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世宗)의 위대함은 애민(愛民)정신과 그것을 행동으로 옮긴 실천의지와 식지 않은 열정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한글창제나 과학기기의 발명을 위해 노예 출신의 장영실을 중용한 일, 그리고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우리에게 맞는 역법인 칠정산내외편의 창조 등은 모두가 백성을 사랑한 아름다운 꿈을 이루려는 노력의 결실임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다. 요즈음의 분열이 극을 이루고 혼탁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남북관계를 보며 세종과 같은 지도자를 고대하는 마음이 크다. 특별히 분단 후 역대 대통령들의 행적 중 남북문제에서 의미가 있었거나 아쉬웠던 점을 돌아보며 현 상황에서 벗어날 길을 모색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먼저 박정희 대통령이다. 반공을 국시로 삼은 정권임에도 북한과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이라는 7.4공동성명을 합의하여 민족통합의 대원칙을 만든 것은 높이 평가 받아 마땅하다. 노태우 대통령은 군사구데타라는 정통성의 근본적 하자를 가지고 있었지만 시대의 흐름을 바로 읽고 ‘7.7선언’이라는 가치 있는 정책을 주도한 점은 평가하고 싶다. 북한에 대한 관점을 근본적으로 전환시키면서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이끌어 낸 점은 평
넷플릭스의 다큐 시리즈 파급력이 만만치 않다. 『나는 신이다』를 보며 한숨 내쉰 사람이 한두 명 아닐 것이다. 보편과 상식의 세계에서 상상조차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검찰총장이 입장을 표명하는 등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의문을 하나로 축약하면 '어떻게 사람들이 뻔한 거짓말에 그리 쉽게 속아 넘어갈 수 있을까?'가 아닐까 한다. 실제 다큐에서 다룬 사이비 교주들은 누가 보더라도 특별난 게 없는 사람들이다. 학력이나 지나온 삶을 보면 보통 사람들보다 현저하게 뒤처진다. JMS 정명석의 경우 학력이 초졸인데 소개된 사이비 교주 대부분이 저학력자들이다. 기독교 교단에서 엘리트 코스는커녕 평범한 과정도 제대로 밟지 않았다. 반면에 그들을 떠받든 신자들은 대졸 학력이거나 중산층 이상이다. 성폭력 혐의로 수감 중인 이재록이 세운 교회에는 회계사 등 사회의 엘리트들이 적잖이 포진돼 있다. 이들이 성금 등으로 한 번에 건네는 봉투도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른다. 경제적 능력도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준다. 정명석이 수배 중이었을 때 법률 팀을 이끈 신도는 검사와 국정원 직원, 육사 출신 군 간부, 대학교수 등 사회 엘리트층이었다. JMS 교회 중
최근 국회에서 음력 8월13일을 이산가족의 날로 지정하는 법률이 통과되어 1000만 이산가족들의 오래 바람이 현실화 되었다. 이산가족단체들은 이산가족들이 고령화되어 이산가족문제 자체가 소멸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세대를 이어 두고두고 이산가족의 역사적 의미와 교훈, 실천의지를 간직하고자 그동안 이산가족의 날 지정을 희망해 왔었다. 만시지탄이지만 지금이라도 지정이 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고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동안 우리는 이산가족문제를 인도적 문제로 보고 대북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놓고 해결노력을 기울여 왔다. 반면 북한은 월남 이산가족은 북한 체제를 등지고 떠났다는 이유로 존재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이산가족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였다. 비록 남북한간 합의로 고향방문단 교환과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수차례 진행하였지만, 가족을 상봉한 이산가족은 2만여명에 불과하다. 그리고 상봉신청 이산가족 대부분이 70대 이상이어서 북한에 생존해 있을 지도 모르는 혈육 상봉의 기회가 점차 소멸되어가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부디 많은 고령 이산가족분들이 건강하게 100세이상 장수하시면서 북한의 혈육과 살아생전에 만날 수 있기를 염원한다.…
