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감자 세 알 /정진규 사무실 건물 환경원 아줌마가 옥상에 감자를 심어 길렀다고 오늘 캤다고 뜨끈뜨끈한 주먹만 한 감자 세 알씩을 사무실마다 돌리며 귀한 거니 잡수어보시라고 했다 세 알을 맛있게 다 먹었다 먹는 일이 제일로 귀하다는 걸 몸으로 알았다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가지 않아도 되었다 귀하다는 말! 진종일 내가 귀했다 - 정진규(1939~2017) 시인의 시집 ‘공기는 내 사랑’ 중에서 귀한 감자를 본다. 감자 세 알을 맛있게 먹는 귀한 몸을 알게 된다. 옥상에 심었다면 수확이 많지도 않았을 감자를 이웃에게 돌리는 아줌마의 귀한 마음도 읽는다. 오늘은 무능과 무지와 부덕을 탓하며 내가 함부로 다루고 상하게 했던 귀한 내 몸과 마음을 보듬어주기로 한다. 작은 소리로 내가 귀한 내 이름도 한번 불러주기로 한다. /김명철 시인…
자영업자들이 결국 거리로 나섰다. 지난 20일 서울세종대로에서 최저임금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24일까지 5일간 광화문사거리 부근에서 천막농성을 갖는다. 한 일간지가 국내 1위 카드사인 신한카드에 의뢰해 올해까지 지난 10년간 가맹점 200만 곳의 상반기 중 창·폐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중 20만 곳이 폐업했다고 한다. 2009년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 폐업한 16만4천곳보다 3만6천곳(22%)이나 늘어 역대 최대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참으라고 한다. 경제가 최악의 상황임을 보여주는 지표는 또 있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에 폐업 신고를 한 개인 및 법인사업자는 90만8천76명이다. 이러한 상태로는 올해 폐업하는 사업자가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것도 역대 최대기록이 된다. 거의 대부분이 음식점과 주점, 카페, 치킨집, 소매점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이다. 이들이 거리로 뛰쳐나오고 있는 이유다. 최저임금이 인상여파로 신규 고용을 줄였는데도 견디지 못해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은행 대출도 자꾸 늘어 우리나라 전체 경제에도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딴소리다.…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술을 좋아해서 그렇지는 않을 텐데 우리나라의 법은 술에 취해 저지른 범죄에 지나치게 관대하다. 조두순은 2008년 12월 안산시에서 8세 여아를 강간, 상해하는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지름으로써 한 사람의 일생을 망가트렸고 그 가정을 절망의 나락으로 밀어 넣었다. 사회에도 큰 충격을 줬다.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그런데 재판부의 최종판결은 12년 형이었다. 만취에 따른 심신장애 상태를 인정하는 주취경감을 적용한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이 끔찍한 사건이 ‘술 마시고 친 사고’라는 것이다. 그리고 흉악범인 조두순은 오는 2020년 12월 3일 출소를 앞두고 있다. 이에 청와대 게시판에는 ‘조두순 출소반대’ 청원 참여자 60만명을 넘었다. 그러나 이미 처벌받은 죄목에 대해서는 다시 죄를 물을 수 없는 ‘일사부재리’ 원칙으로 인해 재심이 불가능하다. 청와대 게시판엔 음주 범죄 감형을 없애 달라는 청원이 지금도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음주자들의 주취 폭행 등 범죄는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응급실에선 술에 취한 환자가 의료진을 폭행하고 난동을 부렸다. 망치로 의료진을 위협하거나, 시너를 뿌리니 후 불을 지르고, 철로 된 트레이로
폭염이 주춤해지고 날씨가 선선해지며 어느덧 가을 새 학기가 시작됐다. 등·하굣길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활짝 웃는 어린이들을 바라보면서 물가에 아이들을 내놓은 것 마냥 어린이 교통사고 걱정에 마음 한구석이 석연치 않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7월 말 기준, 전년 대비 어린이 사망자는 32명에서 18명으로 총 14명(-43.8%)이 감소했지만, 어린이 보행사망자 13명 중 38.4%(5명)가 불법 주정차 차량사이에서 뛰어나오다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소폭으로 어린이 교통사고가 줄고는 있지만 행동을 예측하기 어렵고 신체적으로 약한 어린이들의 특성상 언제든지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전자들은 첫 번째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속도를 30㎞ 이하로 운전하는 것은 물론이고 언제든지 어린이들이 도로에 불쑥 나타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운전해야 한다. 두 번째로, 스쿨존에서는 불법 주정차를 해서는 안 된다. 어린이는 키가 작아 어른에 비해 시야가 좁고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올지 예측하기 어려워 사고…
나와 남을 연결해 주는 인간관계의 필수적인 기술은 바로 소통이다.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막힘없이 서로 통하면서 오해가 없다’이다. 일방적이지 않고 쌍방적이다. 현대인은 문자나 SNS, 이메일 등 소통 수단의 발달로 누구나 쉽고 빠르게 소통할 수 있다. 이에 경찰청에서도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주민밀착형 ‘탄력순찰’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탄력순찰’이란 지금까지 치안서비스 공급자인 경찰이 일방으로 생각하고 판단해 순찰하던 것을, 수요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원하는 시간대와 장소를 융통성 있게 순찰하는 것이다. 평소 불안을 느끼거나 순찰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장소가 있으면 첫째, 관할지구대·파출소를 방문하거나 전화로 희망하는 순찰지역과 시간, 장소를 신청하면 된다. 둘째, 온라인 ‘순찰신문고’ 홈페이지 (www.patrol.police.go.kr)를 이용할 수도 있다. 셋째,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스마트 국민제보’ 앱을 설치하여 ‘여성불안’항목을 선택, ‘순찰요망’ 코드를 눌러 신청할 수 있…
