘예수’와 ‘어떻게 믿을 것인가’가 재출간된 후 인기가 높다는 기사를 읽고 그 책을 사기 위해서였다. ‘무엇이 100세를 바라보는 노(老)철학자의 15~20년 전 저작을 부활시켰을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해 책을 찾았지만 전문서점이 아닌지 없었다. 아쉬움을 거두며 베스트셀러 코너의 이책 저책을 뒤적이는데 한켠에 놓여 있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인간심리학의 고전 한비자(韓非子)에서 배우는 인생의 지혜’라는 부제가 있는 ‘한비자의 인생수업’이란 책이다. 얼마 전 재주복주(載舟覆舟)라는 칼럼을 쓰며 한비자의 제왕편을 뒤져본 기억이 나 ‘꿩 대신 닭(?)’을 선택해 구입했다. 아직 다 읽지 못했지만 이 책의 내용은 이랬다. ‘한비자’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필요한 교훈들을 선별해 현대적으로 정리하고, 무한경쟁 사회 속으로 들어가려는 청년들과 리더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