춘추전국시대 송나라와 초나라가 전쟁을 벌였다. 막강한 초나라 군대가 송나라를 향해 강을 건너는 중이었다. 송나라의 참모가 주군인 양공에게 건의했다. “적이 강을 반쯤 건너왔을 때 공격하면 이길 수 있습니다.” 양공은 “그건 의로운 싸움이 아니다. 정정당당히 싸워야 참된 패자가 될 수 있다.”라며 거절했다. 강을 건넌 초나라가 채 진용을 갖추려 하는 순간 다시 건의했다. “마지막 기회입니다. 진용을 미처 가다듬기 전에 치면 적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양공은 “군자는 남이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괴롭히지 않는 법이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며 거절했고 전쟁의 결과는 송나라의 패배와 송양공의 죽음으로 이어졌다. 후세사람들은 이를 ‘송양지인’이라 하여 제 분수를 모르고 명분만을 내세워 상대방을 동정하는 어리석은 행위를 일컫는 말이 되었다. 영웅 안중근 의사에게도 비슷한 일화가 있었다. 1908년 안중근은 대한의군 참모중장으로 함경북도 경흥과 신아산 부근에서 국내 진공작전을 수행하면서 5명의 일본군을 포로로 잡는 등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포로 처리를 두고 안중근은 주위의 반대에 국제공법을 들어 처벌치 않고 석방해 주었다. 포로의 정보로 일본군은 독립
지난 3월 10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중국의 중재로 베이징에서 극적으로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였다. 이로써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을 지렛대로 멀어져가는 미국의 주의를 환기하고, 총력을 다하여 추진하고 있는 경제 개혁의 장애물인 안보 위협을 현저히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이란은 최근의 시위로 불안한 국내 정치 상황을 안정시키고 서방의 제재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타파할 계기를 마련하였다. 예멘,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파키스탄 등에서도 양국이 관여하였던 내전이 종료되거나 갈등이 완화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과거 수십 년 동안 보아 왔던 미국의 역할을 중국이 대신 수행하였다는 사실이다. 평화 중재자로서 역할을 완수한 이 사건은 중국의 외교 역사상 최초로 성공한 사례다. 향후 중국의 일대일로는 이란-페르시아만-사우디아라비아-홍해-아프리카 통로와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지중해 통로를 통하여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3월 29일 상하이협력기구에 ‘대화 파트너’로서 참여를 결정하였고, 올해 2월 이라크가 허용한 원유 거래의 위안화 결제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이 보여준 새로운 외교 모델, 즉 ‘공정 중재 모델’은…
돈하고 권력이 대단히 닮아있는데요. 이것들은 암만 많아도 물리지를 않아요. 많을수록 더 매력이 있고 더 마력이 생깁니다. 출세하라는 말은 남을 다 찍어누르고 너 다 가져라' 소리거든. 권력이나 돈이나 똑같지. 늙으면 뻔뻔해진다. 꼰대가 되지 말아라. 자기 자식들한테도 갑질하는 게 돈 가진 아버지 하는 짓 아니에요? 기회만 있으면 마음대로 횡포하는 걸 예사롭게 하는 아주 비문명적인 야만적 사태죠. 1등 해라, 1등 해라 하다 보면 그 꼴 됩니다. 그렇게 길들여온 거예요. 독재같이 하여 지배하기 쉽게 하려고 이승만, 박정희 독재하기 위해서 길들여놓은 거니까. 해답이 있을 뿐이지 정답이라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거죠. 끊임없이 변화하는데. 그때그때의 해답이 있을 뿐이지 정답이라는 발상은 아주 잘못된 발상이죠. 그게 독재가 만들어낸 사고방식이죠. 여성과 남성, 가진 자와 안 가진 자, 세대, 나이 드신 분과 젊은 세대. 토론은 있어야 하고 건강한 페어플레이는 있어야 하지만 혐오는 아니다. 학교(學校)는 배우는 데지 가르치는 데가 아닙니다. 배우게끔 하는 거고 배우고 싶게끔 하는 곳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뭘 배우고 함께 사는 걸 가르치는 게 아니라 경쟁부터 가르치고 있