영국의 경제학자 콜린 클라크(Colin Grant Clark)는 경제진보의 제조건(The Conditions of Economic Progress, 1940)에서 각국 통계에 대한 국제 비교분석을 통해 산업구조를 제1차 산업, 제2차 산업, 제3차 산업으로 분류하고, 한 나라의 경제가 발달할수록 제1차 산업의 비중은 작아지고 2차, 3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제조업은 다양한 원료들을 가공하여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생산하는 산업으로서, 굴뚝이 있는 공장에서 산업 활동을 수행하기 때문에 굴뚝 산업이라고 하고 산업 분류에서는 2차 산업에 해당된다. 우리나라의 제조업 비중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9% 정도라고 한다. 미국(12%), 일본(20%), 독일(22%) 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인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한국경제가 상대적으로 잘 버텼던 이유를 탄탄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경제시스템에서 찾는 이들이 많다. 당시 한국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를 비교적 수월하게 극복할 수 있었는데, 그 비결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조선, 반도체, 석유화학, 전자 등 국내 주력 제조업종들이 일시적 금융 충격에 흔들리지 않
저어새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호 위해 3월 개관… 150일간 138마리 구조·치료 이중 57마리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내 어린이·청소년 대상 생태 교육도 진행 체험 위주 구성 야생동물 보호의식 함양 사람과 자연 ‘공존’ 생각해보는 계기 장윤정 센터장 “멸종위기 동물 보호, 다음 세대까지 물려주기 위한 의무” 생태계 파수꾼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인천시가 생물 다양성 유지와 멸종위기 동물 보호를 위해 야생동물의 치료와 재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환경부의 제4차 전국자연환경조사에서 인천지역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저어새, 수달, 흰꼬리수리, 수원청개구리 등과 Ⅱ급인 물범, 삵, 물수리, 금개구리 등 약 30여 종의 멸종위기종이 관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특히 인천의 깃대종인 저어새는 강화갯벌이나 남동유수지 등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 멸종위기 동물에 속하는 동물로 국제적인 관심대상 동물이다. 멸종위기 동물이나 천연기념물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3월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를 개관하고 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운…
“3년차 넘으니 ‘빼꼼’ 찾는 주민들 많아져 사랑방처럼 이용” 임재춘 빼꼼 대표 소모적인 일로 치부되는 살림 가치 찾을 수 있는 활동 고민 ‘발효’로 다양한 연결고리 찾아 되게 지은 밥을 너른 채반에 한 김 식힌 뒤, 온기가 있을 때 누룩을 부어 잘 섞이도록 비벼준다. 만들어진 재료들을 소독한 용기에 담고 같은 양의 물을 부어준다. 입구를 면보로 덮어 고무줄로 고정한 뒤 따뜻한 곳에 4, 5일간 두면 재료가 가라앉고 액체가 위로 올라오면서 발효가 된다. 발효된 재료를 거른 후 병에 담아 입맛에 맞을 때까지 숙성해 먹는다. 창생공간 두 번째로 소개할 생활적정랩 빼꼼의 임재춘 대표는 본인이 직접 만든 단양주 레시피를 소개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레시피를 그대로 따르면 누구나 같은 맛의 술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만, 균 또는 시간과 노동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는 임대표의 말에서 발효만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숙성한 지 한달 정도 지났다며 임 대표가 건넨 술은 식초처럼 시큼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더해져 입맛을 돋운다. 낯설지만 한번 먹고 나면 또 생각나는 술 맛에서 빼꼼의 정체성을 찾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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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구별되는 인간만의 특징 중 하나가 두발로 걷기다. ‘호모 에렉투스’ 즉 직립보행 하는 인간이 처음 나타난 게 150만년전이라 하니 제대로 된 걷기의 역사도 그만큼 오래됐다. 인류학자들은 직립보행하면서 두뇌 용량은 커졌고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문명도 창조 할수 있었다고 말한다. 근세 유럽 지식인들은 걷기를 특권처럼 예찬했다. 특히 니체는 “모든 생각은 걷는 자의 발끝에서 나온다”고 하며 찬양했다.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다음과 같은 예찬은 더욱 빛난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걷기에 필요한 여가와 자유와 독립은 돈으로 살 수 없다. 걷는 자가 되려면 신의 은총이 필요하고 하늘의 섭리가 필요하다. 걷는 자가 되려면 걷는 자의 피가 흐르는 집안에서 태어나야 한다.” 걷기는 건강에도 더 없이 좋은 명약이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최선의 운동으로 두뇌 발달과 관계가 있다는 주장도 있듯 걷다 보면 몸뿐만 아니라 마음이 맑아지고 생각도 깊어지기 때문이다. 걷기가 사랑 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일 게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짬 날 때마다 혹은 오랜 기간 계획을 세워 먼 길을 떠나며 행복해 한다. 그렇다면 걷기의 속도는 얼마나 될까? 나이 건강 취