해 뜨는 아침 산책길에서 올해의 진달래꽃을 본다. 활짝 핀 연분홍 꽃과 아가씨 유두 같이 붉은빛으로 맺혀 있는 꽃봉오리가 볼품이다. 만개한 꽃에는 작가의 느낌을 수신하는 안테나 같은 수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진달래꽃은 언제 보아도 수수하다. 그리고 겸손하다. 조선 땅에서 알게 모르게 피어나 농부의 가슴을 파고들어 안기고 때로는 힘겨운 농부를 위로하는 꽃이다. 꽃을 보면 어머니와 아내 생각이 난다. 외국으로 가서 공부하던 아들들의 모습도 떠오른다. ‘함께 보면 좋을 텐데…’싶은 마음이다. 좋은 아침 가라앉은 마음으로 가족을 그리워하며 사랑하는 마음이 우러날 때 나는 ‘행복으로 가는 길’ 임을 깨닫게 된다. ‘멋있는 사람은 가난하여도 궁상맞지 않고 인색하지 않다. 작은 사치를 사랑한다.’ 고 했던 피천득의 문장도 생각난다. 얼마 전, 우연히 TV에서 MBC ‘PD 수첩’을 시청하게 되었다. 내용은 무슨 부장 검사인가를 하다 변호사로 있다는 사람의 아들이 어느 고등학교에서 동급생을 괴롭히고 왕따 시켜 피해 학생의 인생이 망가져 가는 사건 취재였다. 반면 가해 학생은 갑질 노릇하며 학교 폭력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제 아비의 힘으로 법 앞에 아무 문제없는 일로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의 본(本) 하나가 일본에서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동여도(東輿圖)의 요소를 품은 대동여지도’라고 뜻을 더한다. 설렐 만한 일이다. 여(輿)와 여지(輿地)라는 말이 눈에 띈다. 지도(地圖)는 땅의 여러 사물을 그린 그림이다. 에두르지 않는, 보편적 이름이다. 동양학에는 비유적인 이름이 또 있었다. 輿地다. 輿는, 車를 보듬은, 수레(車·거 또는 차)의 다른 이름이다. 동여도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처럼 옛 지도나 지리지(地理志)에 약방의 감초 격(格)이다. 지도는 원래 암각화(岩刻畵)나 갑골문의 (그림)문자처럼 인간이 제 생각을 표시하는 도구적 이미지다. ‘그림’의 하나이며 이런 그림은 나중에 문자(상형문자)로도 진화한다. 輿는 바퀴 달린 마차 그림인 車보다 상징적인 그림이다. 바탕글자인 舁(여)는 ‘마주 (힘 합쳐) 든다’는 뜻이다. 輿地(여지)의 뜻은 그 상징의 바탕에서 짐작하자. ‘세상을 (모두) 실은 수레’라고 푼다. 수레는, 마차처럼 움직인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여론(輿論·public opinion)의 輿이기도 하다. 세상(사람들)의 뜻(마음) 실은 마차, 이 또한 한 곳에 멈추지 않는다. 그것을 들을 수 있는 (귀를
난 사실 블랙핑크가 어떤 친구들인지, 그들의 노래가 어떤 경향성을 지니는지 잘 모른다. 근데 아마도 그건, 내 나이 대의 사람들 대다수가 그럴 것이다. 그냥 BTS급의 세계적 인기를 지니고 있는 팝 그룹쯤으로만 알고 있으며 국내만큼, 아니 국내 이상으로 인기가 높다는 것을 바람풍으로 들은 정도일 것이다. 레이디 가가도 마찬가지다. 솔직히 레이디 가가가 브래들리 쿠퍼와 나온 2018년 영화 ‘스타 이즈 본’보다는 바브라스트라이잰드와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 나왔던 1976년 영화 ‘스타 탄생’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스타 이즈 본’은 ‘스타 탄생’을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블랙 핑크와 레이기 가가는 뮤지션들이다. 이쪽 방면의 아티스트들은, 영화인들보다 더, 대통령이 됐든 대통령 할아버지가 됐든, 아무리 그들이 부탁한다 한들 자기가 싫으면 안 하는 성향의 인물들이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블랙 핑크는 그 좋다는, 아니 단박에 세계적 명성을 얻는다는 UN공연도 마다했다고 한다. 그들의 스타성은 실로 하늘을 찌른다. 오랜 기간 이쪽 업계를 관찰해 온 사람으로서 한미 정상회담에 블랙 핑크 – 레이디 가가 공연이 ‘주요 의제’처럼 됐다는 사실이 놀랍지는 않다. 지금의…
-할매요, 강아지 사셨네요? -하도 적적해서 똥개 두 마리 키울라고. -한 마리구만요? -집에 한 마리 더 있어. -본래 개 안 키우셨잖아요? -영감탱이. -아이고, 할아버지를 똥개라고 하시면... ㅋㅋㅋㅋ -두 마리 다 내가 밥 안 차리주만 안 먹고 굶